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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살이

식기세척기 고장...ㅠㅠ

by 반짝이는강 2020.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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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랑 외출을 할 참이었다. 외출 준비를 하러간 배우자를 기다리며 쇼파에 누워서 스마트폰으로 시간을 허비하는데... 갑자기 식기세척기가 아주 큰 소리로 버벅댄다. 이렇게 큰 소리를 내며 버벅댄적이 있었던가??

아주 큰 소리로 모터가 돌아가는듯하더니 이내 삐빅삐빅하는 소리가 간헐적으로 계속 난다.

식기세척기가 날 봐달라며...삐빅 삐빅.. 

샤워를 마친 배우자가 식기세척기를 껐다가 새로 켰는지(?) 어쨌든 다시 작동을 시키고 우린 외출을 했다.

외출 후 돌아왔는데... 식기세척기는 다시 삐빅 삐빅 하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식게세척기를 여니까 - 그릇들은 건조하고 뜨거운 상태였는데, 완벽하게 깨끗하지는 않은게... 중간에 뭔가 이상이 있었나보다. 보통은 식기세척기 바닥에 있는 배수관이 막히거나 하면 이상이 생기기십상이라 일부 접시들을 꺼내고 배수관부터 확인을 했다. 음식물 찌꺼기가 배수관으로 흘러들지 않게 거름망이 있는데 - 거름망을 꺼내보니 좀 커다란 양파가 한조각 들어있었다.

양파조각 및 그간 누적된 자잘한 이물질들을 제거하고 거름망을 깨끗하게 세척한 후 원래 자리에 끼워넣은 후 다시 작동을 시켜봤는데 역시나 아주 크게 힘겨워하는 소리가 난다.

우리집 식기세척기는 식기세척기 도어가 90도로 꺽여서 내려오는 방식이 아니라 서랍같이 생겨서 - 서랍을 열듯이 앞으로 당기는 방식인데, 식기세척기를 여닫아보니 평소와는 다르게 식기세척기 윗면에 뭔가가 끼여있는 것 같은 느낌이 났다.

배우자가 한시간 여 동안 이래저래 뭔가 낑낑거려봤으나 해결책을 못찾았나보다. 구글검색 결과에 따르면 큰 소리로 뭔가 가는듯한 (grinding) 소리가 나면  스프레이 날개 (spray arm)에 이상이 있거나 seal 및 bearing ring에 이상이 있는 경우라고 한다. Seal 및 bearing ring 이상이면 교체해야한다고....

가끔은 배우자보다 내가 이런거 더 잘 고친다... 내일 아침에 식게세척기 매뉴얼을 꺼내서 문제별 해결법을 찬찬히 읽어봐야겠다. 

모르는 척 그냥 둘 수 도 있었을텐데... 난 아침에 일어났을 때 싱크대에 설겆이거리가 쌓여있는게 너무 싫다. 배우자는 저녁 먹은 후에는 무언가 집안일 하는걸 아주 질색해한다. 목 마른자가 우물을 판다고... 그래서 부득이하게 아주 오랫만에 싱크대에 뜨거운 물을 받아서 맨손으로 설겆이를 했다. 식기세척기에 들어있던 접시들이랑 저녁먹은 접시들이랑, 저녁 만든 냄비들이랑 와인잔들이랑 모조리.

나는 설겆이나 빨래개기 같은 단순노동을 생각보다 좋아하는 편인데 - 오늘이 주말이고, 오늘 먹은 메뉴들이 기름지지 않아서 설겆이가 할만했던거지, 베이킹을 했거나 스테이크를 구웠었다면 손으로 일일이 모두 설겆이하는건 시간적으로 조금은 아깝고, 결정적으로 결과물에서도 차이가 있었을꺼다. 그리고... 식기세척기로 하는 것보다 물도 최소 약 6배 이상 더 많이 든다. 물값이 비싼 나라에서 살다보면... 편리함도 있지만, 물값 아끼려고라도 식기세척기를 사용하게 되는 것 같다. 

맨손으로 설겆이를 했더니 벌써 손이 건조하다. 

여기는 호주. 만약 내일 우리가 직접 식기세척기를 고칠수 없다면 기술자를 불러야 할텐데, 언제 기술자 분이 우리집에 방문해줄 지 알 수 없으니... 고무장갑을 준비해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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