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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윤택하게 하는 것들/요리 와인

사워도우 브레드

by 반짝이는강 2019. 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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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중에 빵은 사워도우 브레드라면서, ​사워도우 브레드를 만들어 보겠다고 결심한지가 꽤 되었다. 처음에는 사워도우 브레드가 아닌 바게트를 만들기도, 호두 바게트랑 호밀빵 만들기도 했었다. 

그간 주기적으로 feeding (이스트의 음식이 되는 밀가루랑 물을 공급해주는 것)을 해주면서 보관해 온 사워도우 스타터 (sourdough starter)로 몇 주 전에 - 사워도우 빵 만들기를 했는데 - 배우자의 반응은... 

나 이 빵 먹다가 이빨이 뽑히거나 부러질 것 같아

BBC에서 내 놓은 사워도우 브레드 레시피를 보고 엄청난 시간을 들여서 만들었는데, 이런 반응이 나오면 조금 짜증이 나면서, 한편으로 미안하기도 하다. 왜냐하면 나는 고작 한두조각만 먹고, 나머지는 다 배우자가 먹어야 하기때문에... 

아무튼! 지난 주에는 - 레시피를 바꿔서 내가 꽤나 신뢰하는 네이버 블로거 콜린님의 블로그에 있는 사워도우 브레드 레시피를 보고 따라 해봤다. 구워서 나온 모양은 이렇다. 

사워도우 브레드

​콜린님은 잘 되었겠지만, 나는 사워도우 스타터가 신통치 않았는지, 일반 밀가루를 써서 그랬던 것인지, 온도때문인지...  bbc 레시피를 보고 했을때보다는 낫지만... 뭔가... 좀 모자란다. 그나마 다행인건 잘라봤더니, 이전처럼 꽉꽉 뭉쳐진 그런 dense 한 빵은 아니다. 

맛을 보니까 - 사워도우의 시큼한 맛이 거의 없다. 콜린님이 혹시나 모르니까 yeast (이스트)를 아주 조금 넣으라고 했는데, 난 2 티스푼이나 - 아주 왕창 넣었기때문에 그런가보다. 이스트를 왕창 넣었기때문에 - 원래대로라면 부피가 2~3배로 부풀어 올라있어야 할 시간에는 - 반죽이 부풀었다가 다시 푹 꺼져있었다. 과 발효된 것이다. 

반죽이 부풀었다가 꺼지면 어떻게? 이미 만든 반죽을 버릴 수는 없으니까 - 어떻게 하면 다시 살리나...하면서 찾아보니, 반죽을 손으로 만져준 다음, 다시 부풀리면 된단다. 

콜린님 레시피로 만들었다가 좀 실패한 - 사워도우 브레드가 아니라 이스트 브레드가 된 빵 - 절단한 면은 이렇다. 

이스트로 빵 만들기

빵 만들기에 여러 번의 실패를 경험하고 - 이번에는 사전 조사에 꽤 공을 들였다. 주말이기도 했지만 - YouTube 에서 사워도우 브레드 만들기 동영상을 10개는 넘게 본 것 같다. 그 중에 가장 도움이 되었던 것은 아래의 2개 

Sourdough Masterclass by Patrick Ryan 

앗... 1개는 쉽게 찾았는데, 다른 하나는 찾기가 어렵다... 진짜  어제 동영상 많이 봤나보다. 쩝. 

이렇게 동영상을 많이 봤지만 - 실제 만들기에 들어가면 레시피가 필요하다. 레시피도 아주 많이 있는데 - 읽고 읽고, 추리고 추려서, 나는 Emilie's Everyday Sourdough를 골랐다. 이유는 - 다른 레시피들은 30분 마다 혹은 1~2시간마다 한번씩 반죽을 만져주어야 하지만 이 레시피는, 처음에 잠깐 반죽을 만들어준 후, 밤새 발효시킨 후, 아침에 모양을 잡아주고, 1~2시간 후에 구울 수 있게 되어있어서 - 반죽을 만져주어야 하는 횟수가 상대적으로 적었기 때문이다. 

또 하나 이런 저런데서 얻은 중요한 정보 중 하나는 내 사워도우 스타터가 사용하기에 적합한지 어떻게 아나요? 확인하는 방법은 바로 - 맹물에다가 사워도우 스타터를 한 티스푼 떨어뜨려 보는 것이다. 사워도우 스타터가 발효가 잘 되어서, 기포를 충분히 만들어 내고 있으면 물 위에 뜬다. 그렇지 않고 바로 가라앉는 다면 - 하루 정도 더 발효시켜서 써야 한다. 


아무튼 이번 레시피를 보고 만든 반죽을 오늘 아침에 확인하고 모양을 잡아서 2차 발효를 시킨 후 모습이다. 사오도우 반죽을 할 때 주의 점은 처음부터 끝까지 - 절대로 손으로 반죽을 눌러서는 안된다. 반죽을 접어준다는 느낌으로 모양을 잡아줘야 한다. 이게 어떻게 하는건지는 위에 있는 동영상을 보는게 확실하다. 

이렇게 반죽을 누르지 않고, 접어주는 느낌으로 만드는 이유는 - 효모가 만들어내는 기포가 반죽에 그대로 남아있게 하기 위함이다. 그럼 아예 아무것도 안하면 되는거 아니냐고? 천만의 말씀. 반죽을 이렇게 접어주듯 만져주어야 밀가루에 있는 단백질인 엉겨붙어 글루텐이 형성되어 매끈한 면을 만들기때문에 꼭 만져주어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건 - 효모가 부풀어 오르면서 어느 정도는 저절로 글루텐이 형성된다. 

사워도우 반죽

아침에 반죽을 2시간이 채 되지 않게 2차 발효시킨 후, 오픈에 넣고 기다린다. 두근두근!​

완성!!

사워도우 브레드

Baker's flour (=강력분)를 써서 그런 것인지, 드디어 성공이닷!! 적당히 식혀서 안티페스토를 올려서 먹었더니 사워도우의 시큼 구수한 맛이랑 어우러져 정말 맛있다. 

이제야 드디어 조금 자신감이 생겼다. 이 참에 사워도우 브레드 만들기를 마스터 할겸 - 앞으로 10번쯤 반복해서 집중적으로 만들어 봐야겠다. 역시... 요리는 과학이다. 

이번에 사워도우 브레드 만들면서 예습삼아 어제 비디오를 10개도 넘게 봤고, 오늘 성공했고, 반복학습으로 앞으로 10 번쯤 집중해서 더 해볼꺼라니까, 동생이 "뭐든지 열심히 하는구나, 울 언닝" "그래서 언니가 뭐든지 잘 하나봐" 란다. 이렇게 칭찬해주는 동생이 있어서 좋다. 

앞으로 연달아 몇 번 더 성공하면 레시피 정리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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