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연휴가 다가오는줄도 모르고 있다가, 어느 날 갑자기 부활절 연휴가 닥친 그런 느낌이다. 브리즈번은 부활절 시작 직전 3일간 코로나로 인해 Lockdown에 들어갔다가, 부활절 금요일 바로 전날인 목요일 정오에 lockdown이 풀렸다.
사전에 식료품 쇼핑을 못했기에 금요일에는 집에 있던 재료들로 연명(?)해야했다. 집에 감자가 많았어서 배우자가 프랑스식 감자요리인 도펜누아즈 (Dauphinoise potatoes - 발음이 궁금하면 여기)를 해서 버섯을 곁들여 주었다. 원래 Dauphinoise potatoes는 탄수화물 보충용 사이드 디쉬인데 이걸 메인으로 먹으니까 뭔가... 너무 리치한 그런 느낌...
그래서 얼마 안먹었고, 나중에 배고파서 배우자는 baked beans을 먹는 동안 나는 베이컨 고추장 감자찌개를 해먹었다. 고추장 감자찌개는 원래 돼지고기로 하는데 - 돼지고기 없으니 베이컨으로 대체할 생각도 하고.... 요즘 응용력이 조금 향상된거 같다.
연휴라서 아침에 일찍 안일어나도 되고, 어떤 업무들을 처리해야하나 하는 생각은 잠시 잊었지만 - 뭔가 신나는 느낌이 없는 그런 연휴다.
오래된 커플들이 계속 사랑을 유지하는 비결 중 하나는 - 새로운 것을 함께 하는 것이란다. 가령 새로운 곳으로 함께 여행을 간다던지, 새로운 것을 함께 배운다던지, 함께 새로운 음식점에 가서 새로운 메뉴를 먹어본다던지 하는 것 말이다.
그래서 어디 새로운 곳으로 1박 2일 쯤 여행을 가볼까 했지만 - 이미 웬만한 곳은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예약이 끝났고, last minute cancellation도 거의 안나오는 것 같다. 연휴 기간 내내 비가오고 있기때문에, 날씨도 사실 별로다.
어제는 페이스북 그룹에서 - 가까운 곳에 사는 사람이 정원 정리를 하고 나온 자나두 (Xanadu) 나무가지들을 한 50개쯤 얻어왔다. 그리고 십자가 모양은 안넣은 핫크로스번도 만들었고... 비오는 날씨 탓에 coq au vin도 만들었다.
일요일인 오늘과, 내일 - 연휴가 이틀 남았는데 - 뭔가 의미있는 일이나 신나는 일을 찾아봐야겠다. 이렇게 적고있지만 밀린 MBA reading 해야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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