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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윤택하게 하는 것들

Marble bar 그리고 Long Island Iced Tea (롱 아일랜드 아이스드 티)

by 반짝이는강 2017.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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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 전에 아는 분이 금요일 밤에 친구들이랑 만나서 Marble bar에 가기로 했는데, 혹시 올 생각이 있느냐고 물어왔다. Marble bar는 몇 해 전에 회사의 National business meeting을  시드니의 힐튼호텔에서 하고, 바로 코 앞에 있다는 이유로, 또한 당시에 같이 있던 John이 우리들을 거기로 인도해서 갔기도 해서, 가본적이 있는 곳이다. 나름 실내장식이나 분위기가 괜찮았던 것만 어렴풋이 기억이 났다. 금요일 저녁에/ 밤에 별 할 일이 없기도 하거니와, 씨티로 나갈 일도 별로 없던 차에 이런 제안이 왔으니 당연히 수락해야하지 않겠는가?

참고로 시드니에서 보기 드물게 마블바는 내부가 대리석과 마호가니 나무로 되어있고 아래 사진처럼 고픙스런 느낌이 난다. 

1893년에 지어진 Adams Hotel로 지어진 건물로 빅토리안 스타일의 실내장식과 장식품들이 그 내부를 장식하고 있다. 그 후 1973년에 힐튼 시드니로 변경되었고, 2005년 복원 과정을 거쳐 현재의 모습으로 탈바꿈 했다.  이런 이유로  Marble bar는 라이브 음악을 듣고 춤 추고 술도 마실수 있는 곳임과 동시에 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곳 (heritage listed) 이라고 한다. 

Marble bar
Level B1, Hilton Sydney
488 George St, Sydney, 2000 (타운홀 역 근처)
3:30 pm ~ 



좀 일찍 만나서 저녁도 같이 했더라면 좋았을텐데, 그러지는 않고, Marble bar 앞에서 바로 만났다. 같이 만나기로 한 일행 중 일부는 미리 만나서 함께 저녁을 먹기도 했고, 우리가 Marble bar에서 한창 놀고 있을때 조인한 사람도 있었다.  

라이브 뮤직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는거 같은데, 목금토요일에만 이런 행사를 한다. 마블바 웹사이트에 가면 어떤 DJ가 누구랑 같이 라이브 음악을 선사해 주는지 미리 일정을 확인할 수 있다.  http://marblebarsydney.com.au/#whats-on 

우리가 갔던 날이 12월의 금요일 밤이라 라이브 뮤직이 있는 날이다. 입구에 있는 안전경비요원들이 사람들이 입장/퇴장할때마다 내부에 총 몇명의 손님이 있는지 센다. 아마 과도하게 손님을 많이 입장시키면 안전상 위험이 있으므로 일정 이누언 이상 입장하지 못하도록 통제한다. 이건 여기만 그런건 아니고 좀 붐빈다 싶은 바는 대부분 적용하는 룰인 것 같다. 안에 사람이 많으면, 안에 있는 사람들이 나올때까지 무작정 기다려야한다. 

우린  9시 좀전에 도착했었는데, 입장에 제약을 받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내부는 이미 만원이다. 우선 마실 것 주문을 하러 바로 향했다. 힐튼 호텔 안에 있지만 주류 가격은 한국과 비교하면 참 착하다. 시드니의 일반적인 컵에서 보는 가격보다 조금 더 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감당하기 부담스러울 정도는 아니다. 같이 갔던 분은 보드카 온더 락 (vodka with ice)를 주문했고, 나는 에스프레소 마티니를 마실 기세였지만, 평범한 진앤토닉 (gin and tonic)을 주문했다. 진앤토닉 가격은 11달러였던거 같다. 첫 잔을 비우며 바의 분위기를 익힌 후 두번째는 같이 간 분은 롱 아일랜드 아이스드 티를, 그리고 나는 역시나 또 약간 지루하기까지한 스파클링 와인을 한잔 시켰다. 스파클링 와인 한 잔 가격은 13달러이다. 전에 왔을때는 미쳐 인지하지 못했었는데, 금요일 밤이라 사고의 위험이 있어서 인지, 모두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주류는 플라스틱 잔에 담아주고 있었다.  금요일 밤에는 취하거나 혹은 춤추다 잔을 떨어뜨려 사고가 날 수 있기때문에 그런거 같다. 여러모로 사고의 위험을 사전에 방지하는 호주답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나자 한가운데 있던 소파들을 치우고, 본격적으로 춤추는 분위기에 접어든다. 그리고 얼마간의 시간이 더 지나자 DJ와 요즘 음악를 전혀 모르는 내게는 알수없는(?) 밴드가 나와서 노래를 불렀다. 어찌저찌하다보니 밴드 바로 앞에 서서 춤도 추고, 우리 일행에게 작업거는 사람들도 적절히 대해주고, 좀 더 지나서는 내 옆에서 열심히 춤추던 한국사람으로 보이는 아름답고 매우 젊은 두 명의 여성들도 눈여겨 보아주고, 그리고 11시쯤 우리는 자리를 떴다. 음악소리가 크게 울리던 바에서 나오니, 입구에는 이미 바 안에 있는 사람들이 나와서, 자기가 입장할 차례가 오길 기다리는, 아름답게 꾸민 젊은 남여들이 대기하고 있다. 기다리는 인원이 어림잡아도 20명 이상이었던 것 같다. 여기가 그리 핫 한 장소였던가? 하는 물음을 던지며 train을 타고 집으로 왔다. 



Long island iced tea


일행 중 한명이 롱 아일랜드 아이스드 티를 주문하면서 이걸 주문하는 이유는 알코올 함량이 많아서 적은 돈으로 빨랑 취하는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오잉?? Long island iced tea는 이십대 초반에 홍대에 있는 칵테일 바 (BAR 66 이었던듯)에서 처음 마셔봤었고, 이게 마실때는 잘 술술 넘어가지만 알코올 함량이 높아서 한두잔 마시면 훅! 가는 것도 이미 잘 알고 있었다. 실제 그 날 이걸 두 잔 마신 (물론 다른 것도 마셨다) 일행 중 한명이 다음 날 숙취로 고생했다고 했다. 내 경우엔 이런 이유들 때문에  요즘은 거의 주문하지 않는 칵테일 메뉴이기도 하다. 어쨌든 아침에 대체 이걸 어떻게 만드는지 그리고 유래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서 좀 찾아봤다. 

일단 롱아일랜드 아이스드 티는 데킬라 (Tequila), 보드카 (vodka), 진(gin), 럼(rum)이 골고루 들어가고, 거기에 약간의 mixer와 콜라를 섞어서 만든다. 이런 조합때문에 콜라와 믹서로 약간 희석을 하더라도 전체적인 알코올 함량은 무려 22%에 달한다고 한다. 만드는 방법은 레시피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대략적으로는 아래와 같다. 


레시피 1
  1. 보드카: 데킬라: 럼: 진: 트리플섹: 믹서: 콜라를 1: 1: 1: 1: 1: 1.5 :1의 비율로 칵테일 쉐이커에 넣어서 가볍에 몇 번 흔들어 준다.  
  2. 보통은 길죽하고 높은 잔 (이런 잔은 보통 highball 이라고 한다)에 얼음을 채운 후 쉐이커에서 섞은 알코올을 부어준다.
  3. 칵테일 뒷부분에만 위 그림과 같이 짙은 색이 돌도록 콜라를 살짝 부어준다. 
  4. 레몬이나 라임, 체리로 장식한다. 

너무 간단한가요? 하하하. 이 레시피는 뭘 몇 ml 넣는가가 중요한게 아니라 비율이 중요하다. 그리고 눈치챘겠지만, tea는 안들어간다.  믹서로는 레몬쥬스, 라임쥬스, 오렌지 쥬스, 시중에 파는 믹서등 다양한걸 사용할 수 있다. 취향대로 선택하면 된다. 트리플섹(Triple sec)은 틀어가는 레시피도 있고 안들어가는 레피시도 있으니 없다면, 굳이 넣지 않아도 될꺼 같다. Triple sec은 말린 오렌지 껍질로 만든 오렌지 향이 나는 알코올의 한 종류하고 한다. 보통 칵테일 만드는데 재료로 사용되거나 digestif (식후 마시는 술로 보통 고급 레스토랑에서 많이 보임)로 마시게 된다. 

다른 레시피가 더 있나해서 찾아보니 앱솔루트 (Absolute) 홈피에 나와있는 비디오가 눈에 들어와서 발취해와 봤다. 관심있는 분들은 비디오 시청해보시기를 바란다. 링크는 여기: https://www.absolutdrinks.com/en/drinks/long-island-iced-tea/

 


그럼 이렇게 술술 잘넘어가지만, 마지막에 사람을 훅! 한번에 가게 하고 다음 날은 엄청난 숙취까지 주는 롱 아일랜드 아이스드 티는 대체 누가 만들었을까? 두 개의 설이 있는 것 같은데 먼저 첫번째는, 1920년 대에 "Long island"라고 알려진 테네시(Tennessee) 의 Kingport 지역사회의 토박이 주교(bishop)이 만들었다는 설이다. 미국에서 술의 생산, 판매 및 소비를 금지하던 1920-1930년 경의 금주령 시대에는 직접 칵테일 등을 만드는 시도를 하던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어느 한 주교였다. 그는 어느 날 창의력을 발휘하여 데킬라, 보드카, 진, 럼, 위스키, 메이플 시럽을 섞어보았고, 이를 "Old Man Bishop" 이라고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이 칵테일의 제조법은 그 후 1940년대에 그의 아들 Ransom에게 주었고, 조금 변형되어 현재의 제조법이 되었다고 한다.  금주령 시대에 소량의 알코올로 효과적으로 취하는 방법이 선호되는 경향이 있었는데, 롱 아일랜드 아이스드 티의 높은 알코올 함량을 본다면, 이 설이 상당히 신빙성이 있다고 한다. 
다른 유력한 설은 뉴욕의 Long Island에 있던 바텐더 Robert Butt가 1972년에 칵테일 만들기 대회에서 고안했다는 것이다. 그 후 1980년대에 대중적인 사랑을 받으면서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그는 주장했는데, 이 설을 뒷받침 해 줄 사람은 Robert 자신밖에 없다는 것이 함정이긴 하다. 

** 롱 아일랜드 아이스드 티는 텔레비전이나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칵테일 top 5에 포함된다고 한다. 섹스 앤 시티에도 등장했다는데, 어느 시즌의 에피소드 뭐에 등장했는지 아시는 분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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