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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살이/일상생활

뱀이 나타났다 (뱀사진 있음 - 주의)

by 반짝이는강 2019.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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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는 다양한 동물들이 많다. 캥거루나 코알라 같은 - 사진으로 봐서 귀여운 동물들도 있는 반면 위험한 것들도 많이 있다. 대표적인 위험한 것들은...

  • 해변에 사는 악어 (salt water crocodile은 민물에 사는 악어랑은 다름)
  • 바다에 사는 해파리
  • 상어
  • 거미 

.... 한국에서 내가 뱀을 본적이 있던가?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 어렸을 때 할머니댁 언저리에서 한번쯤 보았었나보다. 그리고 할머니댁 근처에는 뱀술(?)을 담근 분들이 많아서 뱀이 담긴 항아리를 본적도 있었던거 같다. 그 뱀들은 항아리에 담길 정도 크기로... 아주 거대한 뱀은 아니었는데... 흐음...

내가 브리즈번의 시골스러운 동네로 이사왔다니까 - 직장동료들이 나를 볼 때마다 "뱀은 안나타나?" "Have you seen a snake?" 물어댔었는데... 그때마다 우리 동네에 뱀이 있는거 같기는 한데 난 아직 본적이 없다고 답했었다.
실제 내가 사는 옆 동네 페이스북 커뮤니티를 보면, 여름에는 뱀을 봤다는 속보들이 사진과 함께 매일매일 올라오다 시피했다. 동네 사람들의 반응은... 무섭다거나 놀랐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so beautiful" 이라는... 그런 반응도 꽤 많았었다. 

아무튼.... 월요일 오후 - 3시간 동안 이어지는 미팅 중간에 잠깐 5분 휴식이 있어서 차를 한 잔 만들려고 나왔는데 - 유리창에 뭐가 달라붙어 있다.
 
잉? 
뭐지? 

보기에 딱 뱀인데 내 머리 속에서는 가까이 다가가면서도 이게 뭐지? 싶은 그런 상태 - 어떻게 반응을 해야할지 감이 오지 않는 상태라고 해야나? 

배우자를 불렀다. 내가 있는 곧으로 오더니 왜 부르냐고 한다. 
"이것 봐"
"뭐뭐??" 

안경을 안써서 안보인다며 안경을 찾는다. 

크하하하하 
바로 눈 앞에 있는 이 거대한 뱀이 안보인다고? 

안경을 찾아서 쓰고 오더니 OH MY GOD!!!! 을 외치는 배우자. 우리 둘 다 이 뱀이 무슨 뱀인지, 독이 있는지, 위험한지 어떤지 알지 못했고, 어떤 행동을 취해야할지 아무런 준비가 되지 않았었다.   
일단은 창문과 문은 모두 닫혀있으니, 창문 너머로 뱀이 어떻게 움직이나 찬찬히 지켜보다가 일단은 나는 다시 미팅에 들어갔다. 걱정이 되서 잠시 후에 거실로 나오니까 뱀이 장소를 조금 옮긴게 보인다. 바로 여기로... 

뱀

​느릿느릿하게 움직이지만, 가만히 지켜보니 나름의 방법이 있었다. 머리가 먼저 움직이고, 동시에 꼬리는 무언가를 부여잡아서 지지대 역할을 한다. 머리랑 몸통이 안전한 곳에 도착하면, 그제야 무언가를 부여잡고 있던 꼬리를 풀고 완전히 이동을 한다. 

이웃집 Lee 에게 사진을 보내서 이런 뱀이 나타났다고 하니, Carpet Python 이라고 알려준다. 카펫 파이썬은 올리브색과 흰색이 섞인 줄무늬 (교차줄무늬?)를 가지고 있으며, 올리브색과  흰색이 만나는 경계 부위는 짙은색의 경계선을 띈다고 한다. 바로 요렇게. 

뱀

알에서 갓 태어났을때는 크기가 39 cm 정도지만, 3m 넘게까지 클 수도 있다. 우리집에 나타난건 2m가 넘는 크기인걸로 추정된다. 

카펫 파이썬은 호주 북부-동쪽-남쪽에서 볼 수 있는 뱀으로, 숲, 우림, 해안가, 시골, 공원, 주택가 정원에서 서식한다. 밤과 낮에 모두 활동하며, 땅에서, 나무에서, 건물에서 골고루 볼 수 있다. 

개구리, 도마뱀, 새, 쥐 등을 잡아먹으며, 가끔은 피부에 독을 뿜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cane toad (두꺼비의 한 종류로 호주 여기저기에 서식)도 잡아먹는다고 한다. 음...쥐랑 두꺼비를 잡아먹는 좋은 일을 하는구나...

다행이도 독은 없다. 그렇지만 이 뱀한테 물리면 - 감염의 우려가 있으므로 바로 응급실로!!


월요일에 우리집에 온 이 아이는 배우자랑 옆 집 Lee가 둘이서 Boris 라고 이름을 지어줬다. Boris 는 몸 가운데구 불퉁했는데 Lee 말에 따르면 전날 Lee네 집 마당에서 야생박쥐를 잡아먹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우리 집에 와서는 난간 옆에 있는 Bird's paradise 에 자리를 잡더니, 배가 불러서인지 움직일 기미가 전혀 없다. 벌써 이틀째 자리 보전 중. 

으......아.......무섭다!!


그와중에 신기한건 - Boris 때문인지, 요 몇 일 매일 우리 집 수영장에 날아와서 똥을 싸고 가던 철새 오리들이 갑자기 발길을 뚝 끊었다. 우리집 수영장까지 왔다가 고 바로 옆에 있는 나무에서 자고 있는 Boris를 보고 바로 도망가는지도?? 웃어야할지...울어야할지... 하하하

집에 뱀이 나왔다니까 Z가 그랬다. 

Welcome to Austral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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