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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윤택하게 하는 것들/정원 그리고 텃밭

텃밭 만들기

by 반짝이는강 2018. 1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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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좋은, 일년 내내 화창한 브리즈번의 대지가 넓은 집으로 이사를 오면서 갖게된 목표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텃밭 만들기!!!


어렸을 때 할머니댁에 살 때는, 할머니께서 마당에 봉숭아, 맨드라미, 그 외 이름 모르는 꽃들 몇 가지를 심고, 상추며 옥수수를 심어두었기에,  여름 방학 땐 봉숭아꽃으로 손톱에 봉숭아물도 들이고, 상추를 뜯어다가 비빔밥도 해먹고 그랬던거 같애요. 그 외에도 할머니댁엔 집 을 빙 둘러서 밭도 꽤 여러 개가 있어서 감자며 고구마, 콩, 깨, 고추, 배추, 무 등도 심었었고, 감나무, 호두나무 (경상도에선 "추자" 라고 하죠?), 밤나무도 있었어요. 

그러던게 도시로 이사를 하면서, 아파트 생활을 하면서, 텃밭이랑은 영영 먼 생활을 하고 있었네요. 게다가... 전  꿈틀대는 벌레 혐오증이 었어요... 허허허...


아무튼! 대출이 대부분이지만  내 땅이 생겼으니 뭔가 심어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고, 날은 따뜻해지고, 하루라도 빨리 텃밭을 만들어 작물을 심고 싶어서 마음이 조급했었습니다. 


호주의 땅들은 진흙(?)이라 영양분이 많은지도(?) 모르겠지만, 진흙이라 서로 뭉쳐서 아주 딱딱해지기때문에, 아무 전처리 없이 뭔가 심기는 조금 어렵습니다. 물빠짐이 되면서, 흙이 물을 머금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퇴비 (compost + fertilizer)를 섞어서 전처리를 해줘한다는데, 이게 말이 쉽지 생각만큼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방법은 화분이나 아래 사진처럼 텃밭용 가든베드를 만드는 겁니다. 

텃밭만드는 킷


가든 베드가 크기도 가격도 다양할 뿐 아니라, 가든 베드 프레임만 산다고 끝이 아니더군요. 여기에 들어갈 흙도 사야하고, 혹시 몰라 퇴비도 사야하고, 흙을 덮어줄 mulch (짚이라고 해야할까요...?)도 사야하고.. 정말 돈이 끝없이 들어가겠더라고요...  


가든 베드는 보통 아래 두 가지가 대중적입니다. 

  • 열처리 된 나무로 프레임을 만들어서 하는 방법
  • 코팅된 철제 프레임을 사서 조립해서 쓰는 방법
나무 프레임 (sleepers)을 쓰게 되면, 나중에 나무가 썩으면서 해충의 공격을 받을 수 있으므로 전처리 된 것을 써야하는데, 가든 베드에 관상용 꽃만 키울꺼라면 상관없겠지만, 식용 작물을 심을 계획이라면 화학약품 처리 된 것보다는 열처리 된 것이 좋습니다. 특히나 - 터마이트 (termite) 라고 불리는 흰개미 출몰지역 (=퀸즐랜드)에 살고 있다면 반드시 전처리 된 나무를 사서 쓰세요. 

1m x 1m 로 하면 보통 70~100달러 사이이고, 제가 본 최 저가는 버닝스에서 본 $49.99 짜리 칼라본드에서 나온 베이지색 코팅된 철제 프레임 이었으나 미적으로는 별로였습니다. 아... 회색으로 코팅된 ALDI의 철제 프레임이 더 쌌었네요. $30 미만이었던걸로 기억합니다. 

가든 베드 프레임을 사고 환불하고를 몇번 하고, 최종 정착한 것은 코스트코의 흰색 플라스틱으로 된 조립식 프레임입니다. 1m x 1m를 2개 만들수 있는 구성이고 아래 사진의 구성품들이 2세트 들어있습니다. 그래서 원한다면 2m x 1m 혹은 3m x 1m 으로도 조립 가능합니다.

가든베드

대부분의 시판 가든 베드랑은 달리 못질이나 나사조이기 대신 아래 사진처럼 지지대에다가 패널들을 꽃아주기만 하면 끝이라서 조립이 쉽고, 나중에 해체도 가능하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조립하는데 오분도 안걸렸습니다. 게다가 가볍기때문에 혼자서 여기저기 원하는대로 옮길 수 있습니다. 자, 그럼 raised garden bed 만들어 볼까요?  


위치선정

Location! Location! Location! 

이 말이 부동산 보러갈 때만 통하는게 아니라 텃밭 만들때도 통합니다. 

일조량 - 먼저 작물들을 건강하게 잘 키우려면 일조량이 8시간 이상 되어야 하고,  퀸즐랜드처럼 해가 강렬한 곳이라면, 오전에 해가 들고 오후에 약간 그늘이 지는 곳도 괜찮습니다.  퀸즐랜드는 일부러 그늘을 만들어 주기도 한더더라고요. 

물과의 접근성 - 비가 안올때는 물을 직접 줘야하겠죠? 빗물을 사용할꺼라면 빗물 탱크와의 거리, 수돗물을 사용할꺼라면 수도꼭지와의 거리 등을 고려하세요. 호스를 꽃아서 물을 줄껀지, 물을 떠다가 뿌려줄껀지, 그러려면 물과의 거리가 얼마나 떨어져 있을때 감당 가능할지 말이죠. 

그 외 - 건축가인 배우자는 텃밭은 service 개념으로 보더군요. 그래서 집 베란다에서나 수영장에서 텃밭이 보이면 절대로 안된다며...  그리하여 베란다와 수영장에서는 (다른 나무들에 가려서 직접적으로는) 안보이는 곳으로 텃밭의 위치를 정하게 되었습니다. 

Raised garden bed

가든베드안을 채워보죠. Handyman.net 및 텃밭 만들기를 구글링 해서 정보들을 참고했습니다. 


신문지 깔기

가든 베드를 놓을 곳 안쪽의 흙을 파주라는 사람들도 있었고, 그럴 필요 없다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이사한 직후라서 이사 포장용 회색종이가 많았던 저는 바닥에다가 이 종이를 먼저 깔아줬습니다. 보통은 신문지를 3~5겹 깔아주시면 됩니다. 그러면 밑에 있는 잡초나 잔디가 뚫고 나오지 못하게 하는 효과가 있고, 종이가 썩으면 자연히 땅으로 돌아간다고 해요. 

물빠찜을 좋게 하기

그 다음에 물빠짐이 좋으라고, 마당에 굴러다니는 잔 나무가지도 많고 해서, 나뭇가지와 나뭇잎들을 모아다가 깔아줬습니다. 

가든베드 만들기

​​그 위에 sugar cane mulch (마른 사탕수수를 잘게 썬 것으로, 짚 같은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를 깔아줍니다. 이렇게 mulch를 깔아주면 이게 나중에 분해되어서 흙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효과도 있다고 합니다. 

흙에 칼슘을 공급해주려고, 이틀 동안 생긴 달걀껍질들도 잘게 부숴서 뿌려주었어요. 

가든베드

흙 넣어주기

이제 흙으로 가든 베드를 채워줄 단계입니다. 흙을 여러군데서 여러 번에 걸쳐 구입했습니다. 아래 보이는 PotMate나 Searles 의 premium potting mix 그리고 ALDI 의 potting mix 등등 다양한걸 섞어서 넣어줬고, 여기에다가 mushroom compost (버섯 기르고 남은 찌꺼기) 10L와 blood and bone (피 + 동물 뼈 간 것) 2컵도 넣고 섞어주었어요. 

Blood and bone을 넣을땐 흙에 넣고 나서 바로 작물을 심으면 안되고 1-2주쯤 지난 후에 심어야 해요. 안그러면 어린 작물들이 깜짝 놀라 기절해서 죽어버릴수가 있습니다. 

텃밭에 흙 준비

모종 심기

가든 베드가 준비 되었으면, 물을 한번 흠뻑 뿌려준 후에, 원하는 모종들을 차례차례 충분한 간격을 두고 심어주세요. 

Mulching 

Mulching이 뭐냐면 아래 사진처럼 짚같은걸로 흙을 덮어주는겁니다. 이걸 하는 이유는

  • 흙에서 수분이 빠르게 증발하는걸 막고, 즉 흙의 수분을 보호하고, 
  • 달팽이 같은 어린 잎들을 갉아먹는 해충들로부터 모종을 보호하고, 
  • 잡초가 나는걸 예방하기 위해서
입니다. 그 외에도 멀치가 자연스레 분해되면서 흙에 영양공급이 되는 효과도 있습니다. 그리고 흙에 수분이 잘 유지되면 지렁이 같이 식물 생장에 유익한 미생물 및 자연산 soil improver들이 잘 생존할 수 있습니다.  

텃밭



일단은 바질, 토마토, 옥수수, 고추를 심었고, 한 주일 지나서는 흙속의 기생충들이 싫어한다는 금잔화랑, 스노우피, 호박, 오이 모종 그리고 얼마전에 뿌리내리라고 물에 담궈놨던 로즈마리들도 옮겨심어주었습니다. 


이제 하루하루 햇빝이 쨍쨍해도, 비가 주룩주룩 와도 다 괜찮습니다. 작물들아 잘 자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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