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 guest로 참여하고 - 5월에 출장을 가게 되어서 정식 가입을 미루다가 오늘 드디어 동네 Toastmasters에 sign-up 하기로 결정하고 7시 모임 장소로 향했다.
Toastmasters (토스트마스터즈) 는 public speaking (대중 연설) 및 리더쉽능력 향상을 위한 비영리 단체로 1924년 미국에서 시작되어 현재는 140개 이상의 나라에서 토스트마스터즈 클럽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영어로 말하는 연습을 하는 장(?)으로 알려져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모국어가 영어인 호주에서는 영어로 말하기보다는, 조리있고 효과적인 말하기에 집중하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 가게 된 Toastmasters club은 동네 도서관에서 격주로 모임이 있는데, 이 도서관은 - 비교적 최근에 생긴 많은 호주의 도서관이 그러하듯 쇼핑몰 안에 있다. 7시라- 주차장에 차들이 거의 없다. 도서관 입구가 가까운 곳에 일단 주차를 하고 - 잠깐 수퍼마켓에 가서 우유를 사들고 와서 - 준비해온 Esky (=아이스박스)에 넣어서 차에 넣고, 주위를 돌아보니까 - 아까는 없던, 아주 큰 사륜구동 자동차가 내 차 뒤에 막 주차를 마쳤다. 그리고 아직 안에 운전자가 앉아있다. 운전자는 젊어보이는 남성.
호주에서는 해 지면 무조건 조심하는게 상책 - 일단 해가 지고, 주변에 아무도 없으면 낯선 사람은 잠재적인 위험인물로 간주하는게 - 전 세계어디에서나 공통이다.
얼른 도서관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로 향해서 버튼을 누른다. 그런데 - 누가 엘리베이터에 탄다. 엘리베이터에 타면서 cheers 라고 하는걸 봐서는 나쁜 사람 같지는 않다. 그리고 키가 꽤 크지만 어려보인다. 고등학생 정도? 도서관 층에서 같이 내렸는데 - 우리 동네 도서관은 6시에 문 닫는다. 즉 - 이 시간에 도서관 층에 오는 사람이라면 나처럼 toastmaster에 참여하러 왔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냐고 물어보니까 그렇단다. 일단 내 소개를 하고 통성명을 한다.
My name is Mac, like MacDonalds.
Mac 이라고 소개하면서 맥도날드를 예로 드는건 처음 들어본다. 이리 하여 우리는 club으로 같이 입장을 하고, 공교롭게 양 옆으로 나란히 앉게 되었다. Mac은 이제 갓 20살이 되었을까 말까한 청년으로, military officer가 되기 위해서 현재 인터뷰를 연달아 보고 있으며, 최종적으로는 헬리콥터 조종사가 되고 싶다고 했다. 총 7번의 인터뷰를 봐야하고, 이제 거의 인터뷰 막바지에 들었는데, 주변의 누군가가 인터뷰 준비를 위해서 toastmasters에 나가보라고 했단다. 그래서 브리즈번 씨티에 있는데 먼저 갔다가, 이번에는 집에서 가까운 이곳으로 왔다고 했다. 내 눈엔 웃는게 귀여운 고등학생처럼 앳된 소년으로 보인다. 고로 Mac이랑 이야기 하는건 당연히 즐거웠다.
Club Activity 시작.
이전에 Guest로 한번 왔었던지라 조금은 익숙하지만 - 그래도 내가 사전지식이 없는 지식을 이야기하거나, speaker가 너무 빠르게 속사포처럼 이야기를 하면 무슨 말인가 멍(?) 해 지기도 하고, 가끔 청중을 사로잡는 능력이 조금 부족한 분들 스피치에서는 얼핏얼핏 딴생각도 하고 그랬다. 1시간여가 지나고 잠깐의 tea time 및 휴식시간.
저번에 guest로 갔을 때 본적이 있는 Diane이 다시 만나서 반갑다며 인사를 해온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나보고 불쑥 묻는다.
옆에 앉은 Mac이 니 남자친구니?
으응?
저 앳된 고등학생처럼 보이는 소년이랑 나랑 사귀냐고...?? 내가 당신 눈엔 그리 look younger than my age?
예전에는 브리즈번은 특히나 출장 와서 주류가게에 갔을 때 ID를 보여달라고 요청받기도 했고, 더 한참 전인 20대 후반엔 브리즈번에 여행왔다가 나이트 클럽 입장해보려다가 Photo ID를 안가지고 나선 바람에 못들어가기도(?) 했었다. 내가 어려보인다기 보다는 - 아마 아시아 사람들의 나이를 잘 가늠하지 못해서 이런 질문을 한 것 같다.
속으로는 - 내가 이 나이 또래의 아들이 있을려면(?) 있을 수(?)도 있겠다 싶지만... 호호호~ 하고 웃으며 넘겼다. 한편으로는 이런 눈이 반짝이는 미소년과 데이트를 하면 신선하고 재미있겠구나 싶은 생각도 들기는 했다. 이제 나도 나이가 조금 더 들어서, 내 눈에도 순진한 눈망울에 앞으로 만들어나갈 미래가 있는 젊음이 점점 더 큰 부러움의 대상이 되어가고 있다.
Mac이 나랑 같은 Toasmasters club에 가입을 할런지는 모르겠지만 - 아무튼 - 우리 동네 토스터마스터스에는 소규모이기는 해도 30~60대의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있고, 다들 하는 일도 제각각이다. 나처럼 회사원들도 있고, 회계사, 극작가, 은퇴한 사람, 자영업자, 선생님, 심리학자, 성공코치(?)까지 있다. 나이랑 배경이 다양하지만 거의다 같은 동네 혹은 주변에 살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어서인지 친절한 것 같다.
2주 후 모임에 가면 icebreaker로 자기소개를 해야할꺼 같은데... 흐음... 이거 떨리네.
여기까지는 - 오늘 우연히 너무나 어려보여서 신난 저만의 독백(?) 이었습니다. 저는 - 브리즈번에 아는 사람도 없는데, 100% 재택근무까지 하다보니까, 너무나 고립되는거 같던 차에 - 동네 도서관 게시판에 Toastmasters 모임 공지 및 광고를 보고 행동으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이제 겨우 두 번 모임에 (guest로) 갔다왔지만 so far so good 입니다.
혹시라도 호주에서 토스트마스터스 모임에 참여해보고 싶은 분은 여기 (http://www.toastmasters.org.au/) 에서 집에서 가까운 클럽을 찾고 곧장 행동으로 옮기세요! 잘 모르겠으면, 처음 몇 번 guest로 참여하셔도 됩니다. 혹은 이 클럽 - 저 클럽- 다녀보셔도 괜찮아요. 생각보다 곳곳에 많이 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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