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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 제약 및 임상 업계 동향 등등

정리해고?

by 반짝이는강 2023.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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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light saving을 하지 않는 퀸즐랜드에 살기때문에 - 요즘 시드니 멜번 사람들이 일과를 시작하는 8시 (나의 7시)가 되면 종종이 아니고... 자주 아침부터 회사 메신저로 메세지가 날아온다. 아침 7시가 되어야 꾸역꾸역 일어나는 나에게는 아침 댓바람부터 날아오는 메세지가 달갑지 않지만... 그래도 꾸역꾸역 눈을 부비며 메세지 오는 소리에 잠을 깨고는 한다. 오늘도 그런 날 중 하루. 
 

Hello!  My role level will be upgraded to a Director level, thus I have been made redundant effective December 31st.  I have appreciated our working together and I would value if you could provide me a recommendation on LinkedIn.  If yes, I will send you a notification through LinkedIn.

 
이건 좀 잠이 확 깨는 메세지.
뭐..............??
 
2023년을 지나는 동안 직전 회사의 나의 상사가 정리해고 당한 것도 봤기는 하긴 하지만... 이번에는 내가 <현재> 몸담고 있는 곳이기도 하고, 나도 AD level 인지라 느껴지는 강도가 훨씬 강했다. 그리고...이유야 어찌됐던간에 회사의 general manager가 퇴사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요즘 회사는 비용절감에 사활을 거는 중이라는걸 빤히 알기에...
 
만년 신입사원이나 대리 과장도 속상하지만... 위로 올라간다고 꼭 좋은 것만은 아닌 것이 꼭 자기가 한 일이 아니거나, 자기 통제안에 있지 않은 일들도 <제 잘못입니다>하고 책임져야 하고, 해도해도 끝이 없게 일도 많고 (물론 그 모든걸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간에 나몰라라 하는 분들도 왕왕 있기는 함), 위에서는 오는 중압감에, 밑에서 치고 오르려는 사람들에... 편한 날이 없는듯. 게다가 높은 임금 덕분(?)에 이렇게 어느날 갑자기 정리해고 대상이 될수도 있다...
 
예전에 호주 CRA 중에 자기는 Senior CRA로 정도로 아주 만족하며, 스트레스는 적당한 정도로만 받고, 유연한 근무시간을 누리면서 틈날때마다 부동산 보러다니며 부동산 투자로 더 많은 소득을 올린다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이 진정 승자인지도...가 아니라 진정 승자인듯. 
 
그나저나 아침에 메세지를 보낸 L은 좀 딱한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한편으론 그녀의 role이 굳이 director일 필요가 없다는 회사의 판단에 꽤나 많이 수긍이 된다.... 이 role은 Senior manager도 충분히 높음... 게다가 이건 아웃소싱이 가능한 혹은 더 나을수도 있는 영역임.
난 그리 친한 상대도 아니고, 상대의 시간은 고려하지 않고 아침 댓바람 (그녀 시간으로 8시, 내 시간으로 7시)부터 메세지를 보낸게 좀 못마땅... 
내 이름 발음을 못해서 일부러 안부르는걸 일부러 따로 지적한 적이 있는데, 그 날 딱 한 번 노력하더니 그 후로 말짱 도루묵. 오늘도 메세지를 copy & paste해서 여러 사람에게 동시다발적으로 보낸게 이해는 되지만, 내 이름을 타이핑하는 고착 몇 초의 수고도 생략했기에 (cannot be bothered??) 내가 굳이 공개적으로 링크드인에다가 추천글을 써야하는지는 잘 모르겠음...
링크드인 커텍션도 오늘 날라옴.... 
그래서 당연히 서포트 하겠다고 답신했지만 (이 정도면 나도 예의상 내 할도리는 했음), 그냥 제낄까 함. 
 
참고로.... L은 전에 5명 정도가 들어온 2시간짜리 미팅에서 영어권의 이름을 가진 R은 십여회 이상 그 이름을 불렀지만, 그 외 나를 포함한 아시아인 4명의 이름은 무얼해도 한 번도 이름을 부르지 않음. 의도적으로 부르지 않았거나, 회피한 것이 너무나 뻔해서 따로 불러 이에 대해 피드백을 준적이 있고... 그녀는 이름을 잘못발음할까봐 거기에 대한 걱정때문에 이름을 부르지 않았다고 인정하며 앞으로 노력하마... 라고 했었음...but  그 후에도 그녀와 만나기도 했고 미팅도 함께 들어가고는 했지만, 그녀가 노력했다고 느끼지는 못했음. 피드백을 줬는데도 그래서, 나도 포기하기도 했지만, 매번 투명인간 취급받는 느낌이라 아주 불쾌했었음. 
그녀가 진행한 세션에 대한 공식 피드백 요청에도 <embrace diversity & inclusion>가 필요하다고 피드백을 준적이 있음...
이 예에서 보듯이 아시안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부족한 그녀가… 이렇게 아시아인 비중이 높은 일터에서 롱런 하기는 좀 힘들지 않았을까 싶기는 하다…. 

이렇게 생각하는 내가 냉정한지도 모르겠지만... 세상은 냉정하고….인간관계는 주고받는 것이며,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곱고.... 평소에 모두에게 잘 해야하는 것. 

큰아버지 살아생전에 우리가 어릴때부터 줄곧 하시던 말씀이, 항상 먼저 인사하고, 상대의 호칭을 정확히 부르라 하셨는데 - 사촌 오빠들이 모두 사업가가 되었고, 사업도 잘 되고 있는건 큰아버지의 이런 기본자세에 대한 가르침(?) 덕분이 큰 듯. 
 
그리고 AI가 날로 진보하는 요즘... 직장생활을 앞으로도 오랫동안 잘 헤쳐나가려면 끊임없이 소통하고 배우며 나만의 엣지를 갖추어야겠다. 
 
12월 들어 <돈의 속성> 을 읽는 중인데 - 거기에 나의 독립기념일은 언제인가? 하는 단락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passive income이 근로소득을 넘어서는 날이라고 나온다. 그러면 더이상 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게 아니라, 내가 주도적으로 일을 할지 말지 정할 수 있고, 내가 원하는대로 시간을 쓸 수 있다고 말이다. 뭔가 단순하면서도 눈이 번쩍 뜨였달까... 
이전 직장의 두 보스처럼 돈을 떠나서 정리해고를 당하든, 70이 가까운 나이까지 일을 하든 (두 분은 모두 재력가임) - 돈에 연연하지 않고, 나의 의지대로 주도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오늘도 횡성수설. Good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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