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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 제약 및 임상 업계 동향 등등

전세계 암 발생 순위 그리고 임상시험

by 반짝이는강 2018.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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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암 발생 빈도 및 암으로 인한 사망
요즘 회사에는 암 치료제 임상연구가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처음에는 가장 가능성 (+ 시장성) 높아보이는 적응증 (=암종류)에 임상시험을 해보고, 이게 효과가 있다고 하면 그 다음 가능성이 높은 적응증으로 임상시험을 확대한다. 제약회사들이 가장 관심있어 하는 암 종류는 아무래도 발생 빈도가 높으면서, 아직 이렇다 할 만한 치료제고, 그래서 사망률이 높은 암이다. 


WHO (World Health Organization, 세계 보건 기구)에 따르면 2018년 약 960 만명이 으로 사망하며, 암은 전 세계 모든 사망의 원인 중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좀 더 쉬운 비유를 하자면 전 세계적으로 6 명 중 1명이 암으로 사망한다. (출처: WHO


2018년 현재 전 세계적으로 발생빈도가 높은 암의 순위는 다음과 같다. (출처: WHO

  1. 폐암
  2. 유방암
  3. 결장직장암 (=대장암)
  4. 전립선암
  5. 피부암
  6. 위암


전세계적으로 암으로 인한 총 사망을 건수 순위는 다음과 같다. 이는 해당 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다기보다 (높은 것도 있지만), 워낙 총 발생건수가 많아서 높은 순위에 있는 것도 있으니 특별한 의미는 없는 단순 순위임을 감안하시길 바란다. 


  1. 폐암
  2. 결장직장암
  3. 위암
  4. 간암
  5. 유방암  


한국의 연령별 주요 사망원인 및 암, 그리고 자살

참고로 곁들여 한국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16년 한국의 10대 사망원인은 다음과 같다. 예상했던 대로 암이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통계청 자료를 조금 더 자세히 읽어보면, 암은 1-9세의 소아 그리고 40대 이상 인구에서만 사망원인 1위이고, 10-39세의 사망 원인 1위는 자살이다. 이 연령에서 인구 10만 명 당 자살 빈도는 10-19세에세 4.9명, 20-29세에서 16.4 명, 30-39세에서 24.6 명이다. 40-59세에서 자살은 사망원인 2위이다. 


자살이 한국의 사회문제 중 하나인 것은 알고 있었지만 사망률 1위를 차지 할 정도로 한 창 아름다운 나이에 죽을 결심을 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에 놀랐고, 그런 현실을 바꾸기가 녹록치 않음을 알기에 서글픈 생각이 든다. 

사망원인 통계



암 발생은 인종, 국가, 지역, 문화별로 차이가 있는데, 비교 삼아 곁들이자면 2015년의 한국의 암 발생 순위가 궁금하다면 아래 글을 참고하시라. 참고로 한국에서 가장 빈번한 암은 위암이다. 




폐암 그리고 임상시험
전세계적으로 발생 빈도 면에서나 사망 건수면에서 모두 1위를 차지 하고 있는 것은 폐암이다. 자연히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제약회사 입장에서는 이왕이면 총 환자 수가 많고, 여전히 사망 건수도 많은 암에 대한 치료제를 먼저 개발하고 싶어한다. 그래서 전체 임상시험 중에서 폐암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상당수를 차지한다.  


폐암의 종류

폐암은 크게 소세포폐암 - small cell lung cancer과 비소세포폐암, non-small cell lung cancer으로 나누는데, 99% 흡연과 관련이 있는 소세포 폐암의 경우 전체 폐암의 약 15%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흡연 비율이 높은 한국의 데이타는 이보다 높을 수 수 있음), 비소세포폐암은 전체 폐암의 대부분인 85% 이상을 차지한다. 고로 자연히 소세포폐암 임상시험보다는 비소세포폐암 임상시험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다. 2018년 10월 중순 현재 www.clinicaltrials.gov에 등록된 총 폐암 임상연구수는 6504개 이고, 그 중 소세포폐암 연구수는 783개 인데 반해, 비-소세포폐암의 임상연구수는 4394개로 현저히 더 많다. 


소세포폐암 

이러한 결과때문인지 소세표폐암은, 최근 수십년 동안 항암치료에 있어 큰 변화가 없었다. 게다가 미국 (미국 사정은 잘 모르므로)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건강보험에 쓰는 돈을 거의 전부 세금으로 충당하는데, 세금을 내는 대중들은 흡연으로 인해 발생한 소세포폐암에 대해서는 인과응보라고 생각하는 경항이 있기때문인지 소세포폐암 치료제에 돈을 쓰는걸 아깝게 생각하는 심리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즉, 제약회사 입장에서는 약을 개발하더라도 약가받기가 어려워서 사업성이 낮지 않았을까 말이다. 어쨌든 전이가 된 소세포폐암 (ED-SCLC)의 표준 항암치료요법은 수십년째 바뀌지 않았었는데 얼마전 World Lung Cancer Conference 에서 발표된 Impower 133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기존의 1차 항암치료요법인 에토포시드 (etoposide) + 카보플라틴 혹은 시스플라틴 (carboplatin or cisplatin)에다가 아테졸리주맙 (atesolizumab, 로슈의 타센트릭, Tecentriq 으로 판매됨)을 추가하는 것으로 바뀔지도 모르겠다. 


비소세포폐암의 종류

비소세표폐암은 다시 크게 adenocarcinoma (한국어로는 선암?), squamous cell carcinoma (기도 표면을 덮고 있는 납작한 세포에서 발생하므로 편평상피암), large cell carcinoma (대세포암) 로 나눈다. 셋 중에서는  Adenocarcinoma가 가장 빈번하다. 가끔 암세포가 분화 및 발달을 덜 한상태라면 undifferentiated non-small cell lung cancer 라고 하기도 한다.  (출처: Cancer Research UK)



폐암 임상시험 

다시 임상시험으로 돌아와서 - 진행 예정이거나, 진행중이거나, 종료되었거나 등등 모든 상태 및 종류의 임상시험으로 봤을때 폐암 임상시험이 가장 활발한 곳은 역시 총 3247건이 등록되어있는 미국이고, 그 다음 유럽과 중국이다. 한국에는 총 444건의 폐암 임상시험이 등록되어 있다. 


전세계 폐암 임상시험


여기서 early phase, 1/2/3상 (4상 제외), interventional, industry sponsored 만 살펴봤더니 미국은 총 숫자가 3247에서 1464로, 한국은 444에서 294건으로 약 절반 정도로 줄어들고, 중국의 경우 784 에서 242로 (위 아래 그림에서 중국대륙에 적힌 숫자는 중국, 대만, 한국, 홍콩을 포함하는 동아시아 숫자임) 급감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특이하게 호주 (아마 뉴질랜드 포함)는 256에서 220으로 별 차이가 없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아마 연구자 주도, 혹은 정부 주도 과제의 수가 그만큼 적다는 것을 반증하는게 아닐까 싶다. 즉 - 호주의 임상시험은 제약회사 주도의 임상시험이 대부분이라는 말이다. 러시아와 중동에서도 비슷한 추세를 보이는걸로 봐선, 거기서도 정부나 대학 혹은 연구자 주도의 임상시험은 별로 없다고 봐도 될 것 같다. 


전세계 폐암 임상시험


마지막으로 위의 조건에다가 현재 등록중이거나 등록 시작 전인 임상시험으로만 범위를 더 좁혀보았다.  한국에는 약 73건, 호주에는 63건의 폐암 임상시험이 등록중이거나, 등록 시작 예정이다. 

2018년 현재  한국의 인구는 전세계에서 27위로 약 5천 110만 명이고, 호주는 54위로 2천 470만명 남짓이다. (출처: Worldometers)  인구가 많다고 임상시험 숫자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한국에서 진행되는 상당수의 임상시험이 국내 제약회사의 주도로 이루어지고 (한국 제약회사가 호주에서의 임상시험 진행하는 것은 조금 드뭄), 호주에서 진행하는 임상시험의 대부분이 호주 이외의 국가에서 의뢰된 것임을 감안한다면, 임상시험 진행 국가로 한국보다 호주가 더 선호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왜 그럴까? 


전세계 폐암 임상시험 수



임상시험 진행에 호주가 선호되는 이유

많은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호주에서 임상시험 하기를 선호하는데는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지 않을까.

  1. 영어 (언어장벽이 없음)
  2. 규제가 덜함 (임상시험을 진행하려면 대부분의 나라에서 신청/심사 후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호주는 TGA에 통보만 하면 된다.) 
  3. Private clinic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경우 아주 빠르게 시작할 수 있음. 
  4. 영향력 있는 연구자가 많음 - 각분야에서 영향력 있는 의사 및 연구자는 제약회사 본사 사람들에게 직접 연락해서, 혹은 컨퍼런스에서 만나 잠깐의 잡담 끝에 임상시험을 호주로 따오는 (?) 경우도 있다. 이게... 소셜스킬 (사교성이라고 해야하나..)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회사 입장에서는 영향력 있는 연구자는 마케팅을 위해 연구 끝나고도 매우 소중하다. 
  5. 호주 제약시장 마켓이 크다. 다국적 제약회사에서 보통 호주에서의 매출은 전체 10위 안에 든다.  
  6. 호주는 초기임상 (early phase)에 강하다. 
  7. 요즘 중국 회사들이 호주에서 임상시험을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데, 중국에서 볼때 시차가 거의 없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한다. (중국 바이오텍 고위 간부의 말) 


한국에서 임상시험 진행의 장점
내 경험 및 기타 사람들의 의견을 종합해 볼때 한국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할 때의 장점은...

  1. 환자등록이 잘 됨 (인구밀집도가 높기때문이다. 하지만 등록이 잘 안되는 때도 있다. )
  2. 전체 비용을 생각해보면 여전히 매력적임. 
  3. High quality (상당히 주관적인 것이지만 PM 하는 내 눈에는 한국은 특별한 이슈가 없는 편에 속하는 나라이고 데이터도 신뢰할 수 있다.)
  4. 해당 시험약을 한국 시장에 나중에 등록하려면 한국인 데이타가 필요하기때문에 한국에 마케팅 계획이 있다면 반드시 포함해야함. 
  5. 병리과, 약제부, 방사선과 등등등 모든게 한 병원 안에 있어서 효율적임.
  6. 마지막으로... 좋은건지 서글픈건지 한국 연구간호사들도, CRA들도 일을 아주 열심히 해서 마감기한을 거의 항상 맞춤.  


음........ 호주에서 일한 기간이 더 많아지다 보니, 이런 저런 면들을 비교하게 되는거 같은데, 오늘은 여기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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