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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 제약 및 임상 업계 동향 등등

People manager 반년차

by 반짝이는강 2022. 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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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시작하게 된 People manager role
나에게 리포팅하는 direct report는 고작 2명이지만 이 role을 맡은지 벌써 반년이나 지났다.
그 사이 line manager로 performance review라는 것도 해보고, 긍정적인 피드백과 부정적인 피드백도 전달해보았고, 승진 뉴스도 전달해보았고, 곧 있으면.... 겁나는 연봉 인상 뉴스도 전달해야한다.

같은 프로젝트를 하면서 이 사람이 어떤 일을 어떻게 하는지 속속들이 알면서 피플 매니지를 하는건 - 안해봐서 어떨지 모르겠지만, 정작 함께 일하지는 않으면서 타인에게 전해듣는 내용들을 토대로 피플 매니지를 하는건 해보니까 결코 쉽지가 않다.

그렇기는 해도... 하나를 시켜 보면 열을 안다고 - 꼭 직접 같은 프로젝트를 하지 않아도, 이 사람이 어떻게 일을 다른 것들을 통해서 대충 짐작이 된다. 그리고 나의 짐작과 반년 동안 받은 피드백들은 일치한다.


가령 예를 들자면 한 명은 시스템에서 자동으로 주어지는 training 들을 아무 말 안해도 항상 제 시간안에 완료해서, 나에게 뭔가 reminer가 날아오는 일이 없는데, 다른 한 명은 - 거의 매달 예의주시하고 있어야 한다. Learning system 안에 내 트레이닝 하러 들어갈 때마다, direct report 가 해야하는게 몇 개 남았고 due date가 언제인지를 더 신경써야한다.
이런 빼도박도 못하는걸 놓히면 승진 대상에서 제외될 위험이 있다고 알려주면서, 꼭 신경쓰라고 했는데 - 몇 일전에도 금요일이 due date이라고 별도로 알려줘야했다.
가끔 training 을 due date가 임박해서 할 수 도 있기는 한데 - 매번 이러면 - 나도 선입견이 생기고, 한 번 생긴 선입견은 잘 안빠뀐다...


또 다른 예는 호주 직장에선 (한국도 요즘은 그렇기를) 아프면 쉬는게 당연하고 - 나도 팀원들이 연차든 병가든 언제든지 쓰고 싶을 때 필요할 때 써야한다고 생각하며,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써포트 할 생각이다. 크리스마스 및 새해 연휴를 보내고 1월이 되자마자 팀원 둘이 거의 비슷한 시기에 COVID가 걸렸다. 물론 둘의 건강 상태나 연령 및 성별, 프로젝트의 현황 등등 다양한 변수가 있지만 - 결과적으로 그 둘은 전혀 다른 인상을 남겼다.

1월이 되고 업무에 복귀한 첫 번째 주에 먼저 COVID 확진을 받는 팀원 A - COVID 확진이라 몇 일 쉬겠다고 이메일이 왔다. A의 중요한 업무는 12월에 끝이난 상태였고, 회사에서도 기본적으로 주어지는 병가 이외에 COVID 관련해서 백신을 맞는다던가, 본인 혹은 가족이 감염이 되었을 때 쓸 수 있도록 별도의 연차가 80시간이 있었기에 - 필요한 만큼 쉬라고 했다.
그리고 그 다음 주에 복귀(풀타임 재택)했는데 - 아직 완전한 회복이 아닌 것 같으며, 업무에 집중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그래서 A 에게 필요하면 working hour를 유연하게 조절하라고 했다. 가령 오전에 2시간, 오후에 2시간 일한다던가 하고 나머지는 병가를 내는 식으로 말이다. 그러면 중요한 일은 처리하면서, 심신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으니 말이다. 고맙다며, 그리하겠다고 했고, 그리하였다.
그것까지는 괜찮았는데 - 나의 심기를 정작 불편하게 만든 것은 서류처리였다. 사실 A가 몇 시간을 병가로 썼는지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내가 관심있는 것은 병가 사용기록의 <서류제출>을 완료 함으로써 A의 병가를 종료하는 것이었다. 나는 쪼잔하게 micro-managing 하는 사람처럼 일주일에 한번씩 총 세 번이나 A에게 병가를 쓴 기록을 제출하라고 독촉해야했다. ㅜ.ㅜ
한편으론 나도 그냥 이런 사소한걸 잊을수는 없었던걸까 싶기도 하지만.... 어차피 내야하는 정말로 간단한 서류 - 내가 독촉하기 전에 낼 수는 없었던거니.....


반면 똑같은 시점에 COVID가 걸린게 의심이 되어서 검사를 받은 팀원 B. 그런데 결과가 아직 안나왔다고 했다. 컨디션이 별로면 언제든지 병가를 내고 필요한 만큼 쉬라고 했더니 - 아직 견딜만 하며, 자기가 하고있는 프로젝트에 중요한 마일스톤이 있어서 쉬지 않겠다고 했다. 사실 B는 부득이하게 Global Project Manager가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GPM 자리로 step up 해서 그 중요한 마일스톤을 달성하는걸 자기가 이끌고 싶었던 마음이 컸을꺼다. 그리고.... 실제로 그 기간동안 팀을 잘 이끌었고, 마일스톤도 성공적으로 달성하였고, 직후 B를 칭찬하는 말들도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그런 다음 B는 자기 COVID 확진 결과가 이제야 날아왔는데 - 이제는 괜찮아졌다고 했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둘 모두 COVID 확진자라서 내가 HR에 신청해서 회사에서 Harris Farm Hamper 바구니를 보내주었다. 한 명은 정말 써프라이즈였다며 감동받았다고 했고, 한 명은 다른 사람한테 들어서 약간 예상은 하고 있었다며, 심심한 반응을 보여왔다.


피플 매니지를 하다보니 - 내부의 기회들에 팀원들이 반응하는 것, 본인의 성과, 업무 평가, 승진 등에 대하는 자세, 혹은 line manager와의 관계 및 interaction 에 대해서도 전에는 어렵풋이 짐작만 해보던 것들을 이제는 새로운 차원에서 생각하고 보게 된다. Project management가 흑백이라면 People management는 회색같다. 사람들의 심리와 감정을 대한다는 점에서 어렵지만 - 흥미롭다.

아참.... 그리고 피플 매니지는 나 자신에 대해서 - 나의 과거 및 현재의 처신법, 나와 상대의 관계, 심리, 입장 등등에 대해서도 깨닫게 되고, 새롭게 볼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준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듯하고, 궁극적인 커리어 골이 무엇이든지 간에 꼭 해볼만 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동시에... 위에 나의 팀원을 비교하는 글을 적고보니 - 난 참 속좁은 인간 같기도 하고... 좋은 피플 매니저가 될려면 멀었구나 싶다. 더 나은 피플 매니져가 될 수 있게 - 인격수양 및 고찰을 주기적으로 해야겠다.

https://hbr.org/2005/03/what-great-managers-do

What Great Managers Do

Great leaders tap into the needs and fears we all share. Great managers, by contrast, perform their magic by discovering, developing, and celebrating what’s different about each person who works for them. Here’s how they do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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