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을 하다보니 등심 (rib eye)는 물론이고 안심(eye fillet)마져도 씹는게 쉽지만은 않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집에서 식사를 하건 밖에서 식사를 하건 간에 생선요리나 파스타를 자주 선택하게 된다. 샐러드 종류도 이빨이나 교정장치 사이에 끼지 않을만한 것만 선택하고 있다. 아훙....!!
생선은 한국에 살때도 - 호주에 와서도 늘 자주 먹고 있다. 싱싱하고 맛있는 생선을 구할 수만 있다면, 생선요리 만큼 쉽게 만들 수 있고 맛있는 것도 드문 것 같다.
호주에서 우리 부부의 생선 주 구입처는 - 한국에서도 그랬지만 코스트코다.
한국에서 부모님은 - 집이 바다랑 가깝기 때문에 - 시장에 가면 싱싱한 생선을 값싸게 구할 수 있었다. 어릴 때 어머니는 생선을 자주 구워주셨는데, 우리가 다 크고 나서 최근에야 말씀하셨지만 - 그건 생선이 꼭 좋아서였다기보다는, 육류 값이 너무 비싸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하셨다. 특히 한국 소고기 값은 요즘도 허다다 하다. 그렇다고 요즘은 생선 값이 싼 것도 아니지만 말이다.
아무튼! 생선 - 바다에서 자유롭게 헤엄치다가 우리 집 부엌으로 왔으니 - 맛있게 요리해서 먹는 것이 생선에 대한 예의가 아니겠는가.
고기 굽는 것도 그렇고 생선을 굽는 것도 그렇고, 이 모든건 단백질과 열을 이용한 과학이다. 조금만 신경쓰면 생선을 맛있게 구울 수 있다.
후라이팬에 생선 굽기
1. 생선을 손질한 후, 키친 타올로 물기를 완전히 제거한다.
생선에 물기가 남아있으면 나중에 뜨거운 기름에 물기가 닿으면서 기름이 엄청 튀고, 화상을 입을 수 있다. 그리고 물기가 없어야 생선이 바삭하게 요리가 된다. 그러므로 반드시 물기를 완벽하게 제거해야 한다.
생선 껍질(fish skin)이 붙어있으면, 생선 껍질에 가운데만 2cm 정도 간격으로 살짝 칼집을 넣어주면 - 나중에 생선 껍질이 익으면서 안쪽으로 수축되며 생선 모양이 뒤틀리거나, 고르게 익지 못하는 사태를 방지할 수 있다.
<킹피쉬 준비 완료>
2. 후라이팬을 뜨겁게, 아주 뜨겁게 달군다.
아주 뜨거운게 어느 정도냐고요? 후라이팬에 20 cm 정도 되는 지점에 손바닥을 올렸을때, 후라이팬의 열기로 10 초 이상 버티기 힘들 정도? 라고 하면 될까요? 혹은 열기로 인해 후라이팬 근처에 열기/연기가 올라오는 정도?
어떤 후라이팬을 사용해야 하나? Non-stick 이든 아니든 그건 상관이 없고, 바닥이 두꺼운 후라이팬이 좋다. 바닥이 두꺼운 후라이팬은 - 그만큼 열저장 능력이 좋다는 말이고, 나중에 생선을 올렸을때, 생선으로 인해 후라이팬 온도가 갑자기 훅 떨어지는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그래야 생선 껍질이 바삭하게 구워질 수 있다.
3. 달궈진 후라이팬에 오일을 두른다.
뜨거운 후라이팬인 만큼, 발열점 낮은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 - 이런거 사용하면 절대 안된다. 굽거나 튀기는 요리에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을 사용하는건 발암물질을 대량으로 만들어서 먹는거랑 다름 없는 일이다. 대신 - 발열점이 높은 식물성 요일- 가령 땅콩오일, 포도씨유, 라이스 브란(쌀눈?) 오일 등이 적합하다. 생선에 버터 소스를 곁들일 예정이라면 버터를 넣는다.
4. 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자마자 생선을 올린다.
달궈진 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자마자 생선을 올러야 기름이 너무 뜨거워져 산화되는걸 막을 수 있다. 그리고 이래야 생선이 후라이팬 바닥에 들러붙지 않는다.
주의 -
- 생선껍질이 있으면 - 껍질이 먼저 아래로 가도록 한다. 껍질을 먼저 굽는 이유는 - 그래야 껍질이 바삭해지기 때문이다.
- 생선에는 최대한 물기가 없어야 한다. 물기가 잆으면 반드시 제거할 것.
- 밀가루를 입힌 생선이라면, 밀가루를 꼭 털어내고 후라이팬에 올린다. 안그러면 나중에 두꺼운 밀가루 옷이 기름에 절어 눅눅해지고, 결국 생선과 분리된다.
생선을 후라이팬에 올리면 - 처음에는 바닥에 딱 붙는게 일반적인데 - 그냥 이대로 두면 20초 정도 지나면 저절로 분리되어 떨어지니 건드리지 말자.
5. 옆에서 봤을때 아래 부분이 3/4 정도 익었으면 뒤집는다. 이건 색의 변화를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뒤집은 생선은 마무리를 위해 생선 두께에 따라 1~2분 더 구워준다.
생선이든 고기는 - 뒤집는건 한번만 한다. 여러번 뒤집다가 모양이 으스러지거나, 많이 익어서 질겨진다.
**아래 사진은 생선을 뒤집은 직후인데 - 생선껍질이 수축되는걸 조금이나마 줄이고자 가운데 넣은 칼집 - 보이시나요? 껍질이 바삭바삭한게 느껴지나요? 생선이 아주 두꺼운거라 - 너무 건조해지는건 아닌가 싶어서 위에 버터를 조그맣게 잘라서 올려주었는데, 보통은 이렇게 버터를 올려줄 필요는 없습니다. **
나의 경험 외 지식의 출처들:
- Pan-friend fish
완성!
저희 집은 구운 생선에다가 버터소스 + 샐러드를 곁들였는데요. 보통 해외에서 pan-friend fish를 주무하면 이렇게 버터소스가 끼얹어져 나오는걸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버터소스 만들기
참 쉽죠잉?? 그럼 맛있는 생선 폼 나게 구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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