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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살이/일상생활

I am locked out - 열쇠를 집 안에 두고 나오다

by 반짝이는강 2019.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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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쇠를 집 안에 두고 문을 잠궜다를 영어로는 "I locked myself out of the house" 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이런 멍청한 짓을 한건... 지난 해에 배우자가 시드니에 날 남겨두고, 브리즈번으로 집 보러 갔던 때였다. 20층 아파트에 - 카드키가 없으면 원하는 층을 선택할 수가 없어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지도 못하던 건물이었다. 당시에 20층까지는 비상용 계단을 이용해서 8분이면 걸어올라갈 수는 있었지만... 열쇠가 없어서 현관문을 열수없었고... 문을 부술수도 없고... 주말이라 security도, 건물 관리인도 없고... 해서 비상 문따주는 사람 (=locksmith)을 불러야 하나 말아야 하나... 비싼 비용때문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세네시간을 건물 로비와 바깥에서 배회한 후에 - 거의 포기하고 문따주는 사람을 부르려던 차에, 운 좋게 평소 알던, 같은 아파트에 살던 건물관리인을 만나서 - 건물주가 보관하고 있는 비상용 키를 이용해 현관 문을 열고 들어올 수 있었다. 

한국에서 - 동생과 둘이 살 때도... 동생은 안그랬던거 같은데 - 나는 집 열쇠를 참 많이도 분실했거나, 어디다 두고 다니기 일수였다. 그래서 디지털 도어락이 나오자 마자 현관문을 바꿨었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라서 - 내 첫 차는.... 멍천한 주인이 차 키를 트렁크나, 차 안에 두고 차 문을 잠그는 바람에 - 긴급출동 서비스의 손길을 참 많이도 받았다. 그나마 다행인지... 대부분은 차 문을 닫자마자 열쇠가 안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서(?) 다른 곳에서 차 키를 찾는 수고를 거치지는 않고 바로 출동 서비스를 부르고는 했었다. 

 

 

 

 

이렇게 중요한 차 열쇠며, 집 열쇠를 - 항상 깜빡깜빡하고, 어디 가면 물건을 하나씩 꼭 빠드리고 다니는 나라는 사실을 거의 잊고 살던 요즘.... 다시 한번 나란 사람에 대해 환기하게 되었으니... 사건은 지난 금요일에 일어났다. 

배우자는 부모님 장례식을 위해 영국으로 떠났고 - 나 혼자 집을 지킨지 일주일이 되어가던 무렵이었다. 지난 금요일에는 - 친구인 C와 N이 멜버른에서 우리집으로 놀러오기로 한 날이라 - 일찍 업무를 마감하고 - 그녀들을 위해 치즈케익을 구운 후 - 브리즈번 공항으로 이들을 마중나갈 참이었다. 

이 집으로 이사오고 나서 - 나 혼자 집에 하루 이상 있는게 처음이었던지라 각별히 신경써서 창문과 문이란 문은 모두 철저하게 잠근 후 - 평소에는 잠그지도 않는 집 안에서 차고로 이어지는 문도 - 잠금장치를 설정하고, 꼬옥 닫았다. 차 시동을 걸고 - 차고 문을 닫기 위해 집 열쇠꾸러미를 찾으니까, 없다.

젠장........

평소엔 항상 가방 안 열쇠 파우치에 집 열쇠를 넣어두는데, 어제 저녁에는 집 열쇠를 식탁 위에 두고, 가방에 다시 넣지 않았다. 열쇠는 식탁 위에 그대로 있다. 

집을 뱅글뱅글 대여섯번 돌았는데 - 문이란 문은 다 꽁꽁 잠겨있다. 

맥가이버나 영화에서 나오는 도둑(?)처럼 문을 어떻게 딸 수 없을까 하여 - 차고에 있는 공구들을 뒤적여 봐지만, 공구들이 몇개 없기도 하고, 열쇠 구멍에 꽂기에는 너무 굵어서 - 시도조차 할수가 없다. 

이미지의 출처: 여기

이웃집에 SOS 메세지를 보냈는데 - 답이 없다. 그들이 얇은 일자형 드라이버를 가지고 있다손 치더라도, 내가 그 공구로 문을 열 수 있으리란 법도 없다.

친구들 마중도 가야한다. 그녀들을 픽업해 와서 같이 협동(?)해서 문 따려고 하는건 더 어려울꺼 같고, 브리즈번에다가 금요일인지라 시간이 더 늦어지면 emergency locksmith를 불러도 안오는 수가 있기때문에, 그냥 locksmith를 부르기로 했다. 

구글 검색을 해본다... 업체들이 주욱 나오기는 하는데 - 어디에 전활 해야할지는 전혀 모르겠다. 

그 중 한 곳에 전활했더니 - 자동응답 서비스로 넘어가는데, 기본 $150이고, 거리 및 종류에 따라 요금이 추가된다고 안내가 나온다. $150이란 말에 허걱 해서 바로 끊었다. 

그 다음 - 누군가 추천한 Luke The Locksmith로 가서 웹사이트에 enquiry를 남기고 - 기다리기가 뭣해서 바로 전화를 했다. 주솔 이야길 했더니 $190 이란다. 바로 올 수 있단다. 

"비싸다"와 "첫번째 업체랑 통활 해볼껄 그랬다"라는 생각이 교차했지만 - 그냥 진행하기로 했다. 20분 후에 Luke가 도착해서, 약 10초도 안되는 시간만에 문을 열어주고, $190을 카드로 결제받은 후 갔다. 

문 여는 시간보다, 카드로 결제하는데 시간이 더 걸린거 같다. 

지금에야 좀 짬이 나서 찾아보니 브리즈번에서는 2019년 기준 주택의 문을 따주는 비용은 평균 $129 란다. 출동비가 $35~85, 근무시간 외 출동 비는 $100~250에다가, 열쇠 종류에 따라 문 열어주는 비용은 $65~185 란다. 참고로 비상시 차 문을 따주는 비용은 $60~85 + 출동비다. (출처: Home guide)

허.허.허

마당도 넓은데...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 현관 열쇠를 복사해서 비상용으로 마당 어디에 파묻어둬야겠다. 

참고삼아 마당에 비상용 키(spare key)를 어떻게 숨겨둬야하는지 찾아보니 아이디어들도 참 많다. 나무 위에 있는 새 집 (bird house)부터 자동차 번호판 뒤, 벽돌 안, fake drain cap, fake sprinkler, 현관문 knocker 뒤, 돌 아래, 가짜 콘센트 안, fake dog poo 아래에 숨겨두기 까지 참... 가지가지다. (출처: 10 brilliant ideas for hiding your spare key outside your home)

일단 시간 날 때 열쇠부터 복사 (key cutting)부터 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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