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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 제약 및 임상 업계 동향 등등

임상시험 관련 신문 기사

by 반짝이는강 2019.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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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십년 남짓한 기간동안 한국에서 진행되는 임상시험 건수 증가 및 그 이면에 대한 기사를 발견했다. 혹시라도 내 블로그 방문하시는 분중에 임상연구 관련한 일을 하는 분이 계시면 읽어보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링크 걸어본다. 


메디칼 타임즈 2019년 1월 8일, 최선 기자

글로벌 6위…한국은 '어쩌다' 임상 강국이 되었나?


메디칼 타임즈 2019년 1월 9일, 최선 기자

"마루타 알바 아냐?" 글로벌 6위 임상 강국의 그늘



이제 십여년 남짓 임상시험쪽에서 일해온 내가 보기에도, 최근 임상연구쪽에서 한국의 위상은 실로 많이 높아졌다. 전체 인구의 절반 정도가 서울 및 수도권에 밀집되어 살고 있기때문에 한국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하는데는 상당한 장점이 있다.


1. 환자모집 용이 

어느 나라에서 임상연구를 진행할지 결정을 할 때, 제약회사가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 중 하나는 환자모집이다.  환자모집이 용이하다는 것은, 총 임상연구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고로 임상연구 진행에 필요한 총 비용 감소와도 직결된다. 그렇다 보니 환자 모집이 잘 안되고, 인구도 적은 그런 나라 - 가령 뉴질랜드나 홍콩, 싱가폴은 명성있는 의사가 아무리 많아도, 애초에 고려도 안하는 경우가 더 많다. 

땅 면적 당 인구밀도로 따지면 세계 5위 안에 드는 서울은, 그런 면에서는 굉장한 매력이 있다. 

다만 - 조건을 달자면 암 임상연구의 환자모집은 잘 되지만, 그 외 만성질환이나 일반적인 질환, 감염성 질환, 백신의 환자모집은 잘 안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만성질환이나 백신 임상연구 모집은 왜 그런지 모르지만 뉴질랜드가 더 잘된다. 


2. 종합병원 

한국처럼 한 병원 안에 영상의학과, 방사선과, 각종 분야의 전문의, 약국, 임상연구센터가 다 있으면서 EMR까지 갖춘 곳은 드물다. 즉, 효율적으로 임상연구를 진행할 수 있고, 골치아픈 문제가 적다는 말이다. 


가령 요즘 - 뉴질랜드에 임상연구 셋업중인데, 의사가 환자는 A 병원에서 보고, 조제 및 약물 투여는 B 병원에서 하겠다고 한다. 아........놔........... 이리되면 계약서는 A랑 B랑 다 맺어야 되는건지 모호해지고, Indemnity를 어디에 줘야하는지도 모호해지고.... responsibility log도 관리가 어려워지고.... CRA는 모니터링 하러 A 병원 및 B 병원에 모두 가야하니 부담이 가중되고...  +.+


심지어 호주랑 뉴질랜드에서는 자기네 국공립병원 펀딩으로 운영되는 약국에 인력이 부족해서 임상조제약은 못하겠다고 나올때도 있다. 그리고서는 운전해서 1시간 (어떨땐 비행기로 1시간 떨어진 외부 약국 쓰겠다는 곳도 있었음...) 떨어진 외부약국을 쓰겠다는 때가 왕왕 있다. 문제는 그렇게 되면 계약서를 추가로 작성해야 할때도 있고, indemnity와도 연결이 되며, TGA나 MedSafe 보고도 조금 더 복잡해진다. 더더구나 큰 문제는 - 외부약국에서 조제한 약을 임상시험약 투여하는 곳으로 "온도가 모니터링 되는" 상태로 상당히 빠른 시간 안에 배송을 해야한다는 점이다. 이런 배송 서비스는 당연히 꽤 비싸다. 한국처럼 택배가 싼 나라는 없다. 병원에서는 제약회사에게 이 비용을 부담해 달라고 한다. 아이쿠야....+.+

여기서 끝이 아니다. 여름이 되면 병원마다 돌아가면서 일주일에 한번씩 임상시험약 보관온도가 허용범위를 벗어났다고 연락이 온다. 그래서 전량 폐기한 약이 몇 억이다... 추가 임상약 긴급 배송은 플러스...


3. 뛰어난 한국의 직원들

물론 요즘 e-IRB 시스템을 갖춘 곧도 많고, 심사도 아주 빠르게 해주고, 식약처에서도 꽤나 신속한 심사를 해준다. 이런 제도적인 뒷받침도 있지만 한국에서 임상연구 하는걸 매력적이게 만드는건 - 그런 신속한 절차들을 가능하게 하는 사람들이 아닌가 싶다. 그런 사람들은 연구자, 임상연구간호사, CRA, CTC, CTM, 임상연구센터에서 일하시는 분들, 식약처에 계신 분들 등 모두 포함한다. 

외국계 회사에서 암 치료를 위한 순수한 신약개발을 목표로 하는 임상연구만을 진행해 왔기에 -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이나 생각이 (복제약 임상 혹은 개량신약 임상을 많이 진행하는) 현실 과 괴리가 있을수 있지만 아무리 인센티브가 있고, 돈이 되고, 정부가 주도해서 임상연구를 따오려고 노력한다 하더라도, 실제 일하는 사람들이 그만한 열정이 있고, 일을 잘 하는게 아니라면 사실 지금과 같은 성공은 거두기 어렵지 않았을까. 

한국 팀들이랑 일해본 내 주변 CTM/CRM/PM 들은 하나같이 말한다. Thumbs up!! 

이미지의 출처: 여기


요즘 바이오 바람이 분다고 신문 기사 헤드라인에 자주 나온다. 지난 몇 해 동안 한미나 녹십자, 셀트리온을 비롯한 제약회사 그리고 신라젠을 비롯한 바이오텍 주가들도 많이 출렁였다. 꾸준히 계속되어온 R&D가 이제야 조금씩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는게 아닐까. 이런 추세가 조금 더 지속된다면, 한국 제약회사들도 특허가 만료된 약의 복제약 만들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M&A로 덩치를 좀 키운 후) 연구개발에 집중해서 가치있는 신약 개발 임상연구 건수도 많아지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아! 요즘 바이오벤처 회사로 옮길 생각 없느냐고 연락이 가끔 오는데 - 이미 그런 추세는 시작되었다고 봐도 될꺼 같다. 참고로 저~ 바이오벤처회사에 관심 많고 지원의사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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