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홍콩에 간 것은 2008년 이었고, 호주에 이민을 오기 위한 준비과정의 일환이었다. 호주 영주권을 받기 위해서 어떤 시험을 보아야했었는데, 한국에서 가장 가까운 시험 장소가 홍콩이었던 것이다. 그때는 어려서 였는지, 혹은 배우자와 함께한 여행이어서였는지, 모든게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시험을 마쳤다는 해방감에, 또한 배우자의 홍콩 현지인 친구들이 가이드를 해주었으니, 재미있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였는지도 모르겠다.
요즘 홍콩은 십년 전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홍콩이 영국지배하에 있다가 중국으로 반환 시점으로부터 더 많은 시간이 지나서가 첫번째 이유겠고, 두번째로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아졌기때문일 것이다. 십년 사이 내가 감탄해 하던 음식점이었는데, 건물 자체가 없어진 곳도 있었고, 새로 생긴 쇼핑몰이며 가게들도 매우 많다. 새로 생긴 건물들은 더 높고 더 촘촘해졌고, 도시는 좀 더 복잡해진 것 같다.
이번은 홍콩행은 내게는 네번째 홍콩행 이었다. 비록 처음에 갔던 한번만이 개인적인 여행이었고, 그 후로 세 번은 모두 출장이었지만 말이다. 이전의 총 세 번의 홍콩 방문 동안 드문드문 이곳저것 다녀본 덕에, 홍콩의 디즈니랜드만 빼면 웬만한 곳은 다 가보았다. 그래서인지 홍콩 관광에는 도통 관심이 가지 않았다. 다만 식도락에만 욕심이 났다.
나의 소박한 소망 중 하나는 만다린 혹은 칸토네즈를 구사할줄 아는 사람과 중국 혹은 홍콩식 식당에 가는 것이었다. 이번에 그 소망(?)을 실현할 수 있었다. 마침, 이번에는 같이 출장을 간 직장동료들 중에서 중국어 - 엄밀히 말하자면 홍콩에서 사용하는 칸토네이즈 (Cantonese) 를 사용하는 Simon이 있었다. 사이먼은 거의 해마다 일이나 관광을 목적으로 홍콩에 오고, 홍콩에 친구들이 있고, 홍콩에 오면 맛집 투어를 즐기는 이다.
우리 일행은 사이먼이 이끄는 대로 미쉐린 별을 받았다는, 미슐랭 가이드에 나오는 딤섬 맛집 (얌차집이라고 해야하나?)인 팀호완에 먼저 방문을 했었다. 동네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관광객이 거의 없어보이는 곳에 있는 팀호완에 갔었고, 나중에 다른 일행들이랑 ifc 몰 안에 있었던 것으로 추측되는 팀호완에도 가보았다. 팀호완은 뭐... 그래 맛있긴 맛있었다. 하하하. 아마 내가 처음 얌차를 먹었을때의 감동이 너무나 벅찼기때문에, 그리고 시드니에서도 맛있다는 얌차집을 골라서 드문드문 다녔기때문에 "우와 끝내줘요!!" 이런 말은 쉽사리 나오지 않는 것 같다.
사이먼과 두번째 식도락 여행을 떠났을때는 몽콕 마켓으로 가게 되었다. 사이먼 말로는, 관광객이 많은 침사추이는 비싸다는 것이다. 정녕 이말은 맞다. 관광객이 많은 곳은 혹은 영어로 주문이 원활하게 되는 곳은 가격이 비싸다. 사이먼은 길거리를 따라 늘어서 있는, 길거리에 자리가 있는 음식점으로 우리를 데려갔고, 우리가 손짓하는 사진들을 참고해서 알아서 주문도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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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원했던 것은 이 게요리!! 싱가폴의 칠리크랩에 비할바는 아니었지만, 매콤한 것이 맛있었다.
길죽한 조개요리. 이 길죽한 조개 이름이 뭔지 아시는 분? 조개도 맛있었겠지만, 소스가 정말 맛있었다.
새우에 있어서 내 입맛은 매우 까다로운데, 요렇게 반으로 갈라 살작 볶아낸 것(?)같은 이 요리도 맛있었다.
면요리!! 이름은 모르겠다. 사진 보고 골랐는데, 이건 호주에서 같이 온 알라나가 - 자긴 길거리 음식 먹고 배아프면 안된다며 걱정하길래... 그냥 그녀 혼자 먹으라고 다 줬다. 나중에 한 젓가락 맛만 봤음.
요것은.... 롱거스틴이라고 해야하나? 새우도 가재도 아닌 갑각류 이것은 사진으로는 매우 구미가 당겼으나, 껍질을 벗기면 별로 먹을 것이 없었다.
음식점에 진열되어 있던, 살아있는 바다생물들~~
가장 첫번째 사진에 있는 - 열에 의해 빨간 게로 변해서 우리 식탁에 등장했던 게들.
중국 요리에서 언제든지 맛있는 채소볶음 요리. 이것 말고 다른 채소도 하나 더 주문 했었는데, 핸드폰 사진 업로드가 한번에 10장까지 가능해서 이 사진 하나만 올렸다. 요건 뭐라고 하는지 아시는 분??
저녁 식사를 마치고는 몽콕 시장에 있는, 요즘 핫하다는 에그와플집에 갔다. 일행 네 명 중에서 사이먼만 빼고 각각 하나씩 주문을 했다. 녹차, 초코, 밤 에그 와플을 주문해서 조금씩 나눠먹어본 결과 승자는 초코 와플이었다.
다만, 함정은 저녁 먹고 이렇게 큰 와플까지 다 먹기는 좀 힘이 들었다. 와플은 하나 사서 두세명이서 나눠먹어도 다 먹기 힘들 정도로 크다는 점 기억하시길!
사이먼과 함께한 세번째 미식 여행도 있었으나 - 사진은 없다. 요것으로 사진 업로드는 끝.
이렇게 직장동료들과 젓가락으로 식사를 하고 보니, 이글을 읽으시는 분들에게 알려드리고 싶은게 있다. 바로 젓가락 예절이다. 젓가락을 어떻게 쥐나 하는 문제가 아니라 음식을 어떻게 덜어먹을까 하는 것에 관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한국에서는 직장 동료와 식사를 하게 되면 반찬이나 메인 요리가 가운데 놓여있으면, 자기가 사용하던 젓가락으로, 다른 사람과 함께 먹는 메인 요리도 집어먹고, 반찬도 집어먹는데, 서양 문화권 혹은 일본 문화권 사람들에게 이것은 비위생적으로 비춰질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이것을 심리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워 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것은 서구 문화권 혹은 일본 문화권에서는 개개인마다 음식이 따로 담겨서 서빙되거나, 혹은 서빙 스푼을 이용해서 음식을 개인 접시에 덜어먹기때문일 것이다. 이런 방법이 더 위생적인 것은 사실이다. 한국인에서 헬리코박터 박테리아 감염률이 높은 것인 음식을 한 접시에 두고 함께 먹는 문화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하느냐고?
- 음식을 개인 접시에 담아먹을 수 있게, "서빙 젓가락"을 달라고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물론 고급 레스토랑에 가면 서빙스푼이 같이 딸려나오는 경우가 더 많다.
- 서방스푼 혹은 서빙 젓가락을 요청하기는 조금 곤란한 곳이라면, 메인 메뉴 접시에서 본인의 접시로 음식을 덜어올 때 젓가락을 거꾸로 잡아서 음식을 덜어오는 것이 한 방법이다. 그러면 자신의 침이 묻힌 젓가락 부분이 다른 사람이 먹을 음식에 닿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나도 이 방법은 잘 몰랐었는데, 일본인 친구 및 다른 서양권 친구들에게 배웠다.
그럼 재미있게 읽으셨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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