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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윤택하게 하는 것들/요리 와인

피쉬소스 (Fish sauce)

by 반짝이는강 2018. 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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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음식들을 만들다보면 피쉬소스 (fish sauce)가 많이 등장한다. 많이가 아니라 한국 요리할때 간장 된장처럼 자주 거의 항상 필요한게 피쉬소스다. 간장이 한국의 대표 소스중 하나라면 피쉬소스는 미얀마, 캄보디아, 필리핀, 태국, 라오스, 베트남의 대표 소스 중 하나이다. 요리할때 넣기도 하고, 찍어먹는 소스를 만들때 넣기도 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감칠맛, 즉 영어로는 umami를 더하는 양념이다. 

별 생각 없이 가게에서 피쉬소스를 사서 쓸때는 그것이 무언가 특별한 소스(?)라고 생각했지만, 피쉬소스를 한참 써보고, 아시아 요리도 많이 먹어보고, 멸치액젓이 없어서 피쉬소스를 써보기도 한 후에 도달한 결론은 "멸치액젓 = 피쉬소스" 이다. 

멸치액젓은 간단히 멸치에 소금을 켜켜이 뿌려 발효시킨 후 액체만 따라낸 것이다. 피쉬소스도 마찬가지로 기본적으로 생선을 소금에 절여 발효시켜 만든 소스다. 피쉬소스에 들어가는 생선은 다양한데, 생선 뿐만 아니라 조개류가 들어가기도 하고, 생선을 통째로 넣기도 하고, 생선의 피와 내장만을 사용해서 만드는 것도 있다고 한다. 한국에서 다양한 종류의 생선으로 젓갈을 만드는거랑 비슷한 맥락이다. 

지난 주까지만 해도 호주의 대부분의 슈퍼마켓에 보이는 Ayam 브랜드의 피쉬소스를 별 생각 없이 항상 사서 써왔었다. 예전에 한국에 살때도 Ayam 브랜드의 제품들을 본적이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혹은 동남아에 놀러갔다 현지 슈퍼에서 소스들을 Ayam 브랜드의 소소들을 한두개씩 사서 한국으로 돌아가기도 했었다. 



이번에 찾아보니 Ayam은 1892년에 프랑스인인 Alfred Clouet이 당시 영국의 지배 하에 있던 말레이 반도의 끄트머리에 있는 싱가폴에서 설립한 식품 브랜드라고 한다. 120년이 넘은 브랜드인 셈이다. Ayam이라는 말은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닭"이라는 의미이고, 그래서 발리를 포함한 인도네시아 등지에 가면 음식 메뉴중에 "Ayam" 이라는 단어가 보이면 닭고기가 들어간 음식으로 이해하시면 되겠다.  위에 있는 아얌 로고도 자세히 보면 수탉이 들어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Ayam은 아시아식품 브랜드 중에서 매우 대중적인 브랜드드로 참치 (tuna), 고등어 (mackerel), 정어리 (sardines) 통조림들과 코코넛, 아시아 소스류 들, 통조림 과일, 통조림 채소등의 주력 상품이다.  


다시 피쉬소스로 돌아가서 - 
얼마전에 집에서 맛김치를 만드는데, 멸치액젓이 똑 떨어지고 없었다. 이미 멸치액젓 대신에 피쉬소스로 김치를 담궈도 된다는 것도 알고 있었고, 그렇게 담궈본적도 몇 번 있어서, 집 근처 가게에 피쉬소스를 사러 갔다. 내가 주로 가는 슈퍼, Coles 옆에는 중국 사람이 운영하는 것으로 생각되는 아시안 식료품점이 있는데, 아시안 소스류 등은 이 아시안 식료품점에 종류가 더 많을 뿐 아니라 가격이 더 저렴하다. 곰곰히 피쉬소스들을 살펴보고 있는데, 가게를 정리하던 직원 분이 내 옆을 지나가며, 한마디 던진다. 

"Do you need fish sauce?"
"Yes"
"Do you want to know the best fish sauce in the world?"
"???"
"This one."

라고 그 분이 지목한 것은 바로......



게 세마리가 그려진 윗 사진의 윗쪽 열, 왼쪽에서 다섯번째, 오른쪽에서 두번째 피쉬소스다. 알파벳 표기로는 Viet Huong 라고 회사명이 써있고, 한국어로도 상품명이 "순 멸치 액젓 삼게 상표" 라고 써있는 것이 특이하다. 다른 피쉬소들에 비해 가격이 월등히 비싸지만 (그래봤자 500 ml 넘는 용량이 10달러도 안했지만), 이 삼게표 피쉬소스가 단연 최고라고 한다. 삼게 표 (=게 세마리) 피쉬소스가 맛있다는 말은 어디서 들어본적이 있기는 하다.  

오늘 좀 더 찾아보니 이 Viet Huong이라는 회사는 1982년에 Mr Sanh Chung이  세계 최고의 피쉬소스를 만들어보겠다는 일념으로 샌 프란시스코에서 세운 회사라고 한다. Viet은 다들 아시겠지만 베트남을 의미하고 Huong은 "pleasant smell"을 의미한다.  즉, Viet Huong이라는 말은 "베트남의 기분 좋은 냄새"라는 의미이다. 

Viet Huong 은 5개의 피쉬소스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데 있는데 "Three Crabs (게 세마리)"가 그 중 하나이다. 이 회사가 보유한 브랜드는 다음과 같다:

One Crab (게 한 마리가 크게 크려져 있음)
Two Crabs (게 두 마리가 그려져 있음)
Three Crabs (게 세 마리가 그려져 있음)
Flying Lion (날개 달린 사자그림이 있음)
Five Crabs (게 다섯 마리가 그려져 있음)


5개 모두 피쉬소스 브랜드다. 하하하. 그 중 가장 최고품(super premium)은 Five Crabs 로, 가장 마지막에 추가된 브랜드다고 한다. Five Crabs Fish sauce는 병에 한글로 크게 프리미엄 멸치 액젓이라고 적혀 있다.

 


그 분 말씀이 계속 된다.
"The second best one is this one"

하며 손짓한 것은 오징어 그림이 그려진  Squid 표 피쉬소스다. 아마 (?) 베트남이 원산지인 피쉬소스인데, 부모님이 베트남 음식점을 하셨다는 베트남인 친구가 추천한게 이 오징어표 피쉬소스이다.  위위 사진에서 보면 두 번째 줄 가장 왼쪽에 있는 것이다. 으음... 스퀴드표 피쉬소스라면 집에도 사놓은게 있기는 했다.  이 날은 그 분의 말씀을 참고하여, 앞으로는 이미 집에 있는 스퀴드표 피쉬소스를 애용해 보기로 하고, 집으로 돌어왔다. 물론, 집으로 돌아와서는 맛김치용 소스를 만드는데 스퀴드표 피쉬소스를 퐁퐁퐁 넣어주었다. 배우자 말이 이번 김치는 맵지만 맛있단다. 스퀴드표 피쉬소스 덕분인가? 


이번 블로그를 한 줄로 요악하자면 - 혹여 요리할때 멸치액젓이 없으면 피쉬소스를, 피쉬소스가 없으면 멸치액젓을 넣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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