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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살이/일상생활

호주살이 - 닭키우는 이웃들

by 반짝이는강 2018.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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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착한 이 동네에는 작게는 두세 마리에서 많게는 열 마리 이상의 닭을 키우는 집들이 꽤 있다. 가끔 집을 비우거나, 가족 중 주로 달걀을 먹는 사람이 어디로 여행을 갔거나 해서 달걀이 많으면 동네사람들이 가입한 페이스북 커뮤니티에 올려서 무료로 나눠주는 사람들도 있다. 

오늘 운좋게 배우자가 잽싸게 득템하여 가져온 달걀 12개 - 아무리 방목해서 키운 닭의 달걀이라도 슈퍼에서 사는거랑 이렇게 집에서 키운거랑은 달걀 껍질부터가 다르다. 내가 사는 동네 커뮤니티는 재미있는게 닭 키우는 사람들이 많다보니까, 달걀 나눠주는 사람들도 있고, 또 한편으로는 달걀 담으라고 달걀 담는 종이상자 모아서 나눠주는 사람들도 있다. 

유기농 달걀

어제 이웃집에 산다는 Lee를 처음 만났다. 말이 이웃이기는 하지만 Lee네 집 마당만 우리집과 맞닿아 있고, Lee 네 집은 우리 집 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 위치해 있는데다가, 담벼락도 있어서 Lee 집의 내부 마당은 우리집에서 전혀 안보인다. 마찬가지로 Lee도 자기 집 안에서는 우리집 지붕이랑 나무만 보이고 다른건 아무것도 안보일꺼다.  아무튼 - Lee 네 집쪽에서 아침마다 닭 우는 소리가 났었기때문에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Lee 말로는 자기네는 원래 닭 12마리를 키우다가 6마리로 줄였다고 했다. 대신 염소를 2 마리 키워볼까 생각중이란다. 어차피 마당에 풀은 계속 잘 자라고 하니까, 염소가 풀을 먹을테니, 자동으로 잔디깍는 효과가 있고, 아이들이 좋아할꺼 같다는게 이유다. 

아!! 내가 사는 동네!! 브리즈번 CBD까지 차로 30분도 안걸리는데 집에서 돼지 키우는 사람, 말 키우는 사람, 소키우는 사람, 이제 곧 염소 키우는 사람까지 아주 다양하다. 여전히 브리즈번에 속해있지만 시골인거 같은 생각이 자주 든다. 집에 과수원처럼 오렌지 나무를 빽빽히 싶은 사람, 망고 나무를 빽빽히 심은 사람... 등등등... 

대지가 이렇게 넓은 집에 언제 또 살아볼까 싶어서 - 나도 이참에, 진정한 FREE RANGE EGG도 먹을 겸 닭을 두세 마리쯤 키워볼까 싶은 마음이 든다. 하지만 실천에 옮기기는 그리 녹록치 않은 것 같다. 우선 이 동네에선 밤에 어떤 낯선 야생동물들이 나타나 닭을 공격할지 모르므로 우선 닭장부터 있어야 하는데 - 그게 끝이 아니라 닭모이함에, 닭장 밑에 깔아줄 건초에... 이 동네로 이사오고 나서 마음은 즐겁지만, 몸은 한시도 쉴틈이 없이 바빠서, 이건 생활이 조금 안정되고 내년에나 생각해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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