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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윤택하게 하는 것들/여행 그리고 미식 노트

헌터밸리

by 반짝이는강 2019.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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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살 때는 주말에 바람쐬러, 한국에서 누군가 놀러왔을 때는 관광시켜주러, 그리고 가끔 워크샵하러 헌터밸리에 꽤 여러번 다녀왔다. 시드니의 웬만한 주요 명소에 이미 다 가보았고, 또 와인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헌터밸리가 가볼만한 곳이 아닐까 싶다. 

시드니에서 (시드니 출발지점 위치에 따라) 헌터밸리까지는 운전해서 약 3시간 정도가 걸리는데 - 1박 이상 일정으로 가는 것이라면 가는 길에 고스포드 (Godford) 언저리를 지날 때 파충류 공원 (Reptile Park) 에 잠시 들렀다가 가는 것도 괜찮다.  이 파충류 공원은 세계적인 뱀 해독제 연구소를 포함하고 있는 만큼, 살아있는 각종 뱀, 거미 등을 다양하게 관찰 할 수 있고, 10월부터 4월까지는 야외 저수지에 방목되고 있는 악어를 비롯해서, 수영장(?) 같은 곳에 있는 거대한 악어, 그리고 전시장 안에 있는 악어까지 다양하게 볼 수 있다.  

<파충류 공원에서 매일 진행되는 악어 먹이주기>

시드니와 멜버른의 수족관, 시드니의 타롱가 동물원도 가보았지만 - 내가 가장 추천하고 싶은 곳은 바로 이 파충류 공원이다. 마음만 먹으면 뛰어다니는 왈라비 (=캥거루 사촌)를 만져볼 수도 있고, 거미에 물렸을때 어떻게 대처해야할까, 뱀에 물렸을 때 대처법 같은 교육적인 프로그램도 매 시간마다 진행된다. 파충류 공원이라고 파충류만 있는건 아니고, 코알라도 있고, 새들도 있고, 음... 이름 생각 안나는 호주 특유의 동물들이 많이 있다. 


헌터밸리는 NSW에 있는 상업화된 거대 와인 재배 지역으로 - 각 양조장에서 만든 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직접 판매하는 셀라도어 (Cellar Door)들이 즐비해 있다. 헌터밸리에는 약 150개의 셀라도어가 있다고 하니 - 가기 전에 어느 셀라도어를 방문할지 미리 목록을 작성해 가야 시간 효율적으로 구경다닐 수 있다. 그렇지 않고 나오는대로 다 들어가다보면 - 정작 가보고 싶은 셀라도어에는 갈 시간이 없을 수도 있고, 모르고 지나칠수도 있다.  

NSW에 거주하는 분이 아니라 호주로 여행온 분이라면 1. 렌트카를 이용해서 가거나 2. 시드니에서 출발하는 당일치기 여행상품 (Experience OZ 에서는 1인당 $205이고 구성에 따라 더 저렴한 것도 있을듯)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겠다. 

헌터밸리에 꽤나 여러번 가본 내가 좋아하는 와이너리는 바로  Audrey Wilkinson winery 다. ​처음 헌터밸리에 놀러갔을 때 헌터밸리 안내소에 들러서 꼭 가봐야할 와이너리 추천을 해달라고 했더니 - 당시 근무하시던 분이 여기는 꼭 가봐야한다며 추천해준 곳이었는데, 풍경이 좋고, 와인도 맛있어서 헌터 밸리에 갈 때마다 항상 가게 된다.

<오드리 윌킨슨 와이너리에서 본 풍경>

Audrey Wilkinson

그 외에도 헌터밸리에서 갈만한 셀라도어들은 다음과 같다:

Peterson House - 스파클링 와인 좋아하는 분이라면 여기 꼭 가보시길. 여기서 점심 식사도 가능함. Peters Wine Broke Road 랑은 다른 장소니까 꼭 구분하시길! 

McGuigan Wines - 시간이 맞춰가면 와인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다. 물론 참가비를 내야하기는 하지만 - 얼마 안했던걸로 기억...

Brokenwood Wines - 이 브랜드 와인 꽤나 맛있음. 

Tyrrell's Vineyard - 여기는 직접 가보진 않았는데, 티렐리스 와인이 일반적으로 저렴하면서 괜찮은게 많기도 하고 (저렴한 것만 있는건 아님), 와인 만드는 과정을 설명해주는게 있는 걸로 안다. Time Out 잡지에서 추천하고 있음. 

Pepper Tree Wines - 페퍼트리 호주선 거의 따지지 않고 사는 와인 브랜드인데 왜 여기는 못가봤을까. 지도를 찾아보니 외진 곳에 있는 것도 아니구만... 6월에 헌터밸리에 워크샵 가면 여기에 들렀다 와야겠다. 

<페퍼트리 와인 셀라도어>


그 외에도 새로이 떠오르는 셀라도어들도 있을테니 - 마음을 활짝 열고 방문해 보면 좋을꺼 같다. 셀라도어에서 와인 테이스팅을 하면 - 전에는 무료가 많았는데, 시음만 잔득하고 아무것도 안사고 가는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요즘은 시음비 (tasting fee)를 받는 곳들도 꽤 있다. 보통 $5~10 달러 정도이고 셀라도어에 따라 6~8종류의 와인을 시음 할 수 있게 해준다. 대부분은 와인을 1병 이상 사면 시음비용을 면제해주니까, 시음을 한 후에 - 가장 마음에 드는 것 한 병 정도를 사고 시음비용을 면제받으면 되겠다. 어떻게 보면 시음 비용을 냄으로써 편히 앉아서 원하는 종류의 와인들을 뭔가 사야한다는 압박감 없이 시음해 볼 수 있으니까, 어쩌면 셀라도어나 놀러간 사람에게나 서로 윈윈인거 같기도 하다. 


헌터밸리에 셀라도어랑 와이너리만 있는건 아니다. 그 외 초코렛이나, 퍼지 (fudge), 치즈 파는 곳도 있고, 식도락을 즐길 수 있는 수준급 레스토랑도 있고, 가끔 롤링스톤 같은 거대 가수가 와서 콘서트를 하기도 하는 HOPE estate도 있다. 어떤 주말에는 주말 시장도 열린다. 수확시기가 되면 Lovedale long lunch (5월에 주로 함) 행사도 열리는데 - 이건 몇 달전부터 예약 안하면 티켓이 없어서 못간다. 

언젠가 한번은 맥귀간 (McGuigan wine)에서 진행하는 양조장 투어에 참석했다가 바로 옆에 있는 헌터 밸리 치즈 팩토리에서 치즈 플라타를 주문해서 먹기도 했다. 수퍼마켓에서 치즈를 사다가 집에서 이렇게 먹으면 더 싸겠지만... 놀러간거니깐 조금 비싼건 이해하자. 

<치즈팩토리 - 치즈 플라타>

헌터밸리 치즈팩토리

<2018년에 6월에 다녀온 오드리 윌킨슨 셀라도어>​

오드리 윌킨슨

위에서 내가 좋아하는 곳이라고 언급한 오드리 윌킨슨 셀라도어는 전망이 좋아서인지, 매년 더 유명해지고 붐비는 것 같다. 헌터밸리에서 난 포도로 만든 샤도네이는 거의 안사는 편인데 오드리 윌킨슨 (Audrey Wilkinson) 것은 괜찮다.  음.... 다른 데서 키운 포도를 가져와서 만드는걸까?

맥귀간 와인 (McGuigan wine) 양조장 투어 때 들으니까 - 헌터밸리에 있는 와이너리들이 그 지역에서 생산된 포도로만 와인을 만드는건 아니라고 했다. 포도들은 호주 각지에서 재배되고, 그 중에 괜찮은 것, 조합이 맞는 것은 수확해서 트럭째 헌터밸리로 가져와서 와인을 만들기도 한단다. 그러니까 상표만 헌터밸리지 - 원재료는 남호주일수도, 빅토리아주 일수도 있는거다. 특히나 NSW주는 기온이 높기때문에 쉬라즈를 포함한 레드가 강한 편이고, 화이트 와인 종류는 기온이 서늘한 빅토리아주나 지대가 높은 남호주가 유명한 편이다. NSW에서 화이트는 - 내가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피노그리기오 (Pinot Grigio)가 많다. 

<McGuigan 양조장 투어>

양조장 투어

양조장 투어때 들은 또 하나 신기했던 것은 헌터밸리에 와인을 만드는 양조장은 아주 많지만 - 숙성된 와인을 오크통에서 유리병으로 옮기는 병입시설은 헌터밸리 전체에 딱 1 곳이란다. 그래서 양조장 별로 날짜를 정해서 순서대로 가서 자기네 와인을 병에 담는다고 했다. 한 곳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쓰는 셈이다. ​


헌터밸리에 놀러갔을 때 1박을 하게 되면 - 어디서 잘까 고민할 분들을 위해 조금 더 곁들이자면 - 저렴한 곳을 찾는다면 Vine Valley Inn을 추천하고 싶다. 세사녹 (Cessnock) 중심가에 있는데 - 깨끗하고, 특색있고, 라운지도 있고 그렇다. 원하면 아침을 해먹을 수 있는 공용 부엌도 있다.  Booking.com 과 같은 곳에서도 예약할 수 있고, 웹사이트에 가서 직접 예약할 수도 있으니까, 비교해보고 더 저렴한 곳에서 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Vine Valley Inn 공용라운지>​

Vine Valley Inn 헌터밸리 숙소

<Vine Valley Inn 트윈 룸>​​

바인밸리인 헌터밸리

​위에 내가 사용했던 트윈 룸은 샤워가 좀 별로긴 했지만 - 그것만 빼고는 괜찮았다. 


예산이 넉넉한 분이라면.... 갈 곳은 많다. 헌터밸리를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보면 크라운 플라자 호텔 앞을 자주 지나다니게 되는데 - 여기도 괜찮다. 헌터밸리 관광지역 중심가에 있어서 위치도 괜찮고, 수영장도 있고 (겨울에는 히팅이 된다고 함), 주차장도 넉넉하고, 골프장도 딸려있다.  규모가 크기 때문에 시드니에 위치한 많은 회사들이 워크샵하러 여기 많이 간다. 내가 다니는 회사도 그 중 하나다. 

북킹닷컴을 보니까 Chateau Elan At The Vintange 라는 곳이 자꾸 상단에 뜨는데, 얼핏 봐서는 Kirkton Park Hotel Hunter Valley 좋아보인다. 결혼기념일 같은 중요한 날 로맨틱한 곳이 필요하면 이런 곳도 괜찮지 않을까.  


모쪼록 헌터밸리 놀러가시는 분들 - 잘 계획해서 안전하게 다녀오시길! 아참!!! 가기 전에 반드시 누가 와인을 전혀 안마시고, 운전을 할지 미리 정하고 가자. 당연하겠지만 헌터밸리 인근에서는 음주운전 단속이 시도 때도 없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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