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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살이

2023년을 마무리하며...

by 반짝이는강 2023.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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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나이에 비례해서 간다더니 40대에 접어들었더니 그 말이 실감 난달까. 와.... 내가 40대라니....

올 상반기에 한국에서 고교친구들을 만났을 때 - 다들 좀 어른스러워진거 같았지만, 한편으로는 어른이라는 조금은 낯선 역할극 놀이를 하는 도중에 잠시 만난거 같은 느낌이었달까... 남자애들은 직장생활을 하느라 정장을 입은지 이십년이 되어갈텐데, 내 눈엔 뭔가 아직도 어색했다. 

20대나 30대에 다들 공사다망하고 이런저런 연애를 하는 중에는 우리는 좀 덜 자주 만났던거 같고, 지금은 모두 유부가 되어었다. 연하의 남자랑 결혼한지 1년 미만인 행복한  신혼인 친구도 있었지만, 결혼한지 10년이 훌쩍 넘어 mid-life crisis를 지나가고 있는 친구도 있었다. 와이프에게 전혀 설레는 마음이 없다며 고민하는 그에게, 그녀도 너와 같은 마음일수 있다라는 둥, 후회할 일 하지 말라는 둥, 모든게 항상 설레고 재미있을수만은 없다라는 둥 그런 어줍잖은 말들을 날렸다.

한국은 혼기가 늦고, 요즘은 이혼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있어서 그런지, 40대 지인 중에는 이번 해에 첫 아이 뉴스를 전해오는 사람들도 몇 있었다. 친구들 중에도 나처럼 아예 아이가 없는 이들도 있고, 혹은 자기는 아이를 원하는데 배우자는 아이를 원하지 않는다는 경우도 왕왕 있었다. 호주에 살다보니 한국의 저출산 문제가 더 심각하게 느껴진달까... 나와 동생들만 봐도, 배우자들까지 합하면 총 6명인데, 다음 세대로는 고작 2명을 생산(?)하는데 그쳤으니 한 세대를 지나면서 1/3로 급속히 줄어드는 셈이다... 
 
오늘은 2023년을 돌아보려던건데....샛길로.....많이 갔구만. 

2022.12.31 - [호주살이/일상생활] - 2023 년 계획

2023 년 계획

아침에 네이버 블로그에 2022년을 마무리하는 콜린님의 새 글이 올라와 있기에 읽어보는데 - 콜린님이 인용한 문구가 마음에 들어서 출처가 어딘고 찾아보니 2020년 1월 2일에 Tiny Buddha에 올라온

fullofbeans.tistory.com

 
2023년을 지나면서 중간 정검을 두세번 했던터라... 간략히 OX로 돌아본다면...

성공한 목표들
2. 투자용 주택을 산다.
--> 2023년 10월에 계약서 쓰고, 12월에 세틀하고, 그 다음주에 세입자도 입주. 목표 완료. 우후~
 
3. 어떤 유형이든 자선행사에 1번 이상 참여한다.
--> 원래 마음에 두고 있던  희귀암 자선행사인 Kosi Challenge에 참석하는데는 실패했지만, 대신 Lymphoma Legs Out에 참가했고, 기부금도 $100 내었음. 성공했다고 하련다. 그나저나 다음 해는 동생이랑 엄마가 호주에 오기로 한 날짜와 코지 챌린지가 겹치니 2024년에도 못할듯... 언제 해볼지 모르겠다. 
 
5. 지붕수리 및 거터 교체를 2023년 1분기에 완료한다.
--> 견적받는데도 한참 걸렸고, 지붕 수리 및 페인트칠이 잘 되나 싶었더니 2차 페인트 완성도 및 나노코팅으로 엄청 골머리를 앓았었다. 배우자의 주도하에 이런저런 난관들을 잘 극복해서 2023년 6월에 지붕 수리 & 거터 수리 및 교체 & 지붕 페인트칠 & 지붕 나노코팅 완료. 
 
6. 현재 회사에서 승진하거나, 이게 안되면 이직한다.
-->2023년 9월 1일자로 승진했음. 승진하고서는 승진의 무게를 체감하는 중....  10월부터 새로운 멘토로부터 멘토링을 받고 있는데, 주어진 업무들을 모두 직접하기에는 시간이 모자란다. 그 분 말씀이 스스로에게 "Am I paid too much for this?"라는 질문을 날려보고 답이 YES라면 적극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위임하라는 조언을 전해주었다. 그 외에도... 이번 해 동안 있었던 role 및 job title의 변경으로 인해 생긴 기대치 변화에 대해 아직도 탐색 및 적응중...  내년에는 직장인으로 한층 더 성숙해지고, 어떤 업무를 맡을지에 대해 savvy 해져서 선택적으로 업무를 맡으며 (보스 A는 big ticket item에 주력하라는 조언을 주었다), 결과적으로 시간도 효과적으로 쓸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8. 새로운 요리 3 가지를 직접 만들어본다. 애피타이저, 메인, 디저트, 소스 등등 종류 불문.
--> 어떤게 처음해본건지 애매모호하기는 하지만, 레몬머랭파이, Dahl curry, 타츠키 소스, 푸실리 파스타 샐러드, 포카치아 정도가......아니었을까 싶음. 
 
9. Retaining wall 교체, Bathroom reno, 수영장 레노, 모든 창문의 블라인드 교체, 집 안 페인트칠, 집 밖 페인트칠, 솔라 업그레이드, 카펫 교체 중에 무엇이든 하나를 완료한다.
--> 기존 솔라시스템 제거하고, 새 시스템 설치 완료. 리테이닝월이랑 수영장 레노도 견적을 받았는데, 리테이닝워는 억 소리나게 비싸서 견적을 좀 더 받아봐야할듯. 수영장 레노는 아무래도 2024년의 목표로 넘겨야하고.... 욕실/화장실 레노도 2024년으로.... 이게 끝나면 카펫 교체 및 집 안 페이트칠을 할 예정이다. 집 밖 페인트칠은 띄엄띄엄 페인트를 사와서 색상 테스트 중. 
 
이루지 못한 목표들
1. 베트남혹은 퍼스의 로트네스 아일랜드 Rottnest Island혹은 그 외 아직 가보지 못한 어딘가로 3일 이상 여행을 간다.
--> 어딘가로 여행을 가고 싶은 마음은 있었는데, 시간 제약이 많다. 관리자급 직장인은 1-2월은 좀 바쁘다. 학생인 나는 학기중에 또 바쁘고... 잠깐 있었던 방학에는 한국에 한달 동안 다녀왔고.... 아무튼.... 내년에는 어딘가로 7-10일간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겸 여행을 가보리라. 
 
4. 파이썬 Python기초를 익혀서 간단한 뭔가라도 하나 직접 돌려본다.
--> 지난 학기에 Data Analytics & Decision Making 코스를 들으면서 파이썬으로 간단한 regression을 할 기회가 있었고, 잘 했기는 했는데.... 미리 쓰여진 언어를 입력해보는 수준이었기에, 달성했다고 하기도... 안했다고 하기도... 주피터 노트북 덕에 뭔가 돌려볼 수 있기는 했지만, 혼자 뭔가 직접하기는 자신이 없고, 이제는 또 가물가물해졌기에 실패로 분류함. 
 
7. 블로그가 되었든종이 다이어리가 되었든 일주일에 2번 이상 Journaling을 한다.
--> 리더쉽 트레이닝을 보면 높은 위치로 갈 수록 저널링이 중요하다고 다들 누차 언급하는데, 나는 아직도 저널링이 잘 안된다. 저널링이나 계획하기 등등의 non-negotiable 한 시간들을 미리 정해놓고, 그대로 지켜야하는데, 주어진 업무들을 완료하는데 급급하다보니, 하루가 끝날때가 되면 기진맥진하고, 책상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서 저널링할 엄두가 안나는듯.... 시간을 좀 더 효과적으로 짜놓고, 써야겠다. 아니면 아침에 신문도 읽고 저널링도 하는 것으로 2024년 계획을... 
 
10. 5명의 생일을 제 날짜에 카드와 선물을 동반하여 챙긴다.
--> 제일 자주 등장하는 새해 계획... but 지키기 어려운 계획.... 실상 어려운게 아닌데 말이지.... 
1) 배우자;
2) 조카 1;
3) 조카 2는.... 똑같은 선물을 2번해서 선물을 반품하는 불상사....; 
4) 동생 1 - 카드를 안보냄
5) 동생 2 - 카드를 안보냄. 선물은 제날짜가 아니라 선물 특성상 좀 다른 날짜에 주게됨..
6) 친구 1 - 카드를 안보냄 
친구 1에서 끝나는걸 보니... 나 참... 인생을 헛살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이제 10년이 넘어서... 친구들도 다들 그러려니 하겠지만... 다른 나라 산다는 핑계 대지 말고 친구들한테도 좀 잘 해야지....
 
 
Overall 10개 중에 6개 달성 & 2개는 incomplete & 2개는 미달성. 
나 자신한테 좀 너그러워진다면.... 절반 이상을 달성했으니 이정도면 잘 했다고 해도 되겠지.
 
이번 해에 UNSW MBA는 3개 학기 중에 2개 학기 수강하고, 1학기는 휴학했었다. 학기마다 1 과목씩 수강해서 총 2과목 이수 완료. 1) Strategy; 2) Data Analytics & Decision Making 모두 High Distinction 받았음. 헤헤~ 
전략 과목은 회사의 전략, 향후 포지셔닝 등등에 대해 좀 더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었다는 점에서 아주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조별과제 하는게 조금 힘들기는 했지만... 그것도 나름 괜찮게 잘 했음. 
데이타 분석 및 결정... 이 과목은 요즘 변화하는 AI나 데이타 분석이라는 큰 흐름에 대해 이해하는데 도움은 되었지만, facilitator가 해당 과목 디자인을 좀 더 체계적으로 했었어야 했던거 아닌가 싶었음. 매주 reading list 및 task distribution이 너무 들죽날죽이라 예상하기가 어려웠고, full time으로 일하면서 part-time으로 학업을 따라가는 나같은 직장인 항생에게는 좀 힘들었음... 게다가 조도 정말 별로였음...  
 
지난 해 12월 24일에 쓴 2022년 마무리 글을 읽어보니 그때는 앞으로 7개 과목을 수강해야된다고 써있는데... 1년 후인 오늘은 이제 7개 과목 수강을 완료했다고 쓸 수 있어서 뿌듯하다. 2024년에는 3개 과목을 수강할 수 있을지... 계획을 잘 짜봐야겠다. 
 
아차! 2023년 중간에 체중감량이라는.... 20+해 만에  <다이어트>라는 단어를 꺼냈는데... 전혀 달성하지 못한듯하다. 2024년 계획은 건강과 자기관리로 초점이 모아지지 않을까 싶음. 
 
아무튼... 다들 한 해를 뒤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새해계획 알차게 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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