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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살이/일상생활

자카란다 그리고 우박

by 반짝이는강 2020.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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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볼 수 있는 보라색 꽃으로 알려져 있는 자카란다. 

올해도 어김없이 자카란다가 피기시작했다. 이전이랑 다른 것이라면... 집 밖으로 나갈 일이 많이 않다보니, 자카란다가 피기 시작했다는걸 좀 많이 늦게 인지했다는 것. 역시 눈에 보여야... 뇌에서 인지가 된다. 

시드니에선 일주일에 못해도 한 두번씩 사무실로 출퇴근을 하며 이맘때면 무던히도 봐오던 자카란다였고.... 출퇴근길에 우아하고 우람한 자태의 자카란다를 보면 저절로 기분이 좋아지고는 했는데... 이제 호주에 오래 살아서 그런가... 혹은 출퇴근길(?)이 아니라 그런가 이상하게 브리즈번에서는 자카란다를 봐도 큰 감흥이 없다. 

2018/04/05 - [삶을 윤택하게 하는 것들/여행 그리고 미식 노트 ] - 호주의 봄 - 자카란다 꽃구경 

내 평생 처음으로 꽃 핀 자카란다 나무를 본 곳이 브리즈번이었고, 그 때 그 장면은 아직도 선명하게 뇌리에 남아다. 이번 해에는... 이미 자카란다 절정이 지나긴 했지만 - 그래도 꽃놀이를 한번 가보자 싶었다. 

UQ의 자카란다 축제 Bloom

브리즈번의 자카란다 명소로는 캥거루 포인트의 Dockside Walk, New Farm의 New Farm Park Wilson’s Lookout,  Fairfield에 있는 Princess Street Park 그리고  세인트 루시아 (St Lucia) 에 있는 William Dart Park 등이 있다.

마침 퀸즐랜드 대학교의 세인트 루시아 캠퍼스에서 자카란다 축제 (Bloom festival)을 하고 있다고 해서... 거기로 가보기로 결정.  10월 17일부터 시작해서 11월 1일에 끝나는거니깐... 축제의 막바지에 간 셈이다. 

토요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 배우자한테 망고+바나나+요거트+치아시드 아침을 먹이고, 오후에 비가 올테니, 일찍 가보자며 재촉에 재촉을 했다. 그래봤자... 집에서 20분도 안걸리는 여기에 11시가 넘어서 도착했던듯...  

주차를 어디에 해야할까 고민했는데 - 퀸즐랜드 대학교 캠퍼스는 주말에는  주차가 공짜였다. 평일에는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만 유료이고, 그 외 시간은 무료다. 

주차를 하고 땡볕을 조금 걸어서 보게 된 자카란다. Bloom festival 이라고 여기저기 보라색 표지판을 세워뒀는데... 그에 비해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야간 조명을 많이 설치해두었고, 저녁에는 영화상영도 하는 것 같았는데... 사람들은 다 저녁에 오는걸까? 

자카란다

퀸즐랜드 대학교의 St Lucia 캠퍼스는 처음 가본거였는데 - 역시 지도에서 봤던 것처럼... 캠퍼스가 무진장 컸다. 그런데 출입가능한 화장실 찾는건 한참 걸렸다. 캠퍼스 안에 인공 호수가 몇 개가 있는데 이렇게 오리인지 기러기인지, 이름 모를 새들이 사람들이 가까이 다가가도 아랑곳 않고 유유자적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멱 감고 나와서 날개 말리는 새

자카란다도 보고, 화장실 찾아(?) 그리고 캠퍼스랑 강 건너 반대쪽을 잇는 Green Bridge (공식 이름은 Eleanor Schonell Bridge)를 왔다갔다 하며 산책을 

 

땡볕 아래 산책을 마치고.... 1만보를 거의(?) 찍었다며 기뻐하고 집으로 와서 점심을 만드는데... 이렇게 폭우랑 우박이 쏟아진다. 갑자기 우박이 몰아쳤는데 - 마치 지붕이 골프공 세례를 받는듯한(?) 그런 장면이 연출되었다. 지붕에 떨어지고, 다시 수영장으루 풍덩~ 잔디밭에 데굴데굴~~ 

한국에서도 우박을 본적이 있기는 했었을꺼 같은데... 그렇지만 호주 와서 우박을 더 자주 본 것 같다. 시드니에서도, 브리즈번에서도. 

우박 (영어로는 hail)이 꽤나 세차게 내렸기에 - 동네사람들이 앞다퉈서 우박사진을 올린다. 우리집 반경 3km 이내에 사는 분이 올린 사진...  아래 사진 보면 지붕이 골프공 세례를 받는 것 같다는 나의 비유가 과장이 아닌거다. 

이미 지고 있던 자카란다는... 어제의 우박+비를 맞고, 우수수 떨어졌겠지. 곧... 브리즈번의 대표 꽃인 포인시아나가 피기시작할꺼다. 우리집 빨래 너는 곳 옆에 - 옆집 포인시아나가 있는데 - 올해도 아름답게 피어주면 좋겠다. 포인시아나가 절정이 될 때 쯤엔, 한국행 비행기표를 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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