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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윤택하게 하는 것들

브리즈번의 해지는 풍경 + 호주의 일몰 명소

by 반짝이는강 2018.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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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즈번의 해지는 풍경


브리즈번 서쪽 시골 동네의 이 집으로 이사온지 이제 두달이 되었습니다. 추석 즈음하여 이 집으로 이사왔는데, 어젯밤 집에 오는 길에 보니 어느새 동그란 보름달이 부드럽게, 은근하게 떠 있더군요. 해가 완전히 넘어가기 전이라 하늘은 핑크빛이었고 흰색 달은 멀리 떠있었습니다. 브리즈번의 해질녁은 시드니나 서울의 그것과는 새삼 다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서울은 해가 진다 싶은 느낌이 들기 전에 이미 밤이 와 있고는 했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고층건물들에 가려서 해가 어디에 있는지는 도통 잘 보이질 않기 때문이죠. 게다가 해지는 시간은 보통 지하철을 타고 퇴근 하는 시간이라, 지하철역으로 들어갈 때는 낮이다가, 지하철역을 빠져나올 때는 이미 밤이되어있고는 했죠. 


시드니에서는 블루마운틴을 바라보는 서향 집에 살았었습니다. 특히 앞이 뻥 뚫린 전망이 좋은 집에 살았기에 - 이글거리는 해가 새빨간 노을을 만들어내며 블루마운틴 뒤로 넘어가는 장관을 매일 감탄하며 보고는 했었습니다. 중고등학교 지구과학 시간에 지구 공전과 자전 - 그리고 해가 지는 위치가 동지와 하지를 왔다갔다한다고 배웠던게 - 이렇게 해지는게 매일매일 보이는 곳에 살다보니 실감나더군요. 

​아래 사진은 5년 반동안 살았던 시드니 로즈 (Rhodes)의 고층 아파트에서 찍은 해지는 모습입니다. 이때는 겨울이라서 - 이글거리는 느낌보다는 평화롭고 조용한, 그리고 조금 쌀쌀한 느낌이랄까요? 

시드니의 해질녁



리즈번은 - 위도 27.4698° S, 경도 153.0251° E시드니 (33.8688° S, 151.2093° E)서울 (37.5665° N, 126.9780° E)보다 더 적도에 가까운데 반해, 해 지는 느낌은 매우 부드럽습니다. 해 질 때가 되면, 자연히 해질녁이란걸 느낄 수 있는데 - 선명한 오렌지빛 빨강색 대신 핑크색이 도는 하늘은 평화롭고 포근한 느낌을 줍니다. 선명한 색채의 대비보다는 모든게 자연스레 연결되고 섞이는 느낌이랄까요. 

​근처 슈퍼에 갔다가 보름달이 뜬걸 보고 재빨리 사진을 찍어보려고 했지만 - 달리는 차안에서 제 실력으로 그럴싸하게 순간을 포착하기란 녹록치 않습니다. 다음 기회를 노려봐야겠어요.  

브리즈번의 해질녁




호주의 일몰 명소들

내친김에 해지는 모습이 멋진 곳을 구글에서 검색해 보니 Forbes서 다룬게 눈에 띄네요. 사진을 가져오기 보다는 해당 기사로 링크 걸어둡니다. 세상엔 정말 멋진 곳들이 많네요. 사진만 봐도 전율이 입니다. 

리스트를 보니  호주의 명소들도 포함이 되어있는데 - 시드니의 써큘러키 (아마 반대편 루나팍에서 보는게 더 좋을듯도 합니다)와 멜버른에서 아들레이드쪽으로 그레이트 오션 로드를 따라 몇 시간 운전해서 가면 나오는 12 사도 바위 (12 Apostles)  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포브스 기사에서 가져온 시드니 써큘러키의 해질녁 시드니 해질녁

포브스 기사에서 가져온 12 사도 바위 12사도 바위

호주의 일몰 장관을 찾아보니까 Experience OZ에서는 다음의 순위로 나열하고 있네요. 브리즈번에서 가까운 몰튼 베이에는 꼭 1박 하며 해지는 장관을 봐야겠습니다. 

10. Grampians National Park, Victoria

9. Darwin, Northern Territory

몰튼 섬은 배를 타고 브리즈번에서 1시간 가량이면 갈 수 있습니다. 몰튼 베이의 석양을 돋보이게 하는건 15척의 침몰된 배가 있는 탕갈루마 (Tangalooma Wreck) 인데, 파도가 몰아치는걸 줄이려고 그 지역 어부들의 의도적으로 배를 침몰시킨 것이 - 지금의 장관을 만들어 낸다고 하네요. 일련의 침목선들이 석양을 돋보이게 만들뿐 아니라 스노클링 명소까지 만들어냈다고 합니다. 



제목은 기억 안나는 어느 일본 소설을 읽고 울룰루는 가보고 싶은 마음이 항상 있었는데, 언제 가게 될지는 잘 모르겠어요. 파리떼에게 습격을 당한다니 - 호주의 여름을 피해 겨울이나 봄가을에 가야겠어요. 그런데 또 겨울에 가면 너무 춥다고도...

역시 명소긴 명소인가봅니다. 저는 갔을때 구름이 잔뜩 끼고, 석양이랑은 먼 시간에 갔었는데 - 석양을 보러 한 번 더 가야할까봐요. 처음 그레이트 오션 로드 여행을 한지로부터 근 십년이 다되었는데 - 지금 가면 아마 많이 바뀌어있겠죠?

브룸 (Broome)은 여기 사는 호주 사람들한테도 한 번 가려면 큰 마음 먹어야 하는 - 서호주 외지에 뚝 떨어져있는, 그래서 당연히 비싼 관광지입니다. 3월부터 10월 사이에 가면 달까지 계단이 이어지는 착시현상 (the staircase to the Moon phenomena)으로 볼 수 있는 장관을 볼 수 있답니다. 정확히 언제 이런 현상을 볼 수 있는지와 이 현상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정보는 브룸 여행 정보센터 홈피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브룸의 석양

대망의 1위!! 부셀톤? 서호주의 부셀톤? 처음 들어봅니다. 퍼스에서 남서쪽으로 내려가면 있는 바닷가옆 작은 마을 - 지오그래프 베이? (Geographe Bay)를 따라 1.8 km 이어지는 제티와, 인도양과 노을이 장관을 만들어낸다는군요. 



세상엔 아름다운 곳이 정말 많네요. 많은 나라들 중에서 아름다운 호주에 살고 있으니, 그 중에서도 평화롭고 안전한 브리즈번의 어느 동네에 살고 있으니,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겠습니다. 

어젯 밤 - 자리에 눕기전에 블라인드를 닫으며 보니 - 바깥이 칠흙같이 어두워야 정상일꺼 같은데, 가로등이라도 켜둔 것처럼 밝았습니다. 자세히 보니 보름달 덕분에 조명이 없이도 바깥에 나갈 수 있을 만큼 밝더군요. 보름달이 이렇게 강한 빛을 내뿜는지 새삼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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