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들어 드는 생각은 - 한국은 (한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살기가 편안하다는거다. 여러 모로 그런 생각이 드는데... 값 싼 물 값(=수도 요금)도 그 중 하나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물론 차이는 있다. 확인해 보지는 않았지만 한국은 하수를 정화해서 다시 공급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고 - 다른 많은 나라들은 하수는 그냥 흘려보내다는 차이 말이다. 처음 들었을때는 설마 그러겠어 했는데 - 그 많은 사람이 그 많은 물을 쓰고 있으니, 어쩌면 당연한 해결책인듯도 하다.
한국에 살 때는 수도요금이 고지서를 받아도 - 워낙에 미미한 금액이라 한번도 신경조차 써본적이 없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은 2009년 기준으로 OECD 국가 중에서 수도요금이 제일 싼 나라다. (출처: Environment at a Glance 2013 OECD Indicators)
서울의 물값은 1톤당 미화로 $0.69다. 바로 옆 일본의 도쿄로 가면 $2.47로 3배이상 뛴다.
런던읜 1톤당 $3.31로 한국의 약 5배.
뉴욕은 1톤당 $4.04로 한국의 약 7배다.
호주는....? 다른 국가랑 비교해둔 자료는 못찾았지만 모르겠다. 모르긴 몰라도 확실한건 호주 물값은 한국보다는 훨씬 비싸다.
아무래도 물값이 저렴하다 보니까 한국의 기성세대나 어린 사람들은 물절약에 대해서 특별히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나부터도 물을 절약하려고 노력해본적이 없었다. 그런데 호주는 물 값이 ㅠㅠ 그렇다 보니까 한국에서 호주로 유학온 학생들(?)이 호주에서 홈스테이를 했는데, 학생이 샤워를 시작한 후 5분이 지나자 물을 잠궈버린 호스트가 있었다는 이야기도 본적이 있다. 아마 물값만 걱정한게 아니라 뜨거운 물을 데우는데 빌요한 전기세 (혹은 가스?)는 별도라서 그랬으리라. 전기세도... 아마 한국보다 전기세가 싼 나라를 찾기는 어려울꺼다.
대체 수도세가 얼마길래 그러르냐고 묻는 분이 계실까봐.. (사실 이런거 가끔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있음) 찾아보니까 시드니에 사는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1년에 $1,100~1,300 정도를 물값으로 내고 있다. (출처: Review of Prices for Sydney Water from 01 July 2020) 얼추 한 달에 9~11만원 정도...
호주는 건조한 국가이고, 농업국가이고, 부쉬파이어가 주기적으로 나는, 게다가 무엇보다 물부족 국가이다보니까, 충분한 물을 확보하는걸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가뭄이 언제 들이닥칠지 알수없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돈을 내고 물을 쓸지언정 - 물을 아끼라는 메세지는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비싼 수도세덕분에 사람들도 물을 아껴쓰려고 노력하는듯 하다.
수도회사도 예외는 아니다. 얼마전에 받은 수도요금 고지서에는 물 절약 아이디어 나와있었는데 - 이게 생각보다 재미있고 기발한거 같아서 - 블로그에 옮겨와 봤다.
보통 샤워할 때 물을 많이 쓰게 되는데 - 요즘 같이 추운 날씨에는 사람들이 뜨거운 물이 나올 때까지 물을 흘려보내는 경향이 있는데, 그 물을 모아다가 정원에 물을 주거나, 다른 용도로 쓰라는 것이 첫번째 팁이었고, 두번째는 바로 다음과 같다.
4분 미만의 노래를 선정해서, 그 노래를 부르며 샤워를 하라는거다. 그 노래가 끝나기 전에 샤워를 마치는 것을 목표로! 매일매일 더 일찍 샤워를 끝내는 것을 목표로! ㅎㅎ
샤워할 때는 물소리때문에 이런저런 소리가 안들리기때문에 음악을 틀어놓는다거나 하지는 않는데 - 노래를 불러보며 나의 샤워 시간을 측정해 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다. 이렇게 해서 물을 아낄수만 있다면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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