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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 제약 및 임상 업계 동향 등등

직장생활 - 승진비법

by 반짝이는강 2018. 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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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시간을 들여 작성한 글은 지우기가 아깝다. 그리하여 폐쇄 계획중인 이전 블로그에 2017년 7월 28일에 작성한 글을 가져와 조금 수정을 하였다. 직장에서 승진하고 싶은 분들 - 아마 이십대 중후반 혹은 삼십대 초반이 아닐까 싶은데 - 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올려본다. 


승진을 하였다고 저번 주에 통보를 받았다. 승진이라곤하지만 이번에는 사원이 주임으로 승진하는 것처럼 월급이 조금 오르기는 하지만 하는 일도, 포지션도 변화가 없기때문에, 별 감흥도 없고, 어쩌다보니 어머니에게만 말씀드리고,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항상 승진하고 싶어 안달하던 20대 시절이 있었는데, 승진통보에도 감흥이 없는 이런 날도 오는구나.

 

아무튼, 나의 승진 소식을 알려준 나의 피플 매니져 E가, 나의 프로젝트 팀원중 한 명인 A도 승진을 해야할텐데... 라며 나보고 그녀의 업무성과에 특별한 것이 없느냐고 말을 꺼낸다. A는 내가 이끄는 프로젝트 2개에 팀원으로 속해 있다. 잠깐 생각해보니 나 역시도 A가 일을 잘 한다고 생각하고, 그녀가 잘 되길 바란다. 하지만 정작 그녀가 그 많은 사람들 중에서 광채가 뿜어져 나와 돋보이게 해줄 수 있는데는 그녀보다 비중이 큰 팀원들이 있기때문에 한계가 있었다. 어쩌다 보니 나는 E에게 A의 코칭을 해볼까라고 제안했고, E는 내가 자발적으로 & 흔쾌히 이런 제안을 해준데 대해 고마워했다. 그리하여 뉴질랜드에 있는 A와 전화미팅을 잡았다.  

 

나름 project manager 이기는 하지만, people management는 해본적이 없고, 항상 interpersonal skill이 딸린다고 생각하는 나이기에, 과연 A에게 무슨 말을 해야할지 고민이 되었다. 그리하여 모르는 것이 생기면 하는 일...GOOGLING...을 좀 했다. 

역시나 구글에서는 승진을 하려면 해야하는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의 목록을 나열하고 있었는데, 내가 처음 manager 포지션으로 승진했던 경험과 많이 오버랩되었다. 그래서 직장에서 승진하고 싶어하는 분들을 위하여 또 한편으론 나의 다음 승진을 생각도 좀 해볼겸, 몇 가지만 적어본다.

 

1. 기회가 있는 직장에 다녀야 한다.

그럼 직장을 옮기라는 말이냐고? 회사가 매우 안정적(?)이라 업무의 변화나, 회사 자체의 비지니스 확장이 전혀 기대되지 않고 그래서 당신이 원하는 자리가 날 가능성이 향후 3-5년 안에 0%에 가깝다면, 그리고 당신이 이 기간 안에 승진 하기를 원한다면, 옮겨야 한다.

이것은 나의 직전 이직 시 주된 이유였기도 하다. 직전 회사에서는 최소 2년간 매니져 자리가 난적이 없었고, 그 당시 매니져 중에선 아무도 퇴사할 기미도 안보였고, 호주에서의 비지니스는 적어도 내 눈엔 축소 추세로 보였다. 기타 이유들도 있기는 했지만, 승진 및 성장의 기회가 없다고 판단하고, 회사를 옮겼다. 결론적으론 매우 잘한 선택이었다. 물론, 이직을 하게 되면 옮기려는 회사의 비전 및 성장 가능성을 따지고 살펴보고, 찾아보고, 신중하게 고르고 골라서 잘 해야한다. 상장된 회사로 이직하려는 사람이라면 - 옮기려는 회사의 주가 트렌드도 찾아봐야 한다. 농담 아니고 진짜다. 

 

2. 다음 커리어 골을 정해라.

이게 바로 오늘 아차 싶었던 부분인데, 다음 커리어 골은 새로운 포지션을 시작하자마자 생각해봐야 한다. 한국계 회사에서는 사원, 주임, 대리, 과장, 부장... 이런 순으로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올라가서 이런 생각은 별로 안해보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회사 안에서도 여러 가지 부서가 있고, 부서마다 하는 일도 다르고, 개인의 목표는 정하기 나름이 아닐까 싶다. 호주에서는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승진되는건 junior assistant가 senior assistant 되는 정도에서만 일어나지, 자동 승진은 거의 없다. 그리고 회사 안에서 꼭 수직 이동이 아니라 장기전인 안목을 가지고 수평이동을 하는 것도 고려해보기를 바란다. 

어쨌든, 한줄로 요약하자면, 목표가 있어야 행동도 할 수 있으니, 정확하고 구체적인 목표가 있어야 한다.

 

3. 커리어 골을 매니져에게 알려라.

본인이 승진하고 싶어한다고 말하기 전에는, 아무도 모른다. 혹시나 "내가 대리/과장 되고 싶은걸, 저번 중간 평가때 말 했으니까 내 상사가 내가 원하는걸 이미 잘 알고 있을꺼야." 따위의 생각을 하고 계신다면 진짜로 "순진한 바보구나"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런 말 하는건 당신 뿐 아니라 거의 모든 직속부하이다.  원하는게 있으면 정확하게 여러 번 반복해서 기회가 날 때마다 될 때까지 말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남자들은 이런거 대놓고 잘 하는데, 여자들은 잘 못한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이 여자분이라면 -  승진하고 싶다라고 상사에게 말하는 날을 정해서 달력에 꽂아두길 바란다. 물론 객관적인 이유도 있어야 한다. 


가령 내 경우를 예로 들자면, 지금 회사로 옮기면서 면접을 볼때, 당시 다니던 회사에서 career opportunity 찾을 수 없어서 이직을 결심했고, 이 회사에서 기회를 찾고 싶다고 말했었다. 그리고 입사하고 약 3개월이 지났을때, 직속 상사에게 내가 이직한 이유가 기억나느냐고, 나는 project manager가 되고 싶은데,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느냐고 물었었다. 그런 대화가 있고 나서, 그녀는 기회가 생길 때까지 여러모로 내가 사람들에게 노출될 수 있게 도와주었고, 커리어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실제 기회가 왔을때, 다시 그녀에게 조언을 구했었고, 그녀의 적극적인 도움에 힘입어 승진할 수 있었다.

즉, 커리어 골은 매니져에게 가급적이면 일찍 알리고,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쳥해야한다. 안그럼 아무도 모르고 자동으로 후보에서 제외된다.

 

4. 사교적인 사람이 되자.

회사 전체 미팅이라던가, 부서 미팅, 사교활동, 이런데 적극적으로 참여해야한다. 다른 부서 사람에게도 관심을 가지고 친분을 쌓아야 한다.

가령 "3층 구석 자리에 앉아있는, 아무랑도 말 안하는 그 사람" 이 되면 곤란한 것이다. 아는 사람이 많을수록, 자신에 대해 좋게 말해주는 사람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진다. 회사 입장에서도 회사 안에, 업계에, 네트워킹이 잘 되어있는 사람이 더욱 매력적인건 당연하다. 또한 타 부서나 업계 사람들을 잘 알고 지내면, 새로운 정보나 모르는 분야에 대한 지식도 얻을 수 있다.

현재 다니는 회사에 약 1년 전쯤 입사한 K가 그런 케이스인데, 모든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인사하고 이름을 물어보던 그녀는 입사한지 약 3개월이 되었을때, 자기 집에서 파티를 열어서 적극적인 네트워킹을 했었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한달에 한 번 있는 회사 전체 행사에서 사회를 보기도 했었다. 지금은 회사에 모르는 얼굴이 있으면 모두가 그녀에게 가서 물어볼 정도다. 그녀의 능력도 능력이지만 이런 네트워킹으로 인한 그녀의 중요성은 당연히 엄지척이다.

물론, 모두가 K가 될수는 없지만, 최소한 전체 행사에는 가급적 참여하고, 다른 사람들과도 "Hi How are you today?" "How was your weekend?" 정도는 모두에게 날려야 한다.

 

5. 돋보일 기회를 잡거나 만들라.

A에게 강조한 것 중에 하나가 이것인데, 승진하고 싶으면 다른 사람들에게 내가 누구인지 알려야 하고, 고로 돋보일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부서 전체 미팅이 있을때 혹은 팀 미팅이 있을때 발표를 한다던지, 일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행사라도 행사에 참여하거나 행사주최단으로 활동하라는 말이다. 이 조언에 대해 A는 "그런 기회가 잘 없는거 같아" 라고 했다. 나의 반응은 "A - Nobody creates an opportunity for you. You need to grab it or create it for yourself." 기회를 만드는 몇가지 예를 들자면:

- 업무처리를 하다가 새로운 지식을 발견했다면, 팀 미팅때 그걸 발표한다던지, 이메일로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주자.  다른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을꺼라고 지레 집작하지 마라. 모를 수도 있고, 다들 알고 있어도 발표를 한다거나 팀과 공유한다는 자체에 의미가 있는거다. 이런걸 하기 전에 반드시 당신의 상사에게 이런 내용을 발표하면 어떨지, 상의하고 조언을 구하는 형식을 취하는게 좋다. 이메일이라면 cc를 넣도록.

 - 회사에서 volunteer 를 찾는 행사가 있다면 무조건 손을 든다. 손을 들어도 안뽑힐 확률 90%다. 되면 하면되고, 안되더라도 당신은 회사에 대한 당신의 충성 및 참여의지를 보여준게 된다.

 

6. 멘토를 찾아라.

멘토를 직접 찾을 수도 있지만, 내가 A에게 준 조언은 A의 people manager에게 멘토가 필요하니 찾아달라고 요청하라고 조언했다. 이렇게 하면 A의 people manager는 A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 기억하게 되고, 도와줄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되기때문이다. 또한 앞으로도 도와주려고 노력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뭘 하든간에, 회사 안에서 하는 일은 반드시 직속 상사에게 알리고 동의나 조언을 구하는게 좋다. 바꿔서 생각하자면, 당신이 상사인데 부하직원이 당신 모르게 멘토를 찾아서 멘토링을 하고 있었다는걸 발견하면 엿먹은 기분이 되지 않겠나.

대화 도중 A는 나에게 멘토가 되어줄 수 없느냐고 했었는데, 나는 지속적인 멘토링을  위해서는 A의 매니져에게 요청을 해서 A의 매니저가 나에게 공식적으로 요청해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답변을 주었다. 물론 내가 A의 멘토링을 할 수 있지만 A가 뉴질랜드에 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호주에 있는 나보다는 A와 얼굴을 마주할 수 있고 뉴질랜드 사무실에서 A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더 좋을수 있다고 말해주었다. 

물론 멘토링을 받고 싶은 상대를 마음속에 정해놓고, 매니져의 답을 그쪽으로 유도하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겠다. 멘토를 가지는 것은 업무나 커리어에 대해 조언을 얻는 한가지 방법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거기에 더해 당신의 향후 승진에 대해 우호적인 편에 서줄 사람을 하나 더 두는 것과 같다.

 

Asian인 A는 나의 조언이 정말 도움이 되었다며 고마워했다. 대략 1시간 정도에 걸친 A와의 대화는 9월 경에 progress review 를 하기로 하면서 끝이 났다. 과연 A는 원하는 포지션으로 갈 수 있을까?


원하는게 있으면 기회는 본인이 만들어야 한다는걸 명심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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