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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윤택하게 하는 것들

망고 - 원산지, 전파 그리고 호주의 망고들

by 반짝이는강 2017.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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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


망고의 기원 및 전파 
위키  에서 망고를 찾아보니 이전에는 미쳐 몰랐던 내용들이 있어서 간략히 소개해 본다.  일단, 망고는 더운 열대지역에서 자라고, 가운데 딱닥한 씨(?)가 있는 stone fruit 이다. 태국에 가본 분들이라면 아마 한번쯤은 찹쌀과 노란 망고가 함께 나오는 디저트를 먹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필리핀을 비롯한 많은 동남 아시아의 나라들에서 망고는 흔히 볼 수 있는 과일이다. 이번에 새로 알게된 내용은, 망고는 인도, 파키스탄, 필리핀의 국가대표(?) 과일이라는거다. 그리고 망고나무는 방글라데시의 국가대표 나무란다. 

이쯤에서 짐작 하셨으려나? 화석 증거물들에 따르면 망고는 약 2천5백만 ~ 3천만년 전에 인도 북쪽지역, 미얀마, 방글라데시에서 처음 그 모습을 드러냈다고 한다. 야생으로 자라던 망고는 지금으로부터 약 4000년쯤 전부터 이 지역에서 본격적으로 재배되기 시작했다.   남아시아 지역에서 재배되기 시작한 망고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적으로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전파되었다. 초기 망고 전파에서 흥미로운 것은, 기원전 4-5세기에 불교 승려들이 여행을 가면저 망고를 가지고 갔었는데 이로 인해 망고가 말라야 (지금의 말레이시아) 및  동아시아지역 (아마 태국이 대표적인듯)으로 점차 전파되었다고 한다. 불교와 함께 망고가 인도에서 태국으로 전파된 셈이다. 10세기에는 망고가 대중의 사랑을 받게 되면서 페르시아 상인들을 통해 망고는 중동 및 동아시아 지역으로도 전파되었다. 15세기 경에는 인도에 도착한 포르투갈 사람들이 남아메리카 지역 (그래서 멕시코에서 지금 재배가 되는 거임), 필리핀, 서아프리카 지역으로도 망고를 전파시켰다. 포르투갈 사람들이 지금이야 별볼일 없는거 같지만, 브라질도 (식민지로) 세우고, 망고도 전파시키고, 한 일이 많다. 망고가 호주에 도착한 것은 18세기 경, 그러니깐 호주에 백인들이 오자마자 가지고 왔다고 생각하면 될듯하다. 그 후로 망고는 서리가 내리지 않는 대부분의 열대지방으로 전파되었고, 지금은 남미 뿐 아니라 호주, 아프리카, 스페인 심지어 한국(?)에서도  망고가 재배된다고 한다. 


남아시아? 
위의 내용에 주석을 하나 달자자면, 남아시아는 인도, 방글라데시, 부탄, 몰다이브, 네팔, 스리랑카, 파키스탄 그리고 아프가니스탄을 포함한 지역이다.  2013년 기준으로 남아시아의 인구는 17억명을 훌쩍 넘어서고 있었다. 참고로 2016년 기준으로 전세계 인구는 약 74억명이다.  
한국에 살때는 나의 머리에는 "아시아인" 하면 한국, 중국, 일본, 태국, 필리핀, 대만, 홍콩, 싱가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미얀마 정도가 아시아로 생각되었지, 어쩐지 인도와 파키스탄, 네팔 등등의 남아시아 지역은 내 마음에 "아시아" 로 정착되어 있지 않았었다.  호주에서 뉴스를 보거나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아시아에는 인도를 포함한 남아시아뿐 아니라 흔히 우리가 말하는 중동 (middle east)을 포함한다는걸 깨달을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고는 한다. 인도는 아시아라고 할 수 있다고 해도, 지리적으로 멀고, 문화적으로 아는 바가 거의 없는 중동이 아시아로 분류된다는데는 아직도 어쩐지 잘 적응이 되지 않는다.  

우리가 중동으로 부르는 Western Asia에는 터키, 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사우디 아라비아, 아랍 에미레이트, 예멘,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조지아 (Georgia), 이라크, 이스라엘, 요르단, 레바논, 팔레스타인, 시리아, 이란, 사이프러스, 이집트가 포함된다. 이들 나라들은, 유전학적 인구구성을 떠나서, 통계적 편의를 위해 그리고  역사 지리학적으로 볼때 서아시아라고 부른다고 한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 나라들은 어쩐지 내 감정적인 경계에서는 여전히 아시아가 아니다. 친하게 지내던 중국인도 서아시아가 아시아라는데 대해 나와 같은 반응을 보였었던걸 떠올려보면, 아마 한중일 사람들은 나와 비슷한 반응을 보이지 않을까 싶다. 



다시 망고로 돌아와서, 그렇다면 망고 생산대국은 어디일까? 2013년 생산량으로 따지면 전세계 망고나무의 절반정도가 있는 인도가 1천 8 백만 톤으로 단연 생산 1위라고 한다. 그 다음이 4백 45만톤을 생산한 중국이 2위,그리고  3백 14만톤을 생산한 태국이 3위란다. 그 뒤로 인도네시아와 멕시코, 필리핀이 뒤를 잇는다. 아마 인구가 엄청난 인도와 중국은 자국에서 생산 및 소비를 완료하는 것 같고, 태국과 멕시코, 필리핀이 타국으로 수출을 하기에 한국에서는 비교적 가까운 필리핀산 망고가 자주 보이는 것일 게다. 


호주의 망고들
망고의 상업적 재배가 활발한 호주에서는 당연히 호주산 망고만 보이지 수입된 망고는 본적이 없다. 동남아로 여행갔을 때나 망고를 먹어보고, 한국 슈퍼에서는 필리핀에서 온 노란색 망고만 주로 봐왔던 나로서는 망고 종류가 이렇게 많은 줄은 호주 오고 나서 알았다. 그럼 호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망고 종류들을 살펴보자. 


켄싱턴 프라이드 (Kensington Pride)
켄싱턴 프라이드는 가장 흔히 보이는 망고로 Bowen으로도 알려져 있다. 달면서도 옅에 느껴지는 씁쓸한 (떫은 감맛?) 맛이 특징이다. 노란색~오렌지색 껍질에 때로 핑크빛이 돌기도 한다. 망고가 익으면 강한 망고향을 뿜어대고, 만졌을때 부드럽고 폭신한 느낌이 난다.  9월부터 2월 사이에 주로 수확된다. 
칼립소(Calypso)
다른 망고들에 비해 씨가 작고, 과육이 단단한 편이다. 노란빛이 도는 오랜지색 스킨에 강한 핑크빛 블러셔가 있다. 칼립소의 경우에는 익으면 초록색이 보이지 않게 되고, 당연히 만지면 부드러워진다. 9월부터 3월까지 수확된다. 
R2E2 
단단한 과육에 달고 부드러운 맛이다. 오렌지색 스킨에 빨간색 블러셔가 들어간 경우가 많다. 다른 망고들에 비해 크기가 압도적으로 크다. 망고 크기가 매우 크다고 생각되면, 아마 R2E2일 확률이 높다. 크기가 커서 망고 하나에서 나오는 과육이 많아서, 망고 여러개 깍는걸 귀찮다고 생각하는 경우에는 좋은 선택일 수 있겠다.  10월부터 2월에 주로 수확된다. 개인적으로, R2E2는 다른 망고들에 비해 망고 특유의 아름다운 맛이 조금 덜한 것 같아서 잘 사지는 않는다. 

허니 골드 (Honey Gold)
Rich sweet flavour 라고 하는데 한국어로는 어떤 말이 적당할까? 끈같은 혹은 실같이 씹히는 섬유질이 없는 단단한 과육으로 밝은 살구색 스킨에 오렌지색 블러셔가 들어가 있다. 크기는 중간~큰편에 속한다. 11월부터 3월 사이에 주로 보인다. 
팔머 (Palmer)
짙은 빨간색 스킨에 오렌지 빛 블러셔가 있다. 크기가 작고, 1월에서 3월 사이에 주로 수확된다. 
케이트 (Keitt)
옅은 빨강, 노랑, 오렌지색 블러셔가 있다. 그래서 망고 껍질에서 초록빛 빨강빛 노랑빛이 동시에 보이기도 한다. 위의 팔머도 이렇다. 크기가 중간 혹은 그보다 좀 크고, 1월부터 3월에 수로 보인다.  
켄트 (Kent)
1-3월에 주로 보이고, 빨강~보라빛 블려서가 보인다. 
파빈 (Parvin - Pearl 로도 알려져 있음) 
Sweet juicy and tangy flavour 이고, 섬유가 없는, 단단한 과육을 자랑한다. 크기가 작고 보통 2월에 많이 수확된다. 
브룩스 (Brooks)
과육이 망고치고는 아주(?) 단단한 편이고, 2월부터 4월에 주로 수획된다. 

  
총 수확되는 망고들을 종류별로 그 비율을 나눠보면  켄싱턴 프라이드 (Kensington Pride)가 52%로 압도적이다. 그 다음이 칼립소 (Calypso)로 22%, RE2E가 13%, Hoeny gold 7%, Keitt 2%, 그 외 4% 이다. 수퍼마켓에 왜 켄싱턴 프라이드가 먼저, 그리고 자주 보이는지 이제야 알겠다. 호주에서 수확되는 망고들의 90%는 호주 안에서 신선한 상태 (95%)로 소비되고, 약 10%정도 만이 해외로 수출된다. 아마 망고 재배가 어려운 (혹은 안되는)  날씨가 추운 뉴질랜드로 수출하는 걸까? 이건 귀찮아서 찾아보지는 않았다.  

내가 좋아는 망고는 켄싱턴 프라이드와 켄트다. R2E2도 사랑받는 망고중 하나인데, 나는 어쩐지 망고 특유의 단맛이 덜한거 같아서 잘 선택하게 되지 않는다. 시드니에서는 11월부터 망고가 많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본격적인 시즌이 시작되면서 지난 주엔 슈퍼마켓에서 한 개에 $3.5이던 켄싱턴 프라이드가 $2~3에 판매되기 시작했다. 얼마전, 11월 중순엔 주말에 시드니 마켓에 가서 초대형 크기의 튼실한 켄싱턴 프라이드 12개가 들어있는 망고를 $20을 주고 사왔었다. 이제까지 본 켄싱턴 프라이드 중 가장 큰 크기였던거 같기도 한데, 거기다 맛도 일품이어서 먹으면서 황홀했던 기억이 난다. 몇일 전에는 콜스에 갔더니 입구에 작은 크기의 켄싱턴 프라이드 약 12개가 든 망고 한 박스를 $15에 판매하기에 한 박스 사들고 왔다. 시장에 가서 사는 것에 비하면 훨 비싸지만, 그래도 주말 아침에 시장에 가는 수고로움을 항상 감내할수는 없으므로, 이 정도 가격이면 만족한다. 본격적인 망고철이 시작되었으니, 이번 시즌에는 내가 좋아하는 켄트랑 켄싱턴 프라이드 뿐 아니라 아직 생소한 허니 골드나 팔머도 좀 먹어봐야겠다.  



호주의 망고 재배지역 

호주 내에서 망고 재배는 노던 테리토리, 퀸즐랜드, 뉴사우스웨일즈, 그리고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에서 활발하다. 노던 테리토리의 경우 지역에 따라 9월-12월부터 출하를 시작하고,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는 9월 경, 퀸즐랜드의 경우 지역에 따라 11월 중순 (Townsville/ Burdekin/ Bowen 지역) 혹은 12월 초 혹은 중순 (Mareeba/ Dimbulagh), 혹은 12월 말 (퀸즐랜드 중부)에 출하를 시작한다. 더위가 조금 늦게 시작되는 퀸즐랜드 남동부와 뉴사우스웨일즈 북부지역은 1월부터 출하가 가능하다. 


망고 고르기 

  • 가장 먼저, 망고를 고를때 색은 무시해도 된다. 익었는지 어떤지, 색깔로는 잘 알수가 없다. 망고를 이것저것 사보다 보면 핑크색이 돌거나 빨간색이 도는 것도 볼 수 있는데, 망고가 잊은 정도랑 요런 핑크빛 빨간빛은 거의 아무런 관계가 없다. 초록색 망고도 이미 잘 익은 경우가 많다.  
  • 항상, 손으로 살짝 만져보자. 익은 망고는 손으로 살짝 눌려보면 살며시 들어가는 느낌이 난다. 익을수록 말랑해지는 아보카도나 복숭아 고르는 것을 떠올려보면 된다.
  • 냄새를 맡아본다. 잘 익은 망고는 조금만 가까이 가면 그 유혹적인 향이 정신을 혼미하게 한다. 달콤한 향을 맡으면 먹고 싶은 생각이 절로 간절히 든다.   
  • 저번에 시장에서 망고를 눈으로 대충 보더니 주저하지 않고 망고 5박스를 사는 남자가 있길래 어떻게 골라야 되느냐고 물어봤었다. 사실 이 질문은 그 전에도 다른 사람들에게 몇 번 해본적이 있다.  그의 답은 "어떤걸 사도 다 똑같다" 였다. 다만 언제 먹을껀지만 정하면 된다고 했다.  정말 그렇다. 맛없는 망고는 없다. 망고를 사는건 아보카도 사는거랑 비슷하다. 오늘 당장 먹고 싶으면 살짝 무른 느낌이 나는걸 사면되고, 앞으로 삼사일쯤 있다가 먹을꺼 같으면, 단단한걸 사서 집에 몇일 두면 된다. 그러면 어느새 정말 맛있는 망고로 변해있다. 다만,  망고는 익었을때 바로 먹어줘야 한다. 너무 많이 익은 망고는 내 개인적인 느낌에는, 그 정점의 아름다운 맛이 살짝 바래는 느낌/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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