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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윤택하게 하는 것들

시드니의 맛집, ARIA 그리고 Chef's hat

by 반짝이는강 2017.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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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에 잠시 여행을 오는 분들도 있겠고, 여기에 사는 분들도 있겠고, 혹은 잠깐 업무 차 출장을 오는 분들도 있겠다. 어떻게 오든 간에 시드니에 있는 동안, 이왕 외식을 해야한다면 맛있는 곳에서 식사를 하고 싶을테니 내가 가본 맛집들만 몇 곳 적어본다. 

먼저 나의 취향을 알려드리기 위해 간략히 설명하자면, 나는 바닷가 근처에서나 먹을 수 있는 싱싱한 생선회, 육개장, 갈비탕 그리고 양장피를 좋아하는  "경상도 아저씨" 입맛이다. 다만, 길거리 음식은 즐기지 않고, 순대나 닭발 같이 비호감으로 생긴 요리는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한국 요리를 벗어나서는, 쌀국수를 비롯한 베트남 요리, 이탈리안, 중식, 태국음식, 그리고 당연히 일식을 좋아한다. 떠올려보자면 프랑스에서 먹은 음식들은 버터가 많이 들어가서 내게 좀 느끼하고 부담스러운 감이 있었고, 영국 음식은 좋은데 가면 모를까, 그냥 그랬다. 다만, modern Australian 이라고도 불리는 가끔 정체를 알 수 없는 동서양 퓨전인 호주음식들은 좋아한다. 아마 호주 음식점들의 수준이 높아서일꺼다. 

제 1탄 시작: 


ARIA, 1 Macquarie St, Sydney, NSW, 2000  Ph: +61 2 9240 2255
사실 내가 Aria에 가본지는 약 10년이 되었다. 그 당시에도 시드니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고급 음식점 (fine dining)에 속했는데, 지금도 여전히 그렇다. 


먼저 위의 사진에서 짐작할 수 있겠지만, ARIA는 오페라 하우스 바로 앞에 있는, 오페라 하우스에서 직선 거리로 가장 가까운, 토스터기처럼 생겼다고 가끔 TOASTER 라고 불리는 건물의 2층 (Level 1)에 있다. 한국에서 말하는 1층은 호주에서는 Ground floor로 불리는 경우가 많다는 점, 염두에 두시고, 실제 이 레스토랑은 2층에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아무튼 시드니의 명소 중의 명소인 오페라 하우스 바로 앞인데다가, 써큘러키 (Circular quay) 에 위치에 있는 이곳은, 위치만 생각해봐도 명소 중의 명소인 셈이다. 창가 자리에 앉으면, Circular quay, 오페라 하우스, 그리고 하버브리지를 보면서 식사할 수 있다. 땅값을 생각해볼때, 여기는 당연히 비쌀꺼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가격은 밑에서 언급하겠지만, 답은 생각하기에 따라 비쌀 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다 이다. 절대적인 가격으로만 따지자면 비싸게 생각될 수도 있지만, 시드니의 다른 고급 음식점의 가격들과 이곳의 위치, 여기서 식사 내내 느낄 수 있는 행복함과 서비스를 생각해볼때, 결코 비싸다고만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아리아는 1999년에 주인이자 요리사인 (요걸 owner chef 하고 한다죠?) Matt Moran과 Bruce Solomon이, 예술가들이 영원히 기억될만한 자신들의 작품을 남기는 것이 꿈이듯이, 레스토랑으로 길이길이 기억되겠다라는 강력한 목표를 세우고 오픈한 곳이다.  그 후 이곳은 선전에 선전을 거듭하여 현재는 2개의 요리사 모자를 획득한 음식점이 되었고 매년 시드니 음식점 Top 10 안에 드는 곳이 되었다. 트립어드바이저 (TripAdvisor)에서의 약 2200명이 평가한 현재의 점수는 4.5/5 이다. 상당히 높은 편이다. 한국의 메뉴판과 같은 맛집검색 및 추천 앱인 Urbanspoon (몇년 전에 Zomato 로 이름을 바꿨다) 에서는 1200명 정도가 평했고 4.2/5를 받고 있다. 


개인적으로 아리아는 내게는 소믈리에가 따로 있는 음식점에 간 최초의 경험이었던 것 같다. 당시 내가 갔을때 나는 전채로 생굴을 몇개 먹고, 생선요리를 시켰고, 나와 같이 갔던 사람은 아마 안심 (fillet)이나 등심 (Rib eye) 스테이크를 시켰던 것 같다. 이런 조합이면 화이트 와인과 레드와인을 모두 시켜야 하는데, 그러려니 2병을 시키기도 그렇고, 딱 두잔만 시키기도 그렇고, 메뉴에 맞는 것으로 총 4잔 이상을 시키가지 부담스럽고 해서 조금 애매모호한 상황이 되어서. 그런 우리에게 소믈리에가 다가와서 내가 주문한 생굴과 생선요리 및 나와 같이 간 사람이 주문한 전채를 커버할 수 있는 화이트와인 (어쩌면 샴페인이었는지도...)을 추천해주고, 스테이크에 맞는 레드와인은 별도로 한잔만 추천해준 기억이 난다. 그때 기분 탓도 있었겠지만, 소믈리에가 추천해준 와인과 생굴을 먹었을때, 이런 절묘한 조합이 있나!! 라고 눈을 번쩍 뜨는 경험을 했었다. 프랑스 사람들이 차가운 화이트 와인과 굴을 먹는다더니, 그 이유를 알겠더라. 그래서 처음으로 소믈리에가 괜히 있는게 아니구나 라고 생각하며 그 전문성을 실감했었다. 약 십년 전의 일이라 메인 메뉴는 맛이 어땠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만, 메인도 먹고, 디저트도 먹었다는 것만 기억이 난다. 돌이켜 보면 당시 내 영어실력은 참 형편없이 별로였었는데, 나의 미모(?)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지만, 혹은 같이 간 사람이 네이티브라 그랬던건지도 모르겠지만, 매우 흡족한 서비스 받았던 좋은 기억이 남아있다. 

아무튼, 다시 객관적인 정보로 돌아와서, 위치도 좋고, 맛도 좋고, 요리사 모자 2개를 횟득한 곳이고 메뉴들은 쉐프가 선정한 계절 맛보기 메뉴부터, 단품까지 다양하게 있다. 

어떤 메뉴가 있는지 감을 좀 드리고자 요리사의 계절 맛보기 메뉴를 발춰해와 봤는데, 생굴에서부터 가르파치오와 리코타, 생선 요리, 양고기 구이, 초콜렛 아이스크림으로 구성된 5가지 요리가 1인당 155달러, 각각의 음식에 매칭되는 추천와인 포함된 코스로 주문하면 1인당 235 달러, 프리미엄 추천와인과 함께 주문하면 315달러라고 한다. 단, 주의할 것은 이건 평일에만 가능한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점심 가격이다.  저녁 가격은 이것보다 20-30% 정도 더 비싸다. 

 

Chef’s seasonal tasting menu

We are constantly changing wines due to seasonal availability and to ensure highest quality of dish pairing.
Shelled Pacific oysters, dashi, wasabi, daikon
Almond gazpacho, sheep ricotta, capsicum, ice plant
King George whiting, peas, pink peppercorn
Roasted lamb loin, spring carrots, labneh, quinoa
Valrhona chocolate, riberries, late harvest shiraz

혹은 주중 점심에는 메인 하나만 주문하는 경우 55달러, 혹은 전채+메인 or 메인 + 디저트로 2 course를 주문하는 경우엔 90 달러, 전채+메인+디저트, 3 course로 주문하는 경우에는 110 달러이다. 주말에는 주문해야 하는 최소 음식이 2-4 course로 올라가고 가격도 115-170 달러이다. 드니 웬만한 음식점에서 전채, 메인, 와인 한잔 정도 주문하면 50달러는 쉽게 넘어가는걸 생각하면, 뭐, 특별한 날은 이런데도 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특히, 연인과 로맨틱한 날을 보내고 싶다면, 여기서 식사하고, 오페라를 보러 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다만, 식곤증에 오페라 보다가 조는 일은 없도록 주의! 


**** 요리사 모자를 획득한 음식점 (hatted restaurant or chef's hat)이 뭐냐구요??
Chef's hat (요리사 모자)은 NSW에 기반하고 있는 시드니 모닝 헤럴드와 빅토리아 주의 멜버른에 기반하고 있는 The Age 신문사에서 공동으로 운영하는 The Good Food Guide 에서 해마다 최고의 음식점으로 간주되는 음식점에 부여하는 일종의 상(?) 같은 것이다. The Good Food Guide는 호주판 미쉐린 가이드 같은 것으로 생각해도 되겠다. 상당히 믿을만 하고, 여기서 추천하는 음식점에 가면 후회하는 일은 드물다. 모자는 0개에서 최대 3개까지 받을 수 있다. 모자가 0개 일지라도 리뷰를 받았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러운 일로 간주된다. 
요리사 모자는 순전히 "맛"으로만 결정해서 상을 주는데, 서비스나 데코, 와인, 세팅 등은 포크와 스푼 모양으로 점수를 표현한다. 맛을 평가하는 기준은 재료, 맛, 배열 (presenting), 기술 (techinique), 가치 (value), 일관성 (consistency) 6 가지 항목이라고 한다. 좀 더 알고 싶은 분은 여기를 방문해 보세요. https://www.agfg.com.au/agfg/ratings-symbols/awards




2017년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가 본 곳이 많을 줄 알았는데, 호주로 이민오고 나서는 비싼 물가 탓(?)에, 그리고 건강(?)을 생각해서, 요즘 거의 외식을 하지 않다보니 생각보다 많이 없네요. 개인적으로는 Sixpenny나 Billy Kwong 그리고 The Paddington은 조만간 한번 꼭 가보고 싶습니다. 모자가 2-3개인 곳은 비싸지만, 1개인 곳은 훌륭한 음식을 제공하면서도 가격은 아주 비싼것은 아니니, 좋은 사람과, 새로운 곳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다면, 한번 가보시길 권합니다. 

Three Hats

Two Hats

One Hat

10 William St, ACME, Ajo, Aki’s Indian Restaurant, The Apollo, Baccomatto Osteria, Bar Brose, The Bathers’ Pavilion, The Bellevue, Berowra Waters Inn, Billy Kwong, Bistrode CBD, The Boathouse on Blackwattle Bay, Bodega, Buon Ricordo, Catalina, China Doll, Cho Cho SanContinental Deli Bar & Bistro, Cottage Point Inn, Da Orazio Pizza + PorchettaThe Dolphin Hotel Dining Room, Felix, Firedoor, Fratelli Paradiso, The Gantry,  Gastro Park, glass brasserie, Hartsyard, Izakaya Fujiyama, Jonah’s, Kepos & Co, Kepos Street Kitchen, LP’s Quality Meats, Master, Mercado, Ms.G’s, Nomad, One Ford Street, Otto Ristorante, The Paddington, Porteño, The Restaurant Pendolino, Sagra, Sean’s Panaroma, Sokyo, Stanbuli, Sushi-e, Uccello, Vini, Yellow.




해외에서의 식사예절에 대해 한 번 읽어보고 싶으시다면, 이 글을 참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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