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에 다시 런던에 갔을 때는 - 딱히 어딜 꼭 가야겠다는 생각은 없었고, 아침 몇 시간 동안,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이 어딜까...하다가, 발닿는 대로 걸어서 National Gallery에 다녀왔다. 시간이 촉박해서 인상파가 있는 곳만 휘잉 둘러봤다. 그 중에 고흐의 해바라기는 현재 테이트 브리튼에 대여중이라고 짧게 적힌 메모가 보인다.
런던 관광 다녀온 사람들 보면 테이트 브리튼이랑 테이트 모던 자주 가더만... 배우자를 전용 가이드 삼아 테이트 모던에 갔다온건 기억이 나는데, 테이트 브리튼은 모르겠다. 테이트 모던도 - "좋았다" "인상적이었다" 라기 보다는 그냥 갔다왔다는 것만 기억이 난다.
배우자 부모님 댁에서 몇 일을 보내고 다시 와서는... 뭘 할까 하다가 기회 될 때 고흐의 해바라기나 한 번 더 봐둘까 싶어서, 테이트 브리튼으로 향했다. 건물 앞에 서고 보니, 여태 테이트 브리튼에 왔던적은 없었나보다.
테이트 브리튼 (Tate Britain)에는 약 1848년을 기점으로결성된 pre raphaelites 이전의 작품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다. 즉... <웬디수녀의 미술관 산책>에나 나올법한 그림들은 테이트 브리튼에 있고, 19세기 중반의 인상파나, 그 이후의 작품들은 테이트 모던 (Tate Modern)에 있다는 말이다. 아! 참고로 테이트 브리튼에는 관람실 몇 개를 할애해서 영국의 유명 화가 중 한 명인 터너 (J.M.W. Turner)의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그러고 보면... 대학교 다닐때 유럽미술사에 관련된 책을 좀 읽었고, 간간이 모교 캠퍼스 도서관에다 미술사 관련된 책 신간들을 주문해서 - <웬디수녀의 미술관 산책>뿐 아니라 꽤 여러 권의 책들이 도서관에 도착하자마자 제 1번으로 받아들고 읽고는 했었다. 그래서 한 때는 모네나 클림트에 대한 책을, 한 때는 가우디에 대한 책을 읽기도...했지. 그때 그런 책을 안읽었으면 내 배우자를 안만나거나 못만났을지도 모르겠다. 그땐 참 즐기며 읽었던거 같은데, 지금은 하나도 생각 안나고, 관심도 별로 없다. 참... 인간의 관심사란...
어쨌거나 Van Gogh 특별 전시회!!
입장료 22 파운드에도 살짝 고민했지만, 특히나 입장 시간때문에 더 고민했다. 요즘 런던뿐 아니라 대도시에 있는 갤러리나 박물관들의 특별전시에서 자주 그런거 같은데 - 입장 시간이 정해져 있고, 정해진 입장시간의 티켓을 사야한다. 즉 - 정해진 시간을 맞추지 못하면 못볼수도 있다는 말이다.
평일 오후 3시가 살짝 지난 시간인데, 매표소 직원이 아직 3시 입장 티켓이 조금 남아있다고 원하면 주겠다고 한다. 이떄가 아니면 언제 내가 자발적으로 반 고흐 전시회에 올까 싶어서 티켓을 샀다. 전시관으로 입장을 하니 - 발디딜 틈이 없이 사람들이 빼곡하다. 99% 성인이고, 나이 지긋한 분들이 상당히 많다. 고로 - 관람 매너들은 차분하고 좋은 편이다. 그림 앞에 누가 있으면 그 사람이 감상을 마치고 다른 곳으로 이동할 때까지 참을성 있게 기다리는 편이다.
마음에 드는 작품들만 - 주변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사진으로 찍어왔다. 참고로, 같은 전시관 안에 있지만 사진을 찍으면 안되는 것은 작품이나 전시물 바로 옆에 사진을 찍지 말라는 표시가 되어있다.
<Starry night over the Rhone, 1888>
<Augustine Roulin (Rocking a Cradle), March 1889>
이 그림을 그리고 반 고흐는 오렌지빛 피부와 초록색의 대비가 아주 환상적이라고 생각했다는데, 현실에서는 아주 혹평을 받았다고 한다.
<Hospital at Saint-Rémy, 1889>
반 고흐는 1889년 3월 자발적으로 Saint-Remy의 한 정신병원에 입원하고,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1890년 7월까지 이곳에서 지낸다. 그 시기, 그는 아주 왕성한 작품활동을 하는데, 위의 작품도 그 중 하나다. 테두리처럼 보이기도 하는 강한 윤곽선을 사용하게 된게 이 시기인거 같다.
<Sunflowers, 1888>
그의 해바라기 작품 중 하나. 개인적으로는 나는 그의 해바라기보다는 붓꽃 시리즈가 더 마음에 든다. 붓꽃 시리즈 중 하나는 미국 LA의 게티(Getty) 미술관에 있다.
반 고흐도 반 고흐지만, 개인적으로는 곁다리로 함께 전시되어 있는
피사로 (Lucien Pissarro)의 그림들이 더욱 마음에 들었다. 바로 아래 그림처럼.
<La Masion de la Sourde 1886>
<Garden Gate, Epping 1894>
<Van Gogh, Self Portrait, 1889>
반 고흐는 자화상을 꽤 많이 그린 화가 중 한 명인거 같은데... 전시되어 있는 자화상들을 보며... 묘한 감정에 잠깐 사로잡혔다. 어쨌든 - 거장의 전시회, 어디서든 기회가 되면 가보는 것도 괜찮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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