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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 제약 및 임상 업계 동향 등등

임상연구와 커리어

by 반짝이는강 2018.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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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블로그에서 어느 분이 블로그에 댓글로, CRA (Clinical Research Associate)에 관심이 있고, 임상연구 분야에서 일하고 싶고 어떤 일을 하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알고 싶다고 한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그 분이 주신 질문에 대해서는 이메일로 따로 답변을 드렸었고, 그 중 일부분은 혹여 신약 개발 등과 관련된 임상연구 분야에 관심이 있는 분이 있을까 하여 블로그에 옮겨두었다가, 당시의 그 글을 그냥 지우기는 아까운 마음이 들어서 조금 각색하여 현재의 블로그로 옮겨왔습니다. 2017년 10월 27일 최초 작성하였고, 2018년 6월 3일 수정하여 올립니다.




신약이나 새로운 의료기기가 허가받고 출시가 되려면 반드시 임상시험을 거쳐야 합니다. 임상시험은 신약이나 의료기기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질병 진단방법, 평가방법을 도입할때도 임상시험을 거쳐서 그 정확성을 검색하기도 합니다. 가령 새로운 치매평가 방법이라던가, 특정 유전자 변이나 생체표지자 (biomarker)와 질병의 상관관계 연구 등이 그런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러 임상시험 중에서도 가장 활발히 진행되고 건수도 많은 신약개발 임상을 위주로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연구소나 제약회사의 실험실에서 신약후보물질을 탐색해서 가능성이 있는 것들은 동물실험을 하게 되고, 그 후 어느정도 확신이 서면, 사람을 대상으로 안전성 및 효과를 검증하는 단계로 넘어가게 됩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연구는 1/2/3상으로 나눕니다. 1상 임상은 보통 10-20 명 정도의 사람을 대상으로 안전한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는데 포커스를 두고 진행합니다. 물론 효과 면에서도 가능성이 있는지도 살펴보죠. 연구계획에 따라서는 용량을 점차적으로 증가시키는 1상 임상도 있고, 투여간격을 달리해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1상 임상은 보통 약이 인체에 어떻게 흡수/대사/배설 되는지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한 약동학적 약력학적 혈액 샘플 채취가 많습니다. 

1상 임상시험의 결과가 긍정적이면 약 100-200명 정도를 대상으로 하는 2상 임상으로 넘어갑니다. 2상은 효과에 대해 좀 더 집중하게 됩니다. 물론 안전성 정보 수집에도 관심을 가지고요. 1상 임상시험과 2, 3상 임상시험의 큰 차이점 중 하나라면, 1상 임상시험은 항암제가 아니고서는,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도 많은데요, 2, 3상 임상시험은 99.9% 진짜 환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그래야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 알아볼 수 있으니까요. 

2상 임상시험 결과도 긍정적인 경우에는 3상 임상으로 넘어갑니다. 3상 임상시험은 일반적으로는 500-1500 명 정도를 대상으로 하고, 여러 국가 및 기관에서 동시에 진행합니다. 3상 임상시험의 1차적인 목표는 효과검증입니다. 

신약 후보 물질은 임상시험을 통해 안전성과 효과가 입증되면, 각국의 허가 기관에서 허가를 받고, 본격적으로 시판을 하게 됩니다. 그 후 약의 종류 및 허가 조건에 따라 PMS (Post marketing surveillance)라고 시판후 안전성 조사를 계속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간단하게 그림으로 요약해 놓은게 있네요.


임상연구


  

임상연구를 진행할 때는, 보통은 신약후보물질을 소유하고 있는 회사의 research head가 임상연구의 큰 방향을 제시하고 그에따라 임상연구를 디자인하게 됩니다. Research head는 보통 medical doctor입니다. 임상연구를 진행하기로 결정이 되면, medical doctor, 통계전문가, project manager 등이 축이 되어서 가정(hypnosis)을 토대로, 기대되는 효과 (hazard ratio 맟 p value) 를 증명하는데 필요한 샘플 수, 기간, 효과를 입증하는데 필요한 검사 등과 같은 세부사항을 기술하는 연구계획서를 작성합니다. 임상연구 자체는 해당물질을 소유하고 있는 회사가 직접 진행하는 경우도 있고, 임상연구수탁 전문회사 (CRO)와 계약을 맺고 진행하기도 합니다. 임상연구를 진행하는데 필요한 혈액검사나 영상 결과 분석, 약물불출 시스템, 자료수집 시스템 등은 임상연구를 진행하는 회사가 해당 업무 전문회사에 수탁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레 표는 일반 임상시험 진행 순서에 대한 대략적인 감을 잡고싶은 분에게는 도움이 될 것 같아 가져와 봤습니다. 다만 아래 표는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점 참고하시고 보셔요. 의뢰자 주도 임상시험에서는 아래 표에서 PI/CRC로 표기된 부분 중 상당 부분이 Sponsor/ CRO로 바뀌게 됩니다. 

임상연구


임상연구는 한 국가에서만 진행되는 경우도 있고, 여러 국가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경우도 있어요. 그래서 이를 총괄하는 축인 clinical trial team 을 정하게 됩니다. 여기에는 medical doctor, project manager, data manager, statistician에다가 좀 더 넓게는 각각의 분야별 PM (가령 lab, imaging, PRO 등등)이 포함됩니다. 별도로 전체적인 방향을 제시하거나 feedback 제공 혹은 medical decision을 내리는 steering committee가 있는 경우도 있는데, 이 그룹은 보통 의사와 통계학자로 구성됩니다


 

일단 이렇게 임상연구 계획이 수립되면, operation 쪽에서는 임상연구를 진행할 나라 별로 팀을 구성하게 됩니다. Regional or country project manager를 주축으로 CRA  CTA/CTC 로 구성이 되요. 회사에 따라 연구 시작시에 혹은 연구 진행 내내 식약처와 같은 regulatory authority submission 및 IRB/IEC submissinon 그리고 연구 계약서 체결 및 관리를 해주는 팀원이 별도로 있기도 합니다. PM (회사에 따라 CPM, CTM, PM 등으로 불림) 은 본사 및 각각의 나라에 있는 팀원들과의 communication 및 연구 진행 전략 제시, overall quality and compliance (연구가 계획서대로 잘 진행되는지, 모니터링은 잘 진행되는지, data는 잘 입력이 되는지, 등등), CRA training, protocol/protocol specific manual writing & review, performance (임상연구 개시, 환자등록, database lock, 임상연구 종료 등) 관리 등등을 담당합니다.  

임상연구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임상시험 계획서와 환자 동의서를 비롯한 특정 문서들을 IRB 혹은 ethics committee 및 정부 기관 (한국의 경우에는 식약처) 에 제출해서 사전승인을 받아야 하고, 병원과 임상연구 진행에 대한 계약서도 작성해야 합니다. 회사에 따라 CRA가 이 업무를 함께 하는 경우도 있고, 별도의 start up specialist가 이 업무를 전담하는 경우도 있어요. CRO에서는 업무를 세분화하는 경향이 강하고, 보통은 site start up specialist가 진행합니다. 제약회사의 경우에는 회사의 규모에 따라 CRA가 이 업무들을 하는 경우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업무를 해보는 것이 추후에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는거 같아요. 

 

CRA는 임상시험을 담당하는 병원과 communication  monitoring이 주된 업무입니다. 회사에따라 다르겠지만 보통은 40-60% 정도의 업무가 monitoring인데요,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병원에서, 연구계획서 및 기타 manual 그리고 GCP (good clinical practice) 및 해당 국가의 법규에 따라 임상연구를 진행하고 있는지, 데이타가 증례기록지에 정확히 입력이 되고 있는지, 임상연구약은 정확히 불출이 되었는지 등을 확인하는 일입니다. 그렇다보니 모니터링을 하게 되면 보통 80% 이상의 시간을 Medical chart review를 하고 case report form을 확인하는데 보내게 됩니다. 그래서 이런 업무에 친숙한 간호사가 CRA로 많이 활동 중이고, 선호되죠. 그 외에도 임상연구를 진행할 기관 선정을 위한 feasibility visit, 임상연구 개시/종료 방문, monitoring visit 중간에 site와의 communication  site training, remote case report form review, other database review (가령 혈액샘플이 모두 중앙 연구소에 보내셨는지, CT/MRI 스캔이 이미지 분석회사로 보내졌는지, query는 없는지), site level document review 등을 하게 됩니다. 예상하셨겠지만 CRA 외근이 상당히 많습니다. 한국에서는 외근 비중이 높아도 대부분은 서울 및 경기도 안에 있으므로 육체적으로나 work & life balance 측면에서 부담이 크지 않지만, 땅덩이가 큰 나라에서는 travel requirement 에서 오는 육체적, 정신적 피로 그리고 육아 및 개인 생활때문에 CRA를 포기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CTA/CRC에게는 회사에 따라 다양한 업무가 주어지는데요. Site binder set up (printing), payment (기관에 지급해야할 연구비 산정 및 지급요청서 작성), logistics management (임상연구 진행과 관련된 물품 수출입 및 통관 허가 관리), other administrative task (연구 관련 문서 관리, 연구자 미팅 혹은 대내외 미팅 준비, 안전성 보고서를 기관에 송부 및 제출 등)가 주어지고, 회사에 따라 PM assisting 업무를 함께 맡기기도 합니다

 

임상연구를 진행하는 병원에서는 책임연구자 (Principal investigator)를 필두로 보통 최소 1명 이상의 연구자 (sub-investigator 라고도 하죠) 들이 있고, 반드시 1명 이상의 study coordinator가 있습니다. Study coordinator는 간호사인 경우가 많은데 반드시 그래야하는 것은 아닙니다. 호주에서는 간호사가 아닌 study coordinator도 종종 있더라구요. DM lead 하다가 study coordinator로 전향하신 분도 있었고, Economics 전공하고 study coordinator 하시는 분도 있었어요. 다만 간호나 의학적 배경지식이 있으면 업무를 하기는 훨씬 수월할껍니다. Study coordinator 실제 환자의 방문을 스케쥴링하고, 필요한 검사 예약, 환자와의 interaction, 더러는 혈액검체 채취, 소규모의 클리닉인 경우 임상시험약 투약 (IV, IM인 경우), central lab 으로의 샘플발송, 데이타 입력 등을 담당합니다. 기관에 따라서는 ethics 혹은 IRB submission 업무를 study coordinator가 병행하는 경우도 있고, 이 업무만 담당하는 사람이 별도로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에는, IRB submission 업무를 연구간호사가 병행하는 경우가 절반 이상일꺼에요


그 외에도 제약회사나 CRO의 임상부서에는 GCP 관련 질문들을 응답해주고, 규정 및 법 등의 변화에 대해 가이드를 해주며, audit을 진행하기도 하는 Quality manager가 있습니다. Quality manager 혹은 auditor는 CRA 경험이 3-5년 이상 있는 분 혹은 CPM 경험이 있는 분이 거의 대부분입니다. CRA의 수가 많은 회사라면, CRA의 업무 분배 및 people management를 하는 CRA manager가 따로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통계전문가는, 일단 통계를 전공하신 분이 대부분입니다. 통계 전문가가 필요한 때는 크게 연구계획서 작성시와 연구 결과 분석시로 제한이 됩니다. 즉, 통계전문가는 연구 진행 내내 항시 필요한건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래서 통계전문가는 제약회사의 경우에는 본사에만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CRO의 경우 국내에 통계전문가를 두고 있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흔한 것은 아니며, 그 수가 많지 않은걸로 알고 있습니다. 

Data manager는 연구계획서에 따라 증례기록지를 디자인하고, 데이타 입력 가이드라인 작성, 입력된 데이타 리뷰 및 관리 업무를 담당합니다. 다만, data manager는 한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제약회사에는 있을지 모르겠으나, 국내에 DM을 두고 있는 다국적 제약회사나 CRO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인터넷만 되면 (설사 종이 증례기록지를 쓴다하더라도) 전세계 어디서든 data management 업무를 할 수 있으니 회사 입장에서는 인건비가 싼 곳에 DM을 두는 것이 이득이겠죠. 그리고 증례기록지는 대부분 영어이므로 영어를 쓰거나 혹은 영어를 잘 하는 나라에 DM을 둡니다. 고로 한국은 메리트가 없는 지역이죠. 참고로 호주는 영어를  쓰는 나라라 한 10년쯤 전에는 호주에 DM 부서가 있는 제약회사나 CRO들이 꽤 있었는데, 인건비가 오르면서 거의 모든 회사에서 부서가 해산되고 없어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요즘 DM 부서는 인도나 중국 혹은 남아메리카에 위치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더군요. 이런 경향은 CRO의 CPM 채용 동향에서도 나타납니다. CRO CPM 이라면 APAC 지역안에 있는 나라들 전체를 관리하는 경우가 많은데, 똑같은 채용 공고를 다른 나라에는 내도 호주는 쏙 빼놓는 경우가 자주 보이더라구요. 다른 나라에 비해 인건비가 비싼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닌거 같습니다. 


여기까지가 제가 직접적으로 해보았거나, 대면하는 role 및 업무들입니다. 그 외에도 제약회사라면 회사 안에 전임상과 관련된 포지션이나, regulatory submission, pharmacovigilance, 마케팅과 관련된 포지션들도 있습니다. CRO 라면 CRA trainer나 Business development position 등도 있구요. 


전에는 (한국에서는) CRA로 바로 career를 시작하는 분들도 있었는데, 요즘은 어딜가나 그런 경우는 드문거 같고 보통은 study coordinator 혹은 CTA/ CTC로 시작한 후 CRA가 되는 경우가 더 많은거 같습니다. 한국에는 가끔 CRA intern으로 시작하거나 CRA bridging program을 통하여 간접적인 경험을 쌓은 후 CRA가 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어요. 퀸타일즈 (이제는 IQVIA)와 PRA가 이런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보기도 했고, 듣기도 했어요. 마지막으로 CRA라는 직업에 대한 공감되는 재미있는 그림이 있어 가져와 봤습니다.

 

그럼 Clinical research 쪽으로의 취업에 관심있는 분들 - 화이팅 하시고요. 궁금한게 있으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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