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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살이/일상생활

11월도 절반이 지났다

by 반짝이는강 2023.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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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이 어느새 손살같이 지나가고 벌써 11월이다. 곧 연말인셈. 그렇지 않아도 다음 주에는 회사의 Year end party는 아니고 Year end lunch가 예정되어있다. 장소는 브리즈번 북쪽  스캐보로 비치에 있는 Tempest.

그렇지만 나는 아무래도 연말 점심 모임은 건너뛰거나, 멜번으로 출장을 가서 멜번에서 하는 회사 점심 모임에 참석해야할듯하다. 다름 아니라 오는 금요일에 Cancer Australia에서 주관하는 저녁 모임이 멜버른에서 열리는데 - 몇 일 전 보스가 초대장을 주며 나더러 가주었으면 좋겠다고 했기에.... 아무래도 다녀와야할 것 같다. 

내가 발표하는 것은 전혀 아니며... 목적은 멜번에 있는 종양전문의들과 네트워킹을 하고 오라는 것이다. 회사에서 매년 상당한 금액을 Cancer Australia에 기부? 후원?하는건 별개로 친다손 해도 - 나와 나의 동료의 출장경비로 각각  왕복 교통비 $500x2 + 숙박비 $350 를 써가며 다녀오라는 것은 상당한 투자인듯. 게다가 나의 인건비까지 감안한다면... 투자비용 대비 10배는 아니더라도, 최소 2배 이상의 성과를 가져와야할텐데... 음....음......

 

11월 들어서 나는 심적으로 상당한 스트레스가 있었다.

이번 학기에 Data Analytics and Decision Making 코스를 들으며 - regression analysis (회귀분석)까지는 따라갔는데 - 파이썬을 하면서 좀 버벅거리고, Tableau 타블레우를 이용해서 하는 팀 과제를 시작하면서는 나의 멘탈이 나락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1) 팀원들과 잘 어우러지지 못함. 전체적으로 팀웍이 별로임. 팀원들 타임존도 너무 전차만별이라 (독일~시드니~뉴질랜드) - 조별과제를 할 시간을 금요일 저녁으로 정했고, 남은 시간이 촉박해 월요일과 금요일 - 일주일에 두 번씩 만나는데다, 미팅을 두시간씩 하면서도 별 진전이 없어서 엄청나게 진이 빠졌다. 5명 중 유럽에 있는 한 명이 - 아는 것 없고, 하는 것 없이, 말만 많고, 게다가 트집만 잘 잡는 보스느낌? 이라 그녀의 말/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듯 하다. 

 

2) 직전 회사에서 타블레오를 End user로 써본적이 있어서 아주 호기심을 갖고 있었는데 - 프로그램에는 문외한인데다가, 전혀 모르는 것을 스스로 학습한 후, 과제를 하려니, 안그래도 시간도 모자란데다, 모든건 영어인데다가, 그래서 스트레스가 배가 되는듯. 

 

3) 10월 마지막 주에 5일동안 시드니로 출장을 다녀왔었다. 아무래도 그 여파가 큰듯. 출장을 가기 전에는 - 나도 발표를 해야하는게 있었기에 준비하느라 바빴고, 일주일 자리를 비운 사이 차곡차곡 쌓여있는 일들을 처리하는 것은 또 별개. 

 

4) 호주의 대형 병원 중 하나로 - 회사의 임상을 상당 수 진행하고 있는 병원이 있는데 - 그 병원은 하고 많은 기관들 중에서 내가 유일하게 Point of contact으로 지정되어있는 곳이다. 뭔가 operation관련해서 site level 이슈가 있으면 나한테 연락이 온다.  나의 팀원이 PM으로 있는 과제에서... 몇 달 전 좀 중대한 이슈가 발견되었고, 시간이 좀 지나고 보니, 다른 팀원도 같은 문제를 보고해 왔고.... 좀 더 파보니까  이게 한 과제뿐 아니라 그 기관에서 진행하고 있는 여러과제에 만연해 있는 이슈인데다가, 내부적인 이슈도 함께 겹처서 정말 10월 내내 root cause analysis에다가 CAPA 쓰느라 진이 다 빠졌다.

 

보고서를 쓰는 일은 팀원과 나의 보스가 (어쩌다보니 그녀가 issue onwer가 되어서..) 알아서 하겠지 하고. 10월 첫 두주간 눈감고 있었는데, 어느날 관련 미팅에 불려들어갔다와서는, report draft를 열어보니.....이게 뭔가 싶은 초안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의 보스는 그 리포트를 쓰기에는 ....그녀는 문제의 자세한 내막을 알기에는  she is paid too much for that.... 대신 평소 보고서를 잘 쓰는 팀원 L이었기에, 그녀가 보고서를 잘 쓸수 있을꺼라고 생각했는데 - 내 생각은 빗나가고 말았다. 아무래도 자기보다 타이틀이 높은 사람들한테 이래라 저래라 하기 어려웠던 것 같고, 그녀는 자기 과제에 대해는 볼 수 있지만, 다른 과제, 회사입장, 기관의 입장, 그리고 회사 내부의 관련된 사람들에 대해서는 지식이 없다보니 보고서를 쓰는데 한계가 있었다.

 

그리하여 결국은 내가 몇 일씩이나 밤에 1-2시까지 일해가며  보고서는 일단 썼다지만, 아직 검토중이고, CAPA implementation 은 별개다. 이것때문에라도 나의 보스는 내가 다음 주 금요일 멜버른에 갔다오길 바라는듯.... 가서 해당 기관이랑 잘 이야기해서 타협점을 찾으라는 것이겠지.... 

아무튼... 나는 보고서는 질서정연하고 사실에 기반해서 논리적으로 참 잘 쓰는듯. 요즘은 Word Styling도 잘한다. 그렇다보니 - 팀원들이 쓰는 보고서는 대체로 맘에 안든다.  요즘은 가끔 내 기준이 너무 높은 것인지, 혹은 회사에 B급 인재만 있는 것인지... 의문이 생긴다. 아마 둘 다인듯...

 

5) 팀원 하나가 2주간 휴가를 갔다. 일본에서하는 COLD PLAY 콘서트 티켓이 4장 당첨되어서 갔다오겠다고.... 그것까지는 좋았는데 - 그가 휴가가기 직전에 전에 1차 조사하고 끝낸 이슈가 - 대형사고로 판명되어 되돌아왔다. 원인은 다른 곳에 있었기에 그가 잘못한건 하나도 없었다. 문제는 그가 휴가를 가는 동안 누가 그 중대한 이슈를 oversight 할꺼냐는거다. 나한테 맡겨두고 휴가 잘 다녀오라고 했는데 - 뒤치닥꺼리 하느라 나는 정말 물한모금 마실 틈도 없었다. 

 

 

아무튼.... 그냥 죄다 바빴다는 소리다. 너무 바빠서 - 화요일에는 더이상 못하겠다. 싶어서 일은 그만하고 와인 한 잔 하면서 저녁을 만들어야지 하고 bottle shop에 가서 와인을 고르고 계산하려는데 핸드폰에 - a meeting has been started 라고 알람이 뜬다. Senior director인 K가 매주 화요일 저녁에 잡아놓은 미팅이 있는데 - 이번이 두 번째인데 깜빡한 것이다. 부랴부랴 차에 앉아서 비디오콜 미팅에 들어갔는데 - 20분 지나서는 배터리가 없어서 끊겼다. ㅜㅜ 

 

아 - 생각해보니 월요일에 미팅에서 좀 까이기도 했다. 미팅에서는 별게 없었지만, 미팅 끝나고 아차 싶었었다.... 그래서 스트레스 지수가 더 높았던듯. 

 

너무 스트레스 받아서 화요일 밤에는 한잠도 못자고.... 수요일 아침에 보스한테 - 오전에 반차를 쓰겠노라 메세지를 보내고는 그제서야 잠이 들었다. 두세시간 남짓 잠을 보충하고, 11시 반에 로그인을 했더니 - 보스가 내가 걱정이 되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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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하고, 진짜로 심적으로 육체적으로 힘들었던 11월이 지나가고 이제 12월이 되었다. 12월은 조금 여유로울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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