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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살이

바빴던 몇 주가 지났다.

by 반짝이는강 2019. 7.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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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주간 블로그를 할 새가 없이 심(?)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좀 바빴다. 

6월 중순에 한 주는 시드니 당일치기 출장에 이어 3박 4일동안 이어진 부서미팅에 참여하기 위해 NSW의 헌터밸리에 다녀와야 했다. 기억하시는가? 6월 초에 코스튬 파티 의상 사러 갔다고 했던 포스팅을...

2019/06/11 - [호주살이] - 코스튬 파티 준비 그리고 Coq au Vin (=치킨스튜)

내가 준비한 의상은 바로 요거다. Female Elvis! 

코스튬 의상

​T가 자긴 ABBA 의상을 준비했다며, 같이 맞추고 싶으면 그러자고 했었기에 타링가(Taringa)에 있는 Cracker Jack Costume shop에 갔을 때, ABBA 의상을 입어봤는데, 나한테는 너~~~무 컸다. 바로 포기. 

대신 내 몸에 딱 맞는 사이즈의 옷이 단 한벌 있었으니 바로 위의 Female Elvis 였다. 이런 사이즈가 필요한 손님은 없었는지, 혹은 원래 이렇게 싼 가격에 나온 상품이었는지, 단돈 30 달러에 구입할 수 있었다. 

​사각형 머리나 구렛나루가 없고, 엘비스는 원래 남자이기때문에... 내 의상을 보고 멋지다고 하는 사람은 있어도, 이게 엘비스를 표방한거라고 아는 사람은....없었던거 같다.  

T랑 같이 찍은 사진을 보니까, 옷의 모양 및 색깔 그리고 매칭한 악세서리 색이 같아서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얼핏  ABBA 로 맞춰입고 온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우리 부서는 코스튬 파티에 사람들이 엄청난 열정을 가지고 참여하는 편인데 - 이번에 보니까 안젤리나졸리가 나온 신데렐라 의상을 하고 온 사람들이 3명이나 있어서 눈길을 끌었다. 

약 15명 정도가 정글북에 나오는 온갖 동물 의상을 입고와서 Best dresser로 꼽히기 위해 퍼포펀스를 펼치기도 했고, 인어공주 의상을 입고 온 이가 둘, 미녀와 야수의 노란 드렌스를 입은 벨 공주, Incredible 에 나오는 복장을 하고 온 이, 미키마우스, 엘리스, retro disco 의상 등등등... 사람들의 풍부한 상상력에 놀랐다. 

시드니와 헌터밸리 출장을 가면서 한 주를 통째로 OOO (=out of office) 하고 난 후에 일상 업무에 복귀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이메일도 쌓여있었고, 그 동안 늦춰지다가 막 시작되는 임상연구도 있고, 종료를 위한 준비를 시작하게 된 연구도 있다. 내 보스에게 보고도 해야했고, 출장경비 처리 및 팀미팅 등등 해야할 일들이 참으로도 많았다. 이번 해 들어서 일적으로 최고로 바빴던듯.

브리즈번이 겨울에 접어든 후, 마당에 잔디씨를 뿌리고 흙으로 덮어준 후, 출장을 가기 전까지는 관심을 가지고 매일 오후 잔디에 물을 주었었다. 이제야 정신을 좀 차리고 둘러보니 잔디씨를 뿌린 곳에 잔디가 무성이 자란 곳도 있고, 최근에 비가 온 덕분에 이제 막 잔디가 자라나기 시작한 곳도 있다. 클로바를 비롯한 이름 모를 잡초들도 함께 왕성하게 자라고 있다...



뜨거운 여름 내내 자라는 속도가 더뎌서 과연 잘 자라서 자리를 잡을런지 의문이 들던 라벤더는 이제 크기가 꽤 커졌고 드디어 본격적으로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좀 더 꽃이 피면 꽃은 말려서 포푸리를 만들고, 라벤더 부쉬는 현재 크기의 1/3로 잘라줄 예정이다. 그래야 다음 시즌에 라벤더 부쉬가 더 풍성하고 크게 자란다고 한다. 라벤더를 잘라주고 나온 가지들은 손질해서 화분에 심어뒀다가, 뿌리가 내리면 땅으로 옮겨심어줄 수 예정이다. 이렇게하면 별도로 돈을 들이지 않고로 라벤더 모종을 얻을 수 있다. 이렇게 해서 벌써 라벤더 묘목 5개를 만들어 옮겨심었다. 

라벤더

최근에 아프고 나서야 차(tea) 맛을 알게된 배우자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홈오피스로 직행해서 오후 네다섯시가 될 때까지 꼼짝않고 일하는 나를 위해 - 아침에 커피 대신 내 방으로 차를 가져다 주고는 했다. 

요즘 한밤중에 자다가 벌떡 일어나 수영장에 (똥을 싸놓고 가는) 야생 철새 오리가 있나없나 몇 번씩 살피고 (그 바람에 나도 자다가 깨고), 아침 저녁으로는 수영장 청소 및 관리를 하느라 이래저래 피곤했을텐데, 배우자는 매일 저녁을 내가 원하는 대로 저녁식사를 잘 만들어 주었다. 

안심스테이크

이렇게 바쁜 와중에 주중에 하루는 토스터마스터스에서 알게 된 Kerri랑 그녀의 친구 Jenny를 만나 저녁도 먹고, 브리즈번에 이사온 후 처음으로 영화관에 가서 <기생충>도 보고왔다. 모국어로 된 영화를 보는건 이렇게...쉽게 이해되는 편한 것이었구나, 라고 새삼 느꼈다. 

다음 주 월요일에 토스터 마스터스 클럽에서 speech도 하기로 했는데.. 그건 언제 준비하지...

동시에 최근들어서는 브리즈번에 아는 사람이 좀 많았으면 좋겠다 싶어서 - 얼마전에는 브리즈번 meet up을 하자고 사람들을 모았고, 오늘 저녁에 만나기로 했다. 어떤 분들이 오실지, 내심 기대가 된다. 오랫만에 시내로 가는 김에 곧 다가오는 배우자 생일 선물도 미리 골라두거나 사와야겠다. 

그 외에 다른 일도 있어서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기 위해 최근 몇 일간은 밤에는 본사와의 미팅이 끝난 후 간만에 열공모드를 불살라야 했다. 

7월 중순에 연이은 출장들이 시작되기 전에, 이번 주말은 weekend fruit & veggie market만 다녀오고, 집에서 애플파이를 만들고, 그리고 정말 잘 쉬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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