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시작하게 된 People manager role
나에게 리포팅하는 direct report는 고작 2명이지만 이 role을 맡은지 벌써 반년이나 지났다.
그 사이 line manager로 performance review라는 것도 해보고, 긍정적인 피드백과 부정적인 피드백도 전달해보았고, 승진 뉴스도 전달해보았고, 곧 있으면.... 겁나는 연봉 인상 뉴스도 전달해야한다.
같은 프로젝트를 하면서 이 사람이 어떤 일을 어떻게 하는지 속속들이 알면서 피플 매니지를 하는건 - 안해봐서 어떨지 모르겠지만, 정작 함께 일하지는 않으면서 타인에게 전해듣는 내용들을 토대로 피플 매니지를 하는건 해보니까 결코 쉽지가 않다.
그렇기는 해도... 하나를 시켜 보면 열을 안다고 - 꼭 직접 같은 프로젝트를 하지 않아도, 이 사람이 어떻게 일을 다른 것들을 통해서 대충 짐작이 된다. 그리고 나의 짐작과 반년 동안 받은 피드백들은 일치한다.
가령 예를 들자면 한 명은 시스템에서 자동으로 주어지는 training 들을 아무 말 안해도 항상 제 시간안에 완료해서, 나에게 뭔가 reminer가 날아오는 일이 없는데, 다른 한 명은 - 거의 매달 예의주시하고 있어야 한다. Learning system 안에 내 트레이닝 하러 들어갈 때마다, direct report 가 해야하는게 몇 개 남았고 due date가 언제인지를 더 신경써야한다.
이런 빼도박도 못하는걸 놓히면 승진 대상에서 제외될 위험이 있다고 알려주면서, 꼭 신경쓰라고 했는데 - 몇 일전에도 금요일이 due date이라고 별도로 알려줘야했다.
가끔 training 을 due date가 임박해서 할 수 도 있기는 한데 - 매번 이러면 - 나도 선입견이 생기고, 한 번 생긴 선입견은 잘 안빠뀐다...
또 다른 예는 호주 직장에선 (한국도 요즘은 그렇기를) 아프면 쉬는게 당연하고 - 나도 팀원들이 연차든 병가든 언제든지 쓰고 싶을 때 필요할 때 써야한다고 생각하며,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써포트 할 생각이다. 크리스마스 및 새해 연휴를 보내고 1월이 되자마자 팀원 둘이 거의 비슷한 시기에 COVID가 걸렸다. 물론 둘의 건강 상태나 연령 및 성별, 프로젝트의 현황 등등 다양한 변수가 있지만 - 결과적으로 그 둘은 전혀 다른 인상을 남겼다.
1월이 되고 업무에 복귀한 첫 번째 주에 먼저 COVID 확진을 받는 팀원 A - COVID 확진이라 몇 일 쉬겠다고 이메일이 왔다. A의 중요한 업무는 12월에 끝이난 상태였고, 회사에서도 기본적으로 주어지는 병가 이외에 COVID 관련해서 백신을 맞는다던가, 본인 혹은 가족이 감염이 되었을 때 쓸 수 있도록 별도의 연차가 80시간이 있었기에 - 필요한 만큼 쉬라고 했다.
그리고 그 다음 주에 복귀(풀타임 재택)했는데 - 아직 완전한 회복이 아닌 것 같으며, 업무에 집중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그래서 A 에게 필요하면 working hour를 유연하게 조절하라고 했다. 가령 오전에 2시간, 오후에 2시간 일한다던가 하고 나머지는 병가를 내는 식으로 말이다. 그러면 중요한 일은 처리하면서, 심신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으니 말이다. 고맙다며, 그리하겠다고 했고, 그리하였다.
그것까지는 괜찮았는데 - 나의 심기를 정작 불편하게 만든 것은 서류처리였다. 사실 A가 몇 시간을 병가로 썼는지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내가 관심있는 것은 병가 사용기록의 <서류제출>을 완료 함으로써 A의 병가를 종료하는 것이었다. 나는 쪼잔하게 micro-managing 하는 사람처럼 일주일에 한번씩 총 세 번이나 A에게 병가를 쓴 기록을 제출하라고 독촉해야했다. ㅜ.ㅜ 한편으론 나도 그냥 이런 사소한걸 잊을수는 없었던걸까 싶기도 하지만.... 어차피 내야하는 정말로 간단한 서류 - 내가 독촉하기 전에 낼 수는 없었던거니.....
반면 똑같은 시점에 COVID가 걸린게 의심이 되어서 검사를 받은 팀원 B. 그런데 결과가 아직 안나왔다고 했다. 컨디션이 별로면 언제든지 병가를 내고 필요한 만큼 쉬라고 했더니 - 아직 견딜만 하며, 자기가 하고있는 프로젝트에 중요한 마일스톤이 있어서 쉬지 않겠다고 했다. 사실 B는 부득이하게 Global Project Manager가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GPM 자리로 step up 해서 그 중요한 마일스톤을 달성하는걸 자기가 이끌고 싶었던 마음이 컸을꺼다. 그리고.... 실제로 그 기간동안 팀을 잘 이끌었고, 마일스톤도 성공적으로 달성하였고, 직후 B를 칭찬하는 말들도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그런 다음 B는 자기 COVID 확진 결과가 이제야 날아왔는데 - 이제는 괜찮아졌다고 했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둘 모두 COVID 확진자라서 내가 HR에 신청해서 회사에서 Harris Farm Hamper 바구니를 보내주었다. 한 명은 정말 써프라이즈였다며 감동받았다고 했고, 한 명은 다른 사람한테 들어서 약간 예상은 하고 있었다며, 심심한 반응을 보여왔다.
피플 매니지를 하다보니 - 내부의 기회들에 팀원들이 반응하는 것, 본인의 성과, 업무 평가, 승진 등에 대하는 자세, 혹은 line manager와의 관계 및 interaction 에 대해서도 전에는 어렵풋이 짐작만 해보던 것들을 이제는 새로운 차원에서 생각하고 보게 된다. Project management가 흑백이라면 People management는 회색같다. 사람들의 심리와 감정을 대한다는 점에서 어렵지만 - 흥미롭다.
아참.... 그리고 피플 매니지는 나 자신에 대해서 - 나의 과거 및 현재의 처신법, 나와 상대의 관계, 심리, 입장 등등에 대해서도 깨닫게 되고, 새롭게 볼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준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듯하고, 궁극적인 커리어 골이 무엇이든지 간에 꼭 해볼만 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동시에... 위에 나의 팀원을 비교하는 글을 적고보니 - 난 참 속좁은 인간 같기도 하고... 좋은 피플 매니저가 될려면 멀었구나 싶다. 더 나은 피플 매니져가 될 수 있게 - 인격수양 및 고찰을 주기적으로 해야겠다.
https://hbr.org/2005/03/what-great-managers-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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