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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살이/일상생활

호주에서 교정하기 1

by 반짝이는강 2018. 5.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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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을 하게 된 동기 및 사설

내가 어렸을 적에는 교정을 하는 친구들이 몇몇 있기는 했지만 그리 흔한 풍경은 아니었었다. 내 주관적인 기억에 따르면 의외로 대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다가 이십대 중반쯤에 교정을 시작하는 친구들이 꽤나 있었다. 그때만 해도 친구들이 왜 교정을 하나 - 의아하게 생각했었고, 내 치열은 썩 괜찮은 편 (?) 이라고 생각하교 교정을 할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었다. 그러다 삼십대가 되었고 호주에 와서 살다가 어느 날, 집에서 만든 피자를 먹다가 어금니가 깨져서 떨어져 나가는 일이 한 번 있었다. 처음엔 피자에 왜 돌이 들어가 있나 라고 생각했었더랬다. 알고보니 그것은 나의 어금니가 깨져나간 것이었다...!!! 그때 그 사건은 내게 곧장 사보험을 들도록 했고, 나는 한동안 시드니에서 좋은 치과선생님 찾아 헤맸었다.

그 사건이 있자마자 당장 치과에 가야해서 - 당시 사보험을 들어야하기도 했고 (만 31세가 넘은 영주권자는 호주에 와서 영주권자로 살게 된 시점으로부터 1년 이내에 사보험에 가입해야 Lifetime Health Cover loading 을 피할 수 있다) -  BUPA에 가입을 했다. 사보험에 가입하고 보험으로 클레임을 하려면 항목별로 다르기는 하지만 보통 2~6개월 정도 waiting period가 있는데 그때 내가 가입하는 상품은 프로모션 중이라 waiting period 를 면제받고, 기압하자마자 치과에 가서 혜택을 볼 수 있었다. 

처음 갔던 치과는 직장동료의 추천을 받아 갔던 Chatswood에 있던 치과였는데, 내 치아를 봐주신 분은 - 그 치과의 간판 치과의사분이 아니라 - 불행히도 그 날 그 치과에서 처음 진료를 시작한 분이셨다. 깨진 어금니 치료가 급했기때문에 일단 그 분한테 먼저 치료를 받았지만, 그 다음 방문에서는 같은 클리닉의 다른 분으로 치과 의사를 변경했다. 그 후 레진으로 덮은 치아의 면이 다른 치아와 교합이 잘 맞지않았었는지 한동안 불편함이 이어져서 - 검색에 검색 끝에 집 가까이에 있는 다른 치과에 가게 되었다. 그때 그 분은 지금까지도 내가 계속 따라다니고 있다. 마음에 들고 신뢰가는 치과선생님 찾기가 생각보다 어려운 것을 감안하면, 지금은 따라다니는 치과 선생님이 있으니 참으로 다행이다. 


다시 교정으로 돌아가자면 - 최근 3-4년 사이에 이가 조금씩 움직여서 약간 어슷해진 치아들이 점점 더 잘 맞지않게 되어간다는 느낌이 들기시작했다. 그리하여 교정을 해야겠다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일단 내가 계속 다니던 치과에도 여러 치과의사가 있고 그 중에 교정을 주로 본다는 분이 있어서 그 분에게 상담을 받기도 했지만 그 분은 교정전문의가 아니라 마음을 접었다.  그나저나 전문의인지 어떻게 아느냐구요?


호주 의료인의 자격 및 면허 조회해보기 
한국도 이런게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호주에서는 Australian Health Practitioner Regulation Agency (https://www.ahpra.gov.au/)에 들어가서 이름과 어떤 분야인지, 그리고 지역 (NSW 하는 식으로...)을 입력해서 검색하면, 해당 의사에 대한 꽤나 자세한 정보를 열람할 수 있다. 가령 아래의 정보들이 포함된다:

  • 의사의 성별 
  • 사용가능한 언어 - 가령 한국어를 할 수 있는 의사분은 Korean 이라고 표시되어있다. 
  • Qualification - BS, MS, PhD 등 최종 학위 및 취득 년도가 표시된다
  • 일하는 곳 (Principal place of Practice) - 호주 의사들은 보통 2-3곳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에 주의하기를. 
  • 면허 상세 사항 
      1. 면허 종류 -교정 전문의믄 Orthodontist 라고 표시가 된다
      2. 면허 번호
      3. 면허 최초 취득일
      4. 현재 면허 상태 - 호주에서 의료계 면허는 한국처럼 한번 의사면 평생 의사 이런거 아니고 면허 종류에 따라 몇년에 한번씩 갱신해야한다. 
      5. 면허 조건
      6. Endorsement - 해당 의사가 해당 분야에 출중한 능력/지식등이 있다고 판단되면 해당 의료위원회에서 endorsement를 줄 수 있고 여기에 표기된다. 
      7. 특이사항 (Notation) - 범죄기록, 부적절한 의료행위 기록등이 여기에 포함되어있다.


인비저라인

처음에는 인비저라인 (Invisalign)을 알아봤었다. 인비저라인은 아래 사진처럼 투명한 교정틀을 끼는 것인데, 처음 치아의 모양을 3D로 만든 후 최적의 치아모양이 되도록 단계별로 틀을 한번에 제작해서 순서대로 각각의 틀을 2-3주씩 끼는 것이다. 금속 재질의 브라켓에 대한 거부감도 있었고, 인비저라인은 겉으로 보기에는 특별한 것이 없다는 미관상의 장점이 있었다.  게다가 더욱 중요한 것은 교정을 한 사람들이 한결같이 교정기로 인해 입안이 헌다던가 해서 교정하는 동안 잘 먹지 못하고, 그로 인해 체중이 준다던가 삶의 질이 현저히 떨어진다고 들었는데, 인비저라인은 그런 면에서 훨씬 더 나은 선택이라고 했다. 


동네에서도 견적을 받아보고, 시드니 중심가의 교정전문의한테도 견적을 받아봤었는데, 개인에 따라 교정의 복잡한 정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 경우에는 1년~ 1년 남짓이 걸리고 비용은 (2016년 시드니 기준) 9,000 불이라고 했다. 인비저라인으로 일반 치과의사와 교정 전문의에게 각각 한번씩 상담을 받았었는데, 둘의 차이는 교정 전문의는 치아가 움직이는 것에 따라 필요한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추후에 filing (이 양옆을 1 mm 정도 갈아서 공간을 확보하는 기술)을 해야할지도 모른다고 언급했다는 점이다. 나중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다시 교정 상담을 받았을때는 - 인비저라인도 발치를 하고 하는 방법도 있다고, 내 경우에는 현 상태로는 공간이 부족하니 발치가 꼭 필요하다고 했다.

위와 같은 장점도 있고, 견적도 받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교정기를 끼기로 했다. 친한 친구의 배우자가 교정전문의라 상담을 좀 받았는데, 그 이는 

  1. 인비저라인 하다가도 잘 안되면 나중에 교정기를 껴야할 수도 있고, 
  2. 인비저라인으로 할 수 있는 교정에는 한계가 있고 (가장 안쪽의 어금니 교정 등은 인비저라인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함),
  3. 처음부터 다 만들어진 틀만 갈아끼는 인비저라인보다는, 치아가 움직이는 상태를 봐가면서 속도를 조절하는 교정기가 교정전문의 입장에서는 작업을 하기가 수월하고
  4. 인비저라인보다 교정기 끼는게 가격도 저렴하다

라며 나는 이미 결혼도 했고, 이성에게 잘 보여야하는 아주 중대한 시기(?)는 지났으니 이왕이면 교정기를 끼라고 이야기 해주었다. 그리고, 꼭 교정 전문의한테 하라고 말이다. 그리하여, 교정기를 껴서 하는 방법을 염두에 두고 다시 교정 전문의를 찾아 견적을 받아보게 되었다. 



교정기 (bracket)을 껴서 하는 교정

1st opinion
구글 리뷰 및 집과의 위치를 고려해서 먼저 2016년 12월에  Top Ryde Shopping mall 안에 있는 교정전문의에게 견적을 받으러 갔다. 그 분은  특이하게 자기를 만나러 오기전에 치아 X-ray를 찍어서 가져오라고 했다. 그런 후에 만나자고...  참고로 대부분의 경우에는 상담을 받고 X-ray 사진을 찍는다. 
그리하여 X-Ray 를 찍고난 후에 initial consultation을 받으러 갔는데 - 내 경우에는 이상적인 결과를 위해서는 이빨 4개를 발치해야하고, 약 2년이 소요될 예정이며, 보철 교정기를 낄 경우에는 (2016년 12월) 총 비용이 AUD 7,700 이라고 했다. 요즘 미관상의 이유로 많이들 선호하는 세라믹 교정기를 낄 경우 위쪽 아래쪽 각각 $400씩 추가 비용이 든다고 했다. 참고로 모든 비용을 처음에 다 내면 $175 할인해준다고도 친절히 안내문에 적혀있었다. 


** 아래 사진에서 아래쪽 치아에 붙여져 있는 것이 일반 보철교정기이고, 위 치아에 붙어있는 것이 세라믹 교정기이다. 보철교정기에 비해 덜 도드라져 보이기때문에 미관상의 이유로 성인들은 세라믹 교정기를 선호하지만, 청소년들은 저렴한 보철 교정기로 교정을 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당시에 발치를 해야하는 것은 생각도 하지 않고 있었던터였고, 게다가 멀쩡하고 건강한 이빨을 네.개.나 뽑으라는 말에 한동안 교정할 의욕이 완전히 사라지고 말았다. 

교정은 하고 싶고 쌩니를 뽑기는 아깝고 해서 2nd opinion을 구해보기로 했다. 그리하여 - 직장동료들에게 수소문 하니 John과 Sally가 자기 딸들이 교정하러 다니는데, 우연이지만 둘 모두 딸들의 교정을 같은 곳에서 하고 있다는걸 알게 되었다. 존과 샐리 모두 꼼꼼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사람들이다. 샐리는 이 교정전문의 선생님은 환자를 만나면 똑 부러지는 계획이 나오는 사람인거 같다며, 본인이 뭘 하는지 잘 알고 있는거 같고, 신뢰가 간다며 교정전문의 이름과, 클리닉 이름을 적어주었다. 

Hills 지역에 있는 이 교정 클리닉. 교정의 친구가 말하기로는 교정의라면 심미안도 있어야 하니 교정의의 옷차림이라거나 클리닉의 인테리어 등에서도 심미안이 뭍어나는지도 살펴보라고 했었는데 - 두번째로 간 이곳은 사실.... 단정하고 쌔끈하고 새것 같은 느낌과는 거리가 먼 - 묵직하고 중후하고 오래된 느낌이 났다. 아마 클리닉이 이 자리에 있은지 오래되었고, 주된 고객이 십대 자녀를 둔 부모님이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이 클리닉에는 교정전문의가 총 3명이 있는 것으로 안다. 

아무튼 2nd opinion.
Dr Bonic 과의 상담은 배우자를 데리고 간 덕(?)에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진행되었다. 내가 갈팡질팡하며 정하질 못해서 배우자더러 같이 가서 무슨 말 하는지 그냥 옆에서 들어보라고 했었던 차였다. 그녀는 호주 밖에서 교정전문의 자격을 땄고 호주로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전 분과 마찬가지로 Dr Bonic도 내게 이상적인 결과를 위해서는 치아 4개를 발치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내 경우에는 치아의 중심선 (midline)이 인중 및 턱과 일치가 되지 않아서 이를 맞춰주는 일도 필요단다. 

한편으로 신기했던 것은 - 그녀 말에 따르면 치아 교정을 하게 되면 입이 안으로 들어간다는 거다. 아마 (특히 발치)  교정을 하면 치아가 안쪽으로 움직이게 되고 자연히 입술 가운데 부분이 평평 혹은 내려가게 되어 인상이 부드러워보이게 되지 않을까? 이 부분은  그냥 나혼자 생각이다. 한국의 교정전문의 지인 말로는 한국에서 교정 상담을 하면 입 부분이 안쪽으로 들어가도록 해달라는 환자들이 많다고 했다. 
 
이 분도 기간은 마찬가지로 2년 정도가 소요된다고 했고, 교정 비용도 비슷했다. 2017년 3월 당시 고철 교정기는 $8130 + 600 (위 아래 세라믹 교정기를 낄 경우) 였고, 만약 4개 치아를 발치하고 인비저라인을 하게 되면 $8388 이 든다고 했다. 


이런저런 우여곡적이 있었지만 - 최종적으로는 Dr Bonic 에게 교정을 받기로 마음 먹고도 차일피일 미루다가 2018년에 어금니가 한번 더 깨져나가고 나서는 번뜩 정신이 들어 부랴부랴 교정을 진행하게 되었다. 교정 진행사항은 다음 편에 정리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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