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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윤택하게 하는 것들/정원 그리고 텃밭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는 텃밭

by 반짝이는강 2020.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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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5일은 아마 빅토리아주만 빼고 호주의 각 주마다 조금씩 다른 이름의 공휴일이었는데 - 긴 연휴 잘 보내셨나요? 아시아의 많은 국가들이 휴가에 들어가서... 덩달아 & 다행이 제 업무도 조금 소강상태를 맞이했습니다. 역시나... 회사에 미팅이 줄어드니깐 마음의 여유도 생기고 - 집중해서 해야하는 일도 조금은 할 수 있고, 마음의 여유도 쬐께 생기더라고요. 

 

멜버른은 잘 모르겠는데 - 시드니랑 브리즈번은 가을이 되면 - 사실 다음 농사를 준비해야합니다. 씨 뿌려서 모종도 만들고 - 원만한 도시는 밤에 영하로 안내려가니까 그냥 파종하는 것도 괜찮아요. 브리즈번 같이 일년 내내 따뜻한 곳은 - 겨울에 열심히 길러야하는 때인데... 이번 해에는 제 마음과 달리 6-9월이 쭈욱 바빴네요. 벌써 10월이라 - 지금 시작하기는 좀 늦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하면 후회할꺼 같아서 - 이번 연휴에 텃밭을 새로 시작하는데 공을 들였습니다.

 

 

지난 2년간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그럼 이번 해엔 어떻게 해볼꺼냐?

우선 지난 번 가든 베드에 흙을 채운지 2년이 지났더니 토양이 부실해졌고, 가든베드 위치도 조금 옮기고 싶고, 해서 겸사겸사 가든 베드를 조금 옮겨서 흙을 새로 채우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오이, 애호박(Zucchini), 토마토를 길러볼 예정인데 얘네가 막대기를 타고 올라가는게 아니라 trellis 라고 줄을 타고 올라갈 수 있게 해줘야겠다고 마음 먹었어요. 

어떤 모양의 텃밭을 만들던 간에 교외지역에 사는 저는... 반드시 왈라비나 포썸 혹은 토끼의 공격으로부터 제 작물들을 보호할 그물망을 설치를 꼭 해야합니다. 

여기저기도 본걸 조합해서 제 머리에 있는 대로 만들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언제적에 건축가라는 직업을 가졌던 배우자는 - 저보고 어떤 가든 베드를 원하는지 그려보래요. 가든 베드도 그리고 - 어디에 뭘 심을지도 적어보고... 몇 번 했더니 자기 의견을 치수를 표시해서 그려줍니다. 

 

텃밭 가든 베드 + 그물망 + 지지대 설계도

 

위에 드로잉에.... 저 보이시나요? 텃밭에서 큰 왕관 쓰고 커피 마시는 저... 측면 & 윗면... 하나는 몰라요. ㅎㅎ 

이렇게 설계도를 짜면.... 어째야 합니까....? 호주의 대표 Hardware 가게 & 하우스에 사는 사람들이 (아마) 슈퍼마켓 다음으로 자주 가는 가게... 바로 Bunnings에 갔죠. 심지어 주말에... 저 설계도를 그리기 전에 & 후에 버닝스에 두 번이나 갔다왔습니다. 

 

버닝스 - 식물 코너

 

역시나 봄-초여름까지 주말이면 항상 그렇듯이 COVID-19이 무색할 정도로 주차장이 꽉 찼고 사람들도 많더군요. COVID-19때문에 사람들이 가드닝이 많이 하게 됐다던데... 실제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 COVID19이 터지고 나서 4-5월에는 가드닝 용품들이 품절난게 많았었다던데 - 이번에는 재고가 몇 개 안남은건 있어도 제가 찾는건 다 있더라고요.

심지어 매우 길러보고 싶던 아스파라거스 모종 (Crown은 어디서 파는지 아직 모르겠어요)도 샀다는거 아닙니까. 아스파라거스 옮겨심으면 보여드릴께요. 

그리고....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기 위해서... 소똥 (=cow manure)도 5 자루 사왔습니다. 그리고 예전엔 비싸서 패스하곤 하던 Searles 의 5 in 1 Organic fertilizer 를 큰 맘 먹고 2 포대나 집어왔습니다. 당연히 멀칭을 위핸 Sugar cane mulch도 2 개 사왔죠.  

일단 살리고 싶은 것들을 먼저 빈 화분 여기저기에 옮겨담아 놓습니다.

레몬그라스, 뭐였는지 기억도 안나는 but 아직 살아있는 잎 채소들, 동반자 식물 (=companion plant, 같이 기르면 좋다는 식물)의 대표격인 but 발음이 낯설어 이름이 잘 기억 안되는 Nasturtium,  그 나마 가장 쌩쌩한 파슬리, 다 죽어가는 오레가노 & 타임...

 

가든 베드를 새로 만들 곳의 땅이 딱딱해서 원래 한 번 헤집고 조금 평평하게 만든 다음에 - weed mat를 깔고, 텃밭 프레임을 옮겨놓습니다. 그런 다음 얼마 전에 부러진 나무 (죽은 나무라 베어버렸습니다) 잘라놓은 것 중에 가는 가지들 & 팜트리 죽은 잎들 & 여기저기 보이는 낙옆 및 잔 가지들로 바닥을 채워주고 - 기존 가든 베드 흙을 옮겨담고 - 소똥을 뿌리고 - 잔가지 및 나뭇잎을 넣고 - 흙뿌리고 - 소똥 뿌리고를 계속 반복합니다. 중간중간 물도 뿌려줍니다. 

이렇게 할 때는 몰랐는데 - 어젯 밤 더 많은 팁을 얻고자 YouTube 동영상을 보다 보니 이렇게 나뭇가지들을 텃밭 바닥에 묻어주는건 Hügelkultur (호거컬처?) 라는 방법으로 명명되는데 땅속 깊이 묻어주면 나뭇가지 & 낙옆들이 서서히 부식되며 토양 미생물의 영양원이 되어서 토질 (soil quality)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군요.  

 

가든 베드 흙 채우기

 

가든 베드 프레임이 플라스틱이라 - 흙이 많아지면 옆으로 자꾸 확장하더라고요. 그래서 얼마전에 나무 하나를 베어내고 처치곤란이던 큰 나무가지들을 지지대겸 그 옆에 쌓아줬습니다. 아직도 많이 남았는데 - 걔네들은 호거컬쳐?? 방법으로 땅 파서 파묻어야할까봐요. 

이제 흙도 다 채웠고 - 오늘 식물들도 많이 옮겨심긴 했는데, 아직 ING 랍니다. 완성되면 또 보여드릴께요~ 

 

내일 - Back to work.

월급 받을 수 있는 직장이 있으니 감사합니다.

생각하고 자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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