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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살이/부동산 금융

호주에서 집사기 - 집보러 다니기

by 반짝이는강 2018.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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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집사는 과정을 좀 요약해서 올려봐야지라고 마음먹고 있었기는 하지만 - 빛과 같은 속도로 집을 사게 되면서 그간 너무나 정신이 없었습니다. 이제야 좀 한숨 돌릴(?)때가 된건 아니고 그냥 글을 너무 쓰고 싶은 마음에 틈나는 대로 적어보렵니다. 

집 사는 과정에서 거의 99.99%의 분들이 가장 많이 시간을 보내는 단계는 "마음에 드는 집을 찾기"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특히나 매물이 있으면 대게의 경우 보고 싶은 시간에 아무때나 가서 볼 수 있는 한국과는 다르게 호주에서는 집을 보러 가려면 부동산에서 공지하는 "정해진 시간"에 그 집에 가야하기 때문에 이 단계에서 더욱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이게 대부분은 토요일 9시부터 4시 사이라 - 마음에 드는 집의 inspection 시간이 겹치기라도 하면 우선순위를 정해서 가장 보고 싶은걸 가서 보고, 나머지는 포기해야한다는 또 다른 난관이 있지요.

부동산 매물검색
아무튼!! 호주에서 부동산 구매를 위해서 매물을 검색해 보려면 - 크게는 도메인 (www.domain.com.au)과 리얼에스테이트 (www.realestate.com.au)에 의존하게 됩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 가끔은 리얼에스테이트에는 나와있는데 도메인에는 안나와있는 매물들이 있습니다. 홍보비용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는 모르겠지만, 경험상 그렇더라구요. 반대의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제가 사용해 보기로는, 도메인 디스플레이나 user friendliness가 더 마음에 들어서 대부분은 도메인으로 검색을 하고, 리얼에스테이트는 가끔 참조용으로 이용했습니다.  제 배우자는 저랑은 반대로 리얼에스테이트를 주로 보고, 도메인을 참조용으로 사용하더군요. 저흰 둘 다 아이폰/아이패드에 앱으로 다운받아서 이용했습니다. 

도메인이나 리얼에스테이트나 앱을 다운받으면, 지도에서 원하는 위치를 찍어서 검색할수도 있고, 손으로 표시해서 해당 구역 안쪽만 검색할수도 있고, 우편번호로 검색할 수도 있습니다. 매물을 집중적으로 보다보보면 - 최근에 추가된 매물이 상단에 먼저 나열되도록 하는 정렬방법 및 under offer 는 제외해서 검색하게 되실꺼에요. 물론 베드롬, 바쓰룸, 대지면적, 가격 등의 조건을 추가해서 매물을 좁혀볼 수 있습니다. 

가격에 있어서 조금 감안하셔야 할 것은 - auction은 가격 범위를 아주 넓게 잡는 경우가 많고, 특정 가격 범위로 검색한 결과에 나온다고 해도, 그 가격에 안팔수도 있습니다. 

도메인 및 리얼에스테이트에서 나와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마음에 드는 집을 발견했으면 - 이제 집을 직접 보러 갈 때입니다. 매물마다 inspection 날짜와 시간이 나와있는데, 그 집 주소로, 그 시간에 가면 됩니다. 더러는 private inspection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경우도 있는데요. 그건 크게 세 가지 경우입니다.


1. 매물이 본격적으로 광고되고 첫번째 오픈 인스펙션 전에 팔고 싶을 때 - 보통 이런건 부동산 에이전트의 잠재 바이어 목록에 들어가 있을때 기회가 많이 옵니다. 이건 메일링 리스트나 문자메시지로 주로 정보가 돌거든요. 
2. 집이 오랫동안 마켓에 나와있었는데 - 더이상 보러 오는 사람이 없어서, 인스펙션을 할 이유가 없는 경우. 이때는 "contact agent" 요렇게 나와있기도 합니다. 
3. 판매자가 집을 공개하고 싶지 않아할 때 - 가끔 사진도 하나 안올라와있고 동네만 나와있는 매물이 이런 경우입니다. 




집을 보러 가긴 가는데, 가서 뭘 볼껀가?
집을 눈으로 쓰윽~~ 보고 오긴 쉽죠. 시간이 있고, 운전을 해서 가든, 걸어가든, 자전거를 타고 가든, 가기만 하면 되니까요. 그렇지만 진짜 봐야하는게 뭔가?? 는 감을 잡는데 한참 걸리는 것 같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평생 집을 몇 번이나, 그것도 호주에서 사보겠습니까?  당연히 감이 안오죠... 저는 한동안 집 내부가 잘 꾸며져 있으면 혹...하고는 했습니다... 제 배우자가 집 팔려고 꾸며놓은 가구에 현혹되지 말라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제게 설교를.... 

하우스 인스펙션



이미지 출처: 여기


리얼에스테이트에서는 집을 사려고 인스펙션 갔을때 살펴볼 것들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조언하고 있네요. 

1. 물이 샌 흔적이나 부식된 흔적 혹은 곰팍이의 흔적은 없는지 살피라. 벽이나 천정뿐 아니라 샤워나 욕조 근처에 물이 새는것 같은 흔적은 없는지, 튀어나와있는 타일은 없는지 잘 살펴보세요. 간혹 천장에 물이 샌다거나, 부엌 식기세척기에 물이 샌다거나 하는 하자(?)는 고치는데 웬만한 월급쟁이한테는 천문학적인 돈(?)이 들거든요. 하자가 있으면 그냥 무조껀 제끼세요.  

2. 천정이 기울거나 내려앉지 않았나?  음.....꼭 공감하기 어려운 평가항목인데 - 천장이 내려앉은지 아닌지 확인하려면, 아래에서 천장으로 불빛을 비췄을때 낙하산 모양의 그늘짐이 없는지 살펴보면 된다네요.. 

3. 집 이곳저곳의 서랍장을 열어보라. 욕실 싱크에 부착되어있는 서랍장이나 침식의 붙박이장을 열었는데 눅눅한 곰팡이 냄새가 난다면 누수나 습기참의 위험이 있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합니다. 주변 지인들 중에 렌트하던 시절 - 욕실에 곰팡이가 꽃을 너무나 활짝 피워서 그냥 이사 나가시는 분도 봤고, 겉 보기엔 멀쩡했는데, 비만 오면 천정을 따라 침실 벽으로 물이 새는 집도 있더라구요...

4. 금이 간 곳은 없는지 살피라. 벽에 크게 금 가서 2cm 이상 벌어진 곳이 있다면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게 아닌지 나중에 꼭!! building inspector랑 확인하세요. 벽에 가늘게 금이간 곳 (hairline cracks)이 있다면 집을 지을때 벽을 마감하는 시멘트 (pastering 이라는데 한국어로 시멘트가 맞는건지..)를 바를때 뭔가 문제가 있었음을 의미하고, 한 군데 있으면 다른 곳에도 똑같은 금이 가 있을 확률이 높음. 

5. 욕실이나 침실에 곰팡이가 없는지 살펴라. 호주에선 집 팔려고 인스펙션 할 때 아주 열심히 청소합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곰팡이 자국이 어딘가에서 발견되었다면, 누수나, 환기가 안되거나, 채광이 좋지 않다거나하는 뭔가 다른 문제가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6. 지붕 확인 - 지붕의 타일이 가지런히 질서정연하게 놓여있는지 확인하세요. 참고로 호주에서는 칼라본드 (Colorbond)라는 브랜드의 지붕도 있는데, 햇빝에 강하고 열 차단이나, 부식에 강한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집보험 들때 칼라본드 지붕인지도 물어보더라구요. 

7. Roof gutters (지붕에 물빠는 곳)이 부식되진 않았는지 확인하세요. 이게 외관상 봐서는 잘 알수 없고, 지붕위에 올라가서 위에서 아래로 봐야 확인이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8. Roof downpipes (지붕에서 물이 내려오는 파이프)가 물을 잘 배출할 수 있는지 확인하세요. 이게 중요한건가 싶기도 한데요. 비가 많이 오는 때가 되면 중요합니다. 안그러면 집이 물바다가 될 수 있거든요. 지붕에서 빗물이 내려오는 파이프사 어디로 물을 보내는지, 물이 어디로 빠져나가는지, 집 주변에 물이 고일 염려는 없는지 확인하세요. 




그 외에도 집 살때 살펴볼 것들 목록은 구글 검색하면 꽤나 많습니다. 한국에서 교육받고 자라고, 일하다가 호주로 넘어와서 호주에서 이제 근 6년을 살고, 얼마전 집을 구매한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집 보러 갔을 때 확인할 것"은 

1. 안전 
호주는 "안전하다"고 생각하고 계신다면 그건 큰.... 착각!! 이고요. 호주는 동네마다 시간마다 안전 정도가 다릅니다. 특히나 한국에서 자란 사람들은 대부분은 온실의 화초이기때문에 - 자기가 지금 위험한지 아닌지 파악조차 못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안전한 정도"는 동네마다 차이가 큰데요... 꼭... 매물이 있는 동네의 범죄율 및 인종구성을 찾아보세요. 특정 인종이 위험하다고 단정짓고 싶지는 않지만 - 뭐... 괜히 위험한 동네가 따로 있는건 아니니까요. 
대낮에 가도, 제가 운전하는 차 안에서도, 신호가 걸려서 잠깐 차가 정차하게 되면 "아.. 차문 잠겼나?" 하고 확인하게 되는 동네도 있습니다. 밤에는 말할 것도 없고요. 
안전한지 위험한지 어떻게 아느냐고요? 이게 조금 어려운데... 아래의 2번과 4번 및 범죄율 데이타,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물어보세요. 이해관계가 있는 부동산 에이전트 말고, 친구나, 직장 동료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등에다가 이 동네 어떠냐고 물어보시고, 그 동네 쇼핑몰에도 가보시고, 진짜 마음에 들면 낮에도 지나가보고, 밤에도 지나가 보세요. 

2. 이웃집
동네가 좋은 것도 중요하지만, 좋은 이웃을 만나는게 10배는 더 중요한거 같습니다. 이웃에 어떤 사람들이 사는지 짐작이라도 해보려면 이웃집 정원은 잘 관리가 되었나, 잔디는 잘 깎여있나, 개나 다른 애완동물의 흔적은 없나 등등을 살펴보세요. 정원이 잘 관리되어있고, 매물이 있는 길 (street, road, place, etc.)의 나무나 잔디들도 잘 관리가 되어있다면, 이웃들도 자기 집과 이웃을 생각하는/배려하는 사람들일 확률이 높습니다. 
가령 이웃집에 개가 있는 낌새(?)가 보이면 - 시끄럽게 짓지는 않는지, 인스펙션 동안 - 마음에 들면 인스펙션이랑 상관없는 시간에도 한번 지나가 보세요. 시끄럽게 굴지는 않는지 말이죠. 

3. 소음
호주에서 소음은 아파트 층간 소음이 아니라 - 자동차 지나가는 소리, 옆집 개짓는 소리, 주변 지역 공사소리 등을 말합니다. 집 앞에 2차선 도로가 있으면, 소음문제, 공해문제, 교통사고 위험 등등의 우려때문에 집 값이 집앞에 1차선만 있는 것에 비해 떨어집니다. 집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고속도로가 있으면 뭐... 말할 것도 없지요. 
주변 지역에 공사하는 곳이나, 장기간 공사가 예정된 곳(가령 새로운 아파트를 올린다거나, 이웃이 곳 새집을 지을꺼라거나..)이 있다면 - 공사가 언제부터 언제까지 예정되어있는지 한 번 확인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새로운 건물이 들어설 예정이라면 - 그게 내가 사려는 집의 전망이나, 집 근처 교통량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지도 생각해 보셔야 하고요. 

4. 동네 분위기
 동네 분위기는 안전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을 수 있습니다. 꼭 다양한 의견을 종합해서 판단하셔야 해요. 동네분위기를 파악하려면 - 운전해서 돌아다녀 보시고 (가령 그 동네 운전 매너는 어떤가), 걸어서도 다녀보시고 (사람들이 지나가는 사람에게 인사를 하는가?), 동네 수퍼나 카페에도 가보시고 (사람들이 어때보이는가? 연령대는 어떤가? 나를 어떻게 대하는가?), 길거리에 주차된 차들도 보시고, 길거리가 깨끗한가, 쓰레기는 없나, 집들은 어떤가, 사람들 옷차림이나 행동도 보시고, 인구구성 (인종, 나이, 교육수준 등등)도 보시고, 주변에 혐오시설은 없는지도 살펴보세요. 잘 모르는 동네인 경우에는 꼭 시간을 투자해서 확인해보세요. 

5. Privacy 
내 집에서 남의 집 마당이나 집 안이 보이는건 괜찮을수도(?) 있지만, 남이 내 집안을 들여다 보는거나, 내 집 마당을 내려다보는건 싫겠죠? 위치나 각도에 따라서, 스크리닝용 나무 등을 심어서 해결할수도 있는 경우도 있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해결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사생활이 중요한가 아닌가 - 잘 생각해보세요. 



보통 마음에 드는 집을 찾는데까지 아무리 못해도 한달 이상 - 보통은 1년쯤 걸린다고 합니다. 제가 위에서 언급한 것들은 - 집 보러 가실때마다, 집을 구경 온 사람들에게도 물어보시고 (이런 분들이 보통 그 동네에 사는데 궁금해서 와본 사람이거나, 님이 보고 계신 그 동네에 집 사려고 계속 집 보러 다니고 있는 사람들이기때문에 아는게 많을꺼에요), 부동산 에이전트에게도 물어보시고, 전혀 상관없는 쌩뚱맞은 사람에게도 물어보세요. 질문해서 잃을 것은 없고 얻는 것만 있답니다. 질문을 해서 답을 못얻으면 그냥 영어로 수다떨어봤다 생각하면 되는거고, 괜찮은 정보를 얻으면 나의 정보가 쌓이는 거니까요. 나의 정보력이 높아질수록, 부동산 에이전트, 특히 허풍쟁이 부동산 에이전트가 하는 말이 진짜인가 가짜인가, 믿을만한 사람인가 아닌가 평가할 수 있는 내공도 쌓인답니다. 

집보러 가서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것 - 부동산 에이전트에게 내 예산이 얼마라고 알려주지 마세요. 알려주는 순간 내가 관심있는 집은 모두 내 예산이 됩니다. 가령 1m이 예산이라고 말해버리면 - 900k이던 집도 1m, 1.1m이던 집도 1m이 됩니다. 즉, 정확한 집값 시세 정보를 얻기가 어려워져요. 

그럼 - 마음에 드는 집 찾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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