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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윤택하게 하는 것들

집에서 손쉽게 만드는 요거트

by 반짝이는강 2018.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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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가는 네이버 카페에 어느 분이 정말 쉽다며 요거트 (요쿠르트) 만드는 방법을 올린걸 보게 되었다. 그 분이 집에서 직접 요거트를 만드는 이유는:

  1. 건강에 좋고, 
  2. 만들기 쉽고, 
  3. 만들어 먹는게 더 싸기도 할뿐 아니라, 
  4. 설탕같은 첨가제가 안들어가도 더 맛있는 요거트가 만들어지기때문이다.  


안그래도 평소에 설탕 같은 첨가제가 아무것도 안들어간, 나름 건강에는 좋을 것으로 생각되는 그릭 (Greek) 요거트는 내 입에는 신맛이라고 해야할까 뭔가 날카로운 맛이 있어서, 기피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이런저런 과일맛들이 첨가된 것들은 내 입에는 너무 달아서 손도 못대고, 그 중에 가장 평범한 바닐라맛 요거트만 사먹고 있었는데, 이것도 은근 설탕이 많이 들어갔을꺼라고 생각만 하고 있었다. 이 분의포스팅은 나도 해볼수 있겠다 라는 자신감이 생기게 쉬워보였고, 결정적으로 요쿠루트 만드는 기계라던가 가루로된 유상균 종균 같은건 전혀 필요가 없고, 슈퍼에서 산 우유랑 요쿠르트만 있으면 집에서 요거트 만들기가 가능했다.  누가 그랬던가 - 호주에서 살면 남는 시간 덕분에 요리 실력이 늘수도 있다고. 


나란 사람 - 한가지만 보고 거기에 의존해서는 못한다. 그래서 그 분 포스팅 및 외에도 여러가지 요쿠르트 만드는 방법들을 읽어보았다. 



그럼 만들어 볼까?

재료:
일반 우유 2 L 
시판용 요구르트 200 ml  (생균이 들어있는 플레인 요거트)
===> 약 2200 ml의 요거트가 만들어진다. 

우유 요거트




좀 더 설명을 달자면,

우유는 생우유든, 슈퍼에서 파는 우유든, 저지방우유, 산양 우유, 심지어는 Soybean 우유라도 상관없다. 다만 고열로 처리한, "ultra-pasteurized" 혹은 "ultra-high pasteurized (UHP)" 된 우유는 가공과정에서 유산균이 요거트를 만드는데 필요한 단백질이 파괴되어 실패할수도 있다고 하니, 요것만 주의하면 되겠다. 

시판용 요쿠르트는 살아있는 유산 (생균)을 포함하고 있는 것을 골라야 한다. 어떻게 아느냐고? 제품 표기에 원재료 목록에 "유산균"이라는 말이 포함되어있으면 된다. 보통은 대표적인 유산균인  S. Thermophilus 와 L. Bulgaricus  가지가 기본으로 들어있다.  해외에서 요쿠르트를 산다면 제품 표기에 유산균이라는 말 대신 "culture"라는 단어와 유산균 이름이 아래 그림처럼 적혀있는지 보면 된다.  그리고 꼭 주의할 점은 - 아무런 맛이나 향이 첨가가 되지 않은 "플레인 요거트"를 사용하라는 점이다. 원하는 맛이나 향은 나중에 만든 요거트에 첨가하면 된다. 

yogurt culture

 


그러면 만들어봅시다!

  1. 우유를 약 80-85도까지 끓인 후 약 35-45도가 되도록 식힌다. 
이 과정은, 유산균의 증식을 방해할 수 있는 다른 잡균들을 없애기 위한 것인데, 사실 젖소나 산양한테서 갖 짜낸 우유가 아니라면 할 필요가 없다. 시판 우유들은 이미 멸균과정을 거쳤기때문이다. 
만약 새로 사서 아직 개봉하기 전의 우유라면 상온에 두어 우유가 상온이 되도록 하거나, 전자렌지에 넣고 15-30초 가열하고, 저어주고 다시 가열하는 방법으로 우유 온도가 35-45도 정도가 되게 만들어 주어도 된다.  

처음이라 아무것도 모르던 나는 이렇게 온도계 꽂고 중탕까지 해가며 우유를 끓였다가 식혔는데 - 중탕 하지 말고 약한 불에서 저어주며 끓이면 된다. 어차피 발효가 잘 되도록 하려면 우유온도를 좀 높여주어야 하기때문에 별 손해본 것 같지는 않지만 다음 번엔 끓이지 말고 따뜻하게 데워만 주겠다. 흠흠! 

요거트 만들기



  1. 35-45도로 데워진 우유가 준비되었으면, 시판용 요쿠르트를 우유에 섞어준다. 
우유와 요구르트를 섞어줄때 팁이라면, 별도의 그릇에다가 데워진 우유 3-5스푼에 시판용 요쿠르트를 2-3스푼 넣고 섞은 후, 다시 우유 3-5스푼과 요거트 2-3스푼을 넣어 점차적으로 섞어주는 방법으로 요거트를  소량의 우유와 모두 섞어준 후 이 묽어진 요거트+우유 용액을 데워진 우유 전체에 다시 부워준 후, 골고루 섞이도록 저어준다. 
이때 주의할 점은, 우유의 온도가 너무 뜨거우면 안된다는 것이다. 우유의 온도가 높을 경우 (50도 이상) 열에 의해 유산균이 모두 죽을 수 있고, 그러면 요거트가 안만들어지기때문이다. 만약 온도계가 없다면 손으로 만졌을때 따뜻한감이 있는 정도면 알맞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1. 2번의 준비된 요거트+우유 용액을 요거트를 만들 용기에 부어준다.  
이왕이면 한 번 먹을 분량이 들어가는 크기의 뚜껑이 있는 용기가 좋다. 유리용기든 플라스틱 용기든 상관은 없다. 
유산균은 공기에 노출되는 것을 싫어하므로, 용기의 85-90% 정도가 채워지게 부어어서 뚜껑을 닫아주도록 한다. 
2018년으로 넘어오면서 그간 쌓여왔던 크고 작은 빈 유리병들 대부분을 버렸기에, 빈 용기가 모자라서, 그나마 남이있는 빈 쨈 병, 소스 병들을 총 출동시킨 후 플라스틱 통도, 락앤락 통도 총 집합시켰다. 그렇지만, 꼭 나처럼 작은 병들을 쓸 필요는 없다. 큰 통에 하나로 담아도 별 문제는 없다. 다만, 나는 냉장고에 뒀다가 하나씩 꺼내먹기가 편할 것 같아서 작은 병을 선택한 것 뿐이다. 




  1. 발효시키기 
요때가 요구르트 만드는 기계가 필요한 때이겠지만, 요구르트 만드는 기계가 없어도 아무 문제도, 아무런 어려움도 없다. 
내게 영감을 준 분은 큰 통에 따뜻한 물을 담고, 거기에 요쿠르트 병들을 담아서, 따뜻하게 데운워놓은 오븐에 넣고, 하룻밤 두면 된다고 했다.  나는 로스팅 팬을 사용했고 거기에 따뜻한 물을 부은 후 작은 병들을 담아주었다. 요 상태로 예열해둔 오븐 안에 넣으면 된다. 당연히 요쿠르트 넣기 전에 오븐은 꺼야한다.  

이런저런 레시피들을 읽어보니, 오븐이 없어도 별 문제는 없다. 요쿠르트 발효에는 약 35-45 정도의 온도가 적합하고  최적의 온도는 43도 이다.  50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유산균이 죽어서, 요쿠르트 만들기가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 요거트 발효에는 이왕이면 온도가 일정하고, 여기저기 옮기지 않고 가만히 두는 것이 좋은데, 그런 환경을 만들어 주면 된다. 아래의 그림처럼 요쿠르트 병들을 따뜻한 물에 담궈서 햇빛이 잘 드는 따뜻한 곳에 (유산균은 햇빛은 별로 안좋아하니까 검은 천으로 덮어주시라) 두어도 좋고, 보온기능으로 맞춰놓은 밥솥 안에 넣어줘도 괜찮다. 참고로, 차 안에 두라는 의견도 있었다.  쉽게 말한다면, 집에서 청국장 뜨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요쿠르트 만들기


  1. 완성!! 
다음 날 아침에 확인했더니 이렇게 옆으로 기울여봤을때 움직이지 않을 정도 점성의 요쿠르트가 완성되어 있었다. 발효가 이렇게 신기한 것이었나? 요즘 한창 끝물을 향하 하고 있는 황도랑 자두에다가 내가 만든 요 요거트를 듬뿍 올려먹었더니, 사서 먹는 것과는 다른, 건강한, 그리고 달지 않지만 맛있는 아침 한끼가 완성되었다. 

남은 요거트들은 냉장고에 차곡차곡 넣어두었다. 

참고로 - 다음 번에 다시 요거트를 만들때는, 시판용 요거트를 사지 않고, 이번에 만든걸 200 ml 정도 그대로 사용하면 된다. 나중에 요거트 맛이 이상해졌네? 싶은 생각이 들면 그때는 다른 균들의 번식이 강해졌거나, 다른 균들이 혼입되어서 일수 있으니, 그때는 시판용 요거트를 사서 새로 시작하면 된단다. 

집에서 요거트 만들기




**영어단어 하나: 요구르트 만들기를 찾아보다보니 inoculate 라는 단어가 보였다. 바로 이 문장에서: 

 "It is simply pure milk heated and inoculated with a particular bacteria, that then has the full freedom of the medium to convert the lactose into lactose acid." 

Siri 가 찾아준 inoculate 는 다음과 같은 뜻이 있는데, 즉, 여기서는 "유산균을 넣어주다" 라는 정도의 의미가 되겠다. 즉, 요거트는 열처리한 우유에 유산균을 넣어서 락토스(우유에 든 당분)를 유산 (lactic acid를 유산이라고 함)으로 만드는 것이 되겠다. 

  • Treat with a vaccine to produce immunity against a disease (백신을 접종하다)
  • Introduce (an infective agent) into an organism. 
  • Introduce (cells or organisms) into a culture medium 

homemade yogurt


마지막으로, 위의 방법도 번거롭다고 느끼신다면? 그렇다면 설겆이할 것이 거의 없는, 더욱 초간단 레시피도 있다. 

  1. 시판용 팩에 든 우유를 전자렌지에 20초 돌리고 한번 흔들어주는 방법으로, 만졌을때 따뜻한 느낌이 들때까지 데워준다. 
  2. 우유팩에다가 요쿠르트를 넣고 잘 섞어준다. 위의 방법 2도 참고하시길. 
  3. 보관용기에 우유+요쿠르트 용액을 부어준 후 따뜻한 곳 (35-45도)에서 5시간 이상 발효시킨다. 

정말정말 쉬우니까, 시판용 요구르트에 물렸다면 한번 직접 만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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