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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살이

비행기 사전 좌석 선택을 잘못했다

by 반짝이는강 2019.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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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타고 어디를 갈때 다른건 다 제쳐두더라도 꼭 하는 것이 있으니 사전 자리선택이다. 내가 원래 이런 미리 준비하는 사람은 아니었는데... 호주에서 CRA로 첫 출장을 다녀온 후로 이렇게 되었다.


2013년 1월...
호주에서 첫 출장 (CRA로 첫 모니터링)은 아침 7시 비행기를 타고 멜버른으로 가게 되었다. 당시 버진 항공을 처음 이용해보는 나는 버진의 마일리지 프로그램은 가입도 하지 않았던 터였고, 사전 자리 예약에 대해서도 별로 생각해보지도 않았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피곤했지만 설레이는 마음으로 보딩...그리고 착석...
아... 가운데 자리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내 양 옆에는 남자 두 명이 앉았다. 거기까지는 괜찮았다. 그런데 정장 멀끔히 입은 왼쪽에 앉은 남자가 5분에 한번씩 계속 움직여대며 내 팔을 툭툭 건드렸다. 물론 의도한 것은 아니었고, 본인이 그런다는 것 조차 모르는 것 같았다. 총 한 시간 반인 비행이었는데, 한 시간쯤 지나자 나의 인내심도 바닥을 드러내고 말았다.


사진의 출처: 여기

정확히 뭐라고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꽤나 날카로운 어투로 제발 날 건드리지 말라고 했었다. 그 후 그 남자는 남은 시간 동안 내내 내가 민망할 정도로 최대한 살금살금 움직였다. 좀 부드럽게 말할수도 있었을텐데... 지금 생각하면 사소한 걸로 바럭 화를 낸 나 자신에게도 웃음이 난다.
그 날의 그 가운데 자리에 앉은 경험은 가능하다면 영원히 피하고 싶은 경험이었다. 호주 성인 인구의 40% 이상은 과체중이거나 비만인데- 혹시라도 비만한 사람이 양옆으로 앉으면 진짜로 끔찍할꺼 같았다.
그래서 그 후로는 가운데 자리에 앉는 참사를 피하기 위해 비행기 예약을 하자마자 바로 자리를 지정한다.


​​좌석 선택에 있어서 나만의 간단한 룰은:
- 2시간 미만이면 창문쪽
- 3시간 이상이면 가운데 통로쪽
- 국제선 3시간 이상이면 3-4-3 중에서 가운데인 4명이 앉는 좌석의 통로쪽 - 순전히 화장실 갈때 눈치안보고 갈 수 있기때문에.
- 3시간 이상 비행시 화장실 바로 앞 1-2열에 있는 자리는 선택 안한다. 왜냐면 들락날락하는 사람들때문에 시끄럽고, 잠 잘때는 방해가 되기때문이다.
- 선택할 수 있는 자리 중에서 가급적 앞자리를 선택한다. 무거운 짐들고 끝까지 가면 힘들고, 내릴때도 마지막에 내려야 하기때문이다. 그리고 앞 쪽에 앉으면 엔진소음이 상대적으로 덜하고, 기내식 서비스도 빨리 받고, 공기 질도 뒷자리보다 낫다.
- 국제선에선 Extra leg room 이 허용되는 비상구쪽 자리에서 2-3열 이내의 자리는 피한다. 어린 아기들과 여행하는 가족들이 이 자리에 우선적으로 배정되는데 - 9시간 되는 국제선에서 아기 5명이 사방에 앉아서 울던 악몽때문에... 그 후론 피하게 됐다.


그 후에는 가운데 자리에 앉을 일이 없다가 바로 오늘!! 다시 가운데 자리에 앉아있다. 사전 자리 지정을 내가 했었는데 - 내가 잠깐 정신이 나갔었거나- 내가 지정한 자리를 항공사에서 재배정했거나?? 다행히도 비행시간은 한 시간 반 남짓이고 - 한쪽은 슬림한 여자분, 다른 한쪽은 비만은 아니고 그냥 과체중인 중년 남성이다.
얼른 착륙해서 집에 도착했으면 좋겠다. 다음엔 제대로 좌석 지정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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