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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윤택하게 하는 것들/정원 그리고 텃밭

로즈마리 - 가지꺽어 심기

by 반짝이는강 2018.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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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이사온 집에 반가운 허브가 한가지 있으니 - 바로 로즈마리 (Rosemary)이다. 로즈마리가 왜 반가운고 하니, 나의 집에선 로즈마리가 식용으로 매우 빈번하게 사용되기 때문이다. 우리 부부는 집에서 서양요리를 자주 하는데, 있기만 하다면 가장 자주 쓰일 허브는 로즈마리, 타임(thyme), 파슬리, 오레가노가 되지 않을까 싶다. 요리할 때 싱싱한 허브를 넣어주면 요리의 맛이 한 차원이 높아지기때문에 있기만 하면 왕창 넣어주고 싶은데, 싱싱한 허브들은 조그만 한팩에 $3을 넘는 경우가 허다하기때문에, 집에서 직접 키우는게 아니라면 마음껏 넣기는 조심스럽고 생각만큼 쉽지가 않다. 


시드니의 아파트에 살 때는 처음엔 베란다에 화분을 놓고 로즈마리, 타임, 바질, 오레가노를 키웠는데, 화분에 키우다보니 자라는 속도가 우리가 먹어치우는 속도를 전혀 따라오지 못했었다. 그러다가 아파트 바로 옆에 로즈 커뮤니티 가든(Rhodes community garden) 이 생기면서 이사 오기전 1년 동안은 거의 매일 저녁마다 커뮤니티 가든으로 내려가서 로즈마리, 오레가노, 바질을 마음껏 따서 쓰는 행운을 누렸었다. 


아무튼 간에 - 이번 집에는, 집 거실에서 마당으로 내려가는 계단 하단에 꽤나 큰 로즈마리 (아마) 한그루가 있는데, 배우자는 계단 양쪽으로 로즈마리를 빽빽하게 싶다고 했다. 그래야 대칭의 미(?)가 생길 수 있다고... 

로즈마리

위 사진에서 보는 곳은 왼쪽이고, 여기 빈 공간을 채울만큼 로즈마리를 심어서 키우고, 반대쪽에는 이걸 합한 것만큼 로즈마리를 심어서 키우자는 말이다.


집을 산 이후에 초절약 모드로 들어간 나는, 돈 주고 로즈마리 화분을 사오는게 아깝다기보다는...그러고 싶지 않았다. 음... 그게 아까운건가? 전에 직장동료 John을 비롯한 많은 이들이 로즈마리는 잘라서 물에 담궈두면 뿌리가 나온다고 했던 말이 기억이 났다. 여러 웹사이트들을 둘러보면 로즈마리는 가지 잘라서 꽃아두면 뿌리가 아주 쉽게 내리는 허브라고 나와있다. (출처 1, 2, 3) 하여 나도 돈도 굳힐겸, 이미 있는 로즈마리 덤불에서 로즈마리 가지들을 잘라서 뿌리를 내려 키워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있는 로즈마리 가지 잘라서 새로운 로즈마리 만들기

준비물: 정원용 가위 + 장갑 + 화분 + 포팅믹스 (=물빠짐이 좋은 흙) + 물이 든 통 하나 + 뿌리성장 촉진 호르몬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됨)


1. 정원용 가위는 사용하기 전에 데톨 같은 항균효과가 있는 비누로 씻어주는게 좋다. 


2. 가지를 꺽어서 뿌리를 내리려면, 목질화(=가지가 갈색이 되면서 껍질이 생기고 나무처럼 되는 것)가 되어 꼳꼳하고 딱딱해진 부분보다는 이제 막 돋아나는 성장이 활발한 어린 가지를 골라야 한다. 끝에서부터 약 15cm 정도를 잘라준다. 자르다보면 길이가 조금 들쭉날쭉한데, 괜찮다. 가지 자르는 것은 정밀 과학은 아니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로즈마리 가지를 꺽어서 준비할 때는, 기존 로즈마리가 큰 경우, 즉 여유가 있으면 이왕이면 좀 많이 꺽어서 준비하자. 이렇게 가지를 꺽어서 꽂는다고 100% 다 성공하는건 아니고, 아직 성공확률은 잘 모르니까, 뿌리를 내리지 못하는 것들이 있을 것을 대비해서 넉넉히 준비하자. 나는 30개쯤 꺾은거 같다. 지금 마음으로는 절반만 성공하면 된다. 


3. 잘라낸 가지를 손으로 쓰으~~~윽 훑어서 가지 밑둥 5-7cm 정도의 로즈마리 잎들을 제거해 준다. 이 때 생긴 로즈마리 잎들은, 모아서 요리할 때 쓰면 된다. 아래 사진은 밑둥을 잘라낸 후, 그리고 로즈마리 잎들을 제거 후 사진이다. 

로즈마리 심기

**첫번째 오른쪽에 보면 아주 긴 로즈마리 가지가 있는데, - 저건 가지치기 한 것으로 그냥 요리할때 썼고, 왼쪽에 있넌 무더기만 로즈마리 가지꺽어서 뿌리내리기에 썼습니다. 


4.  첫번째 방법은 - 로즈마리 잎들을 제거하면 가지가 끈끈해지는데,  뿌리성장 촉진 호르몬이 있으면, 이 때 호르몬을 뭍혀서 물빠짐이 좋은 흙을 채운 화분에 바로  심어주는 것이다. 뿌리성장 촉진 호르몬 (=뿌리발근제라고도 함)이 없으면 그냥 심어도 된다. 심을 때는 로즈마리 잎을 제거한 부분만이 흙 밑으로 들어가고 로즈마리 잎은 흙에 뭍히지 않도록 주의하자. 로즈마리 잎이 흙 밑으로 뭁히면 그 부분이 뿌리가 나는 대신 썩을 수가 있다. 로즈마리 가지를 심었으면  흙이 흠뻑 젖도록 천천히 물을 준다. 뿌리가 충분히 내릴 때까지는 흙이 마르지 않는지 확인하고, 물을 줄때는 흙이 화분 아래까지 잘 젖도록 한번 줄 때 흠뻑 준다. 


두번째 방법은 - 물통에 물을 받아서 (몇 개 안되면 유리잔에 해도 된다) 꽂아주는 것이다. 물에 담궈놓는 경우에는 산소를 머금은 신선한 물이 공급되도록, 1-2일에 한번씩 물을 갈아주자. 


로즈마리 가지꺽기는 처음 해보는거라, 반은 포팅믹스 (potting mix)를 채운 화분에 성장 촉진 호르몬을 뭍혀서 바로 심고, 반은 물을 채운 통에 담아두었다. 물통에 꽂아두면 뿌리가 내려오는걸 바로 확인 할 수 있어서 좋을꺼 같고, 화분에 심은건 나중에 옮겨심을때 뿌리에 흙이 붙어있을테니, 그래서 (뿌리가 엉켜있지 않다면) 안전하게 옮겨심을 수 있을꺼라는 장점이 있을 것 같다. 

로즈마리 가지꺽어 심기



5. 이왕이면 따뜻한 곳에 둔다. 그러면 4-6주 후면 로즈마리가 뿌리를 내리는 것을 볼 수 있다 (고 한다). 뿌리가 내리면 화분이나 원하는 장소에 옮겨심으면 된다. 



로즈마리 키우기 

로즈마리는 지중해 지역의 허브로 덥고 건조한 날씨에 잘 자라고, 영하로 내려가는 겨울이 있는 곳은 피하는게 좋다. 한국에서도 로즈마리를 키웠었는데 - 그때는 여름에는 베란다 창에 놓아두고 키우고, 겨울에는 베란다 안쪽에 두고 키웠는데 잘 자라주었다. 로즈마리는 습한걸 싫어하니까 너무 물을 많이 주지 말자. 로즈마리가 죽는 이유는 대부분은 물을 많이 줘서다. 물은 한번에 흠뻑!!!! 주면 되고 자주 주는 것은 피하자. 일주일에 한번쯤이면 족하다. 


로즈마리는 알칼리성 토양을 좋아하므로 (아악...호주 토양은 산성인데.... ㅜㅜ) 일 년에 한번쯤은 돌로마이트 (dolomite)나 라임 (lime - 먹는 라임 말고 정원용 알칼리성 무기질을 말함)을 뿌려서 토양의 pH를 올려주면 로즈마리가 행복하게 자랄 수 있다. 화분에 키우는 경우에는 물빠짐이 좋은 흙을 써야 한다. 일반 포팅믹스도 괜찮지만, 물빠짐이 더욱 좋은 다육이용 혹은 선인장용 흙을 쓰면 더 잘 자란단다. 


WikiHow를 보면 로즈마리는 거름은 안줘도 된다고 하는데  그래도 꼭 주고 싶다면 봄에 blood and bone 혹은 소똥 (cow manure)을 주면 좋다. 혹은 scotts osmocote plus organics 같은 지속방출형 거름 (slow release fertilizer)을 주라고... 


로즈마리가 얼른 뿌리를 내려서 집 화단에 울타리용으로 옮겨심을 수 있으면 좋겠다. 참고로 - 로즈마리는 돼지고기나 소고기를 요리할때 같이 곁들이면 향긋한 풍미가 더해진다.  식용 뿐 아니라 로즈마리를 말려서 포푸리로 만들어 옷장 서랍에 넣어두어도 좋다. 그리고 로즈마리에 대해 읽어보다보니, 로즈마리는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는데, 그래서 세익스피어의 햄릿 (Hamlet)에 이런 구절이 있단다. “There’s rosemary, that’s for remembrance: pray you, love, remem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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