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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살이/부동산 금융

책 읽은 후기 - 돈의 심리학

by 반짝이는강 2023. 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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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몇 달 사이 블로그가 뜸했던 것은 바빴기도 하지만 - 마음이 헛헛해서였던 탓도 크다. 왜 그런지 콕 집어서 이야기 할 수는 없지만 - 흔히 말하는 FOMO - Fear Of Missing Out이 나의 생각과 감정에 상당히 폭넓게 부정적인 영향을 영향을 주고 있었는지도. 
 
부끄럽지만 나는 스스로를  <잘났다> 혹은  <평균보다 똑똑하다> 라고 생각하는 편이며 그리고 <열심히 일하는 능력자>라고 평가한다. 이러한 사고 혹은 자만은 나 스스로 무덤을 파는 일이며, 늪으로 걸어들어가는 것과 같다.... 라는 어렴풋이나마 알고 있던 이 사실을, 오늘 <돈의 심리학> 남은 부분을 읽으며 다시 한번 상기하게 되었다고 해야할까. 

돈의 심리학

소위 말해 학교 다닐때는 내가 공부도 더 잘 하고, 다양한 곳에 관심사도 많고 그랬던거 같은데 (그래서 근거없는 자신감 및 자존심에 자만심 쩌는 나인데)- 사회생활하고 이십년쯤 되고 보니 - 세상에는 나보다 잘난 사람이 훨씬 더 많다는 사실을 깨닫고 인정하는 것이 꽤나 벅차다고 해야할까...  게다가 내가 얼마나 똑똑한지 혹은 열심히 일하는지랑 흔히 성공의 척도로 간주되는 자산의 규모는 별 상관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인정하는 것도 꽤나 고통스럽다. 
 
한국도 그랬지만 호주는 코로나로 인한 판데믹 기간이 지나면서 - 부동산 시장 - 특히 브리즈번 및 퀸즐랜드 남동쪽 부동산에는 광풍이 불었었다. 아무것도 안했는데 - 우리집 가치는 내가 산 가격보다 60~80%가 올랐다. 동네나 그 외 요인들에 따라 2배가 오른 곳도 꽤 많다.
 
나는 코로나로 인한 lock down이 시작될무렵부터 투자용 부동산을 사겠노라고 동동거리기 시작했었다. 재무설계가 좀 필요하기는 했지만 디포짓 낼 돈도 마련이 되어있었다. 그런데 이리저리 좀 알아보다가 - 이직을 하고, MBA를 시작하고, 배우자랑 티격태격 좀 하고, 다시 MBA에 집중하고.... 그러다보니 3년이 지나서 부동산 가격이 3년 사이에 정말 턱이 빠질정도로 껑충뛰어있었다. 
 
2022년부터 2023년 사이에는 이제 판데믹이 끝났으니 사람들이 다시 시드니나 멜버른으로 갈테니 - 시드니 부동산이 뛰겠다....고 생각은 했으면서도 여전히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년초대비 시드니 부동산은 꽤 많이 올랐다. 사이드로 WA 지역의 특정 서버브는 <나중에 저기 가서 살면 좋겠다> 싶어서 눈여겨 보았고 - 좋은 매물도 많았는데 - 반년이 지난 지금 20%쯤 올랐더라. 요즘은 매물이 나오면 거의 1-2주 안에 팔리는듯. 
 
이렇게 <~~ 했어야했는데...> <~~~ 더라면> 으로 가니 끝이 없다. 행동을 안한건 나 자신이다. 그래서 나 자신에 대한 원망이 조금...아니 좀 많이 생긴다. 희안하게도 배우자는 그런건 전혀 안중에도 없고 우리집 가치가 오른 것만 기뻐하는(?)듯한. 그런 배우자를 한심하게(?) 생각하는 마음도 오락가락 하는데 - 어찌보면 그게 더 행복하게 사는 방법인지도. 
 
그리고 이번 해에 주식시장은 정말 엄청난 호황이었는데 - 나의 계좌는 흡사 <금융위기>를 지나가고 있다. 마이키맘님 표현을 빌리자면 이게 무슨 밥 팔아 똥사먹는.... 제길..ㄹ....! 
 
아무튼.... 직장에서 정말 열심히 일했고 그래서 2022년 performance rating을 인생 처음으로, 그것도 100% 영어로 일하고 있는 호주에서, 5를 받고, 월급도 많이 올랐다. BUT 재무상황을 보자면 시간이 없어서(?) 부동산 투자는 안했고, 주식은 마이너스고 - 종합적인 결과는아무것도 안한 것만 못한 상황이었다. 좀 있으면 세금정산해서 - 세금도 또 토해내야한다...
그래서... 이번 해 들어서 물질적으로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이 가지지 못했다(?)는 생각이 마음을 상당히 괴롭히며 좀먹고 있었나보다. 

<돈의 심리학> 책은 제목은 익히 여러번 들어봤지만 - 나의 inter-generation metor/connect인 제임스가 이 책을 읽고있는데 - 나보고도 읽어보라기에 상반기에 한국에 갔을 때 구입했다. 절반 정도는 금새 읽었는데 - 그 후로 몇 달째 침대옆에 놓아두다가 - 어제 이 책이 다시 눈에 들어와서 마져 읽게 되었다. 
이 책은 돈을 어떻게 벌고 굴리고 할 것인가에 대한 책이 아니라 - 돈에 대해 어떤 자세를 가질 것인가에 대한 책이다. 
 
요즘 들어 느끼는 것은 - 세상은 공평하지 않고 - 원하는 것을 다 가질수는 없다는 거다. 세상 모든 이가 다 아는 이 기본적이고 기본적인 사실이 나한데는 큰 충격과 좌절로 다가온다....아주 큰 배신이나 사기를 당한 기분이 이럴까...
한국에 갔을 때 사업을 하는 제부랑 나눈 대화의 한편에는 이런 것들도 포함되어있었다. 제부는 한국에서 소위말하는 명문대 졸업한 사람들은 - 개인역량은 뛰어나지만, 남들한테 굽히거나 소통하는 것을 매우 어려워하고, 그것이 사업실패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제부는 어린 시절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고, 공부를 잘한 것도 아니었기에 - 꾸지람도 많이 듣고, 갖고 싶은 것을 가지지 못하거나 (가령 사고싶은 옷 혹은 운동화를 사는 것은 거의 불가능...), 남에게 부탁을 하는 것이 일상이었다고 한다. 그 당시에는 서럽기도 하고, 세상은 왜 이리 불공평한가 했겠지만 - 그런 어려움이 남들이 갖지 못한 제부만의 강점의 근간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책에서는 그럴만하다고 생각되지만 글로 차분히 읽어보면 좋을만한 여러가지들을 다루고 있는데 - 그 중에서 지금의 나에게 크게 다가온 것은...
 
1) 행운과 불운은 실재하고, 예측하기 어렵다. 그러니 나를 판단할 때도, 남을 판단할 때도 겸손을 찾고 용서와 연민을 생각하라. + 어딘가에서 저자는 부를 쌓는 것은 어느 정도 운도 필요한데, 운은 우리의 통제 밖이다.... 이 말은 자기합리화같기도 하지만, 어느 정도 위로가 된다. 
 
2) 밤잠을 설치지 않을 방법을 택하라
투자 등의 금융관련 결정을 할 때 - 개개인의 성향마다 원하는 바가 다르겠지만 - "이게 내가 밤에 잘 자는데 도움이 될까?"라는 기준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최고의 이정표가 될 수 있다고. FOMO로 밤잠 설치는 나에게는 와닿는 말이다. 부동산 매물을 보며 밤잠설치기보다는 월급날마다 인덱스 펀드를 사고 잊어버리는 것이 밤잠 잘 자는 나은 방법일듯...
 
3) 내 시간을 내 뜻대로 하는 데 돈을 써라
 어디선가 저자는 찰리멍거의 말을 인용했다. "나는 부자가 되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나는 그저 독립성을 갖고 싶었다."그리고 저자가 한 말 중 이 말 - "당신이 원할 때, 원하는 것을, 원하는 사람과 함께, 원하는 만큼 오랫동안 할 수 있는 능력은 돈이 당신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배당금이다." 도 마음에 와 닿았다. 동시에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되돌아보게 한다. 
내가 아는 부유한 사람 중 한 명인 J도 원하는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낼정도의 부가 모이자 - 미련없이 직장을 관두고 밤잠 설치지 않을 방법으로 투자를 설정해놓고는 - 가족들을 돌보며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인생을 보내고 있다. 그가 한 말 중 기억에 남는 것은 아침에 일어나 커피를 마시고 뉴스나 책을 읽고, 점심을 먹고 낮잠을 한 숨자고 일어나서, 저녁에는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는 삶이 지루하지 않으며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고 말이다. 
 
4) 자존심은 줄이고 부는 늘려라
오늘 내가 살 수 있는 것을 사지 않을 때 부가 만들어진다는 사실.... 
 
5) 남에게 친절하고 겸손하라. 
 
 
어제는 호주의 인구구성 프로젝션도 찾아보고  Retirement planning 시뮬레이션을 몇 개 돌려보았다. 놀라운 것은 호주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의 비중이 지금이나 40년 후나 크게 달라지지 않는 다는 것. 물론 그 비중이 조금 더 높아지기는 하지만 노인인구가 많다고 걱정해야할 만큼은 아니다. 그래서 최악의 경우 내가 쌓은 개인연금이 내가 사망하기 전에 바닥난다면 age pension은 받을 수 있겠구나 라고 위안 삼아본다...
또 한편으로는 지금처럼 현재 기준 1년 concenssional gap인 $27,500씩 연금을 넣고 (넵....저는 절세목적 등등으로 캡까지 넣습니다요), 67세까지 일하고, 현재 소비 수준으로 생활한다면 - 노후를 아주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것. 
부동산 투자 기회를 놓혔다고 안타까워하고, 내 손이 마이너스의 손인가 하며 좌절하기보다는 - 정신적으로 편안한 방법으로 투자를 하고 - 본업에나 충실하는게 나을 것 같다는 결론. 
내가 아둥바둥한다고 엄청난 부자가 될 것도 아닌데 - 인생 적당히 편하고 즐겁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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