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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윤택하게 하는 것들

후무스 (Humus) 만들기

by 반짝이는강 2018.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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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잘 지내시나요? 저는 요즘 요리하는 빈도가 전보다 참 많이 늘었습니다. 나름 결혼 11년차이지만 - 요리 및 식사준비는 배우자가 좋아하는 일이기도 하고, 배우자가 한게 더 맛있기도 해서, 저는 자연히 잘 안하게 되더라구요. 게다가 요즘이야 100% 재택근무를 하고 있지만, 회사에 출근하던 때엔 - 아침에 나가서 저녁에 돌아오면, 맥주나 와인 한잔 하고 소파에 쓰러지고 싶지, 요리하고 싶은 마음은 잘 안생기더라구요. 

아마 많은 결혼한 커플들이 - 미리 정해놓은게 아니면, 저희 부부처럼 시간이 갈 수록 한 사람이 요리를 전담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남여노소를 불문하고, 요리를 하려면 - 꼭 해야하는 이유가 있거나, 아니면 그 자체를 즐기고 좋아해야하는거 같습니다. 


제가 요즘 요리를 하게 되는건, 재택근무를 하다보니 출퇴근을 안하는 만큼 시간이 생기기도 했고, 이사오고 나서 배우자가 청소며, 정원관리로 너무 바빠서 요리하는데 관심을 잃은거 같기도 하고 힘들어 하는거 같기도 하더라구요. 게다가 아무리 부부라도 똑같은 음식을 똑같이 좋아하지는 않거든요. 그렇다보니 "내가 먹고 싶은건, 배우자한테 해달라고 조르기보다 내가 직접 해먹어야겠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곁다리로는 "일 하려고 먹는 삶"이 아니라 "먹으려고 일하는 삶"을 좀 추구하고 싶어서랄까요? 



뭐... 아무튼... 최근에는 다들 만들기 쉽다던 후무스를 저도 집에서 만들어 보았습니다. 만들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어느날 저녁 집에 먹을게 하나도 없고, 가게 문은 닫았을 시간인데, 집에 병아리콩 (chick peas) 통조림이 보여서" 였네요. 그래서 이 참에 후무스를 만들어보자 싶었던거죠.

예... 브리즈번은 평일에는 슈퍼마켓들이 9시면 닫고, 일요일에는 6시에 닫는답니다. 24시간 편의점 - 이런거 없습니다. 가게 문닫기 전에 못사면, 다음 날까지 기다려야 해요. 




아랍어 후무스 (hummus)는 병아리콩 즉 chickpea를 지칭하는 말입니다. 우리가 먹는 후무스는 아랍어로는 hummus bi tahini 라고 합니다. 직역하자면 "병아리콩과 타히니" 가 되는데 - 아래 레시피를 보면 알겠지만, 후무스라는게, 삶은 병아리콩을 으깨서 타히니 (참깨 소스랑 비슷합니다)랑 섞은거거든요. 후무스는 중동 (middle east)랑 지중해에서 대중적인 음식입니다. (출처: 위키페디아)


어떻게 먹느냐구요?  

후무스는 뭔가를 찍어먹는 소스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걸 영어권에서는 딥 (dip)이라고 해요. 레바니즈 레스토랑에 가면 피타 (Pita)같은 납작한 빵을 함께 주문해서 후무스에 찍어먹는답니다.  가끔은 튀긴 피타도 있는데, 튀긴 피타는 아주...moreish 합니다. 그 맛이 중독성이 있어서 끝도없이 먹게 됩니다. 그나마 다행인건 후무스는 주된 재료가 병아리콩인만큼 - 비타민 B군과 단백질이 풍부해서 건강식으로 간주됩니다. 

혹은 후무스를 크래커나 빵에 듬뿍 발라서 먹어도 됩니다. 아주 건강식으로 먹고 싶다면 오이나 당근, 셀러리를 막대기 형으로 굵게 썰어서 후무스에 찍어먹어도 맛있습니다. 아래 사진처럼 말이죠.

위 사진의 출처: Thekitchn.com

 


그럼 후무스 - 만들어 볼까요? 


참조한 레시피: 

1 from Inspiredtaste.net 

2 from taste.com.au


재료

병아리콩 (chickpea) 통조림 1 캔 (=400 g) - 아래 사진엔 2캔이지만 무시하세요. 한 캔만으로도 만들어 보고, 두 캔으로도 만들어봤는데, 1캔으로 만들면 애피타이저로 3-4명 먹기에 충분합니다. 

쿠민가루 (ground cumin) 1 teaspoon - 쿠민은 있는데, 쿠민가루는 없어서, 믹서기에 넣고 갈아서 가루로 만들어 썼습니다. 이왕 믹서기에 가는거 두고두고 쓰게, 왕창 갈아서 따로 병에 담아뒀어요. 양고기 요리나, 인도요리 할 때 쿠민 가루가 종종 필요하거든요. 

타히니 (tahini) 2 tbs - 쉽게말하면 볶은 참깨에 오일을 조금 넣어서 갈아만든 소습니다. 슈퍼마켓에 팔기도 하구요. 아니면 참깨 30g 을 팬에다가 살짝 볶아서 포도씨유나 올리브유 10 ml 정도 넣고 갈아주면 됩니다. (출처: 여기) 귀찮으면 그냥 건너뛰어도 됩니다. 타히니 넣고도 해보고, 안넣고도 해봤는데,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거 같습니다. 

마늘 2쪽 - 마늘 깐 다음에 식칼을 옆으로 뉘어서 한번 쾅 내리쳐 주세요. 마늘이 crushed (으깨지게? 으스러지게? 납작해지게?) 되도록..  이렇게 하면 칼로 다지는것보다 마늘향이 더 많이 살아나거든요. 

레몬 1개 - 즙을 내세요. 레몬이 없으면, 시판용 레몬즙 넣으면 됩니다. 음....얼마나 넣어야 되느냐 하면.... 보통 레몬 1개에서 30-45ml 의 레몬즙이 나온다니까 그만큼 넣으면 됩니다. 

물 40 ml

올리브유 60 ml - 엑스트라버진 (extra virgin) 올리브 오일이 있으면 이때 팍팍 쓰세요. 

소금 약간 


그 외 있으면 좋고 없어도 그만인 재료

후추 약간 

파프리카 가루 - 1 티스푼정도 넣어줘도 좋고, 나중에 서빙할 때 살짝 뿌려줘도 좋습니다.

고수 = 코리앤도 (coriander) = 실란트로 (cilantro) 장식용 


후무스랑 같이 내놓을 것들

납짝한 빵 (pita)가 있으면 좋겠지만, 일반 가정집에 그런게 있을리 만무하죠? 그래서 아래의 것들을 추천드립니다.

오이, 당근, 샐러리 - 껍질 벗기고, 막대기 형으로 먹기 좋은 굵기 및 길이로 썬다. 

토스트 - 빵은 빵이잖아요? 토스트를 길죽길죽하게 썰거나 세모 모양으로 이등분 혹은 사등분 해서 썰어서 냅니다. 



재료사진 

집에 손님이 오는 날 찍은거라, 병아리콩 통조림 2캔을 썼어요. 감안하고 보셔요. 이 날 사용한 레몬은 슈퍼사이즈 레몬 - 일반 레몬의 2배 크기였습니다. 



후무스 만들기

1. 캔을 연 후 병아리콩을 물에 2-3번 헹군 후 체에 받쳐서 물기를 빼주세요. 통조림에 들어있는 병아리콩은 이미 삶긴겁니다. 꺼내서 헹군 후 바로 사용하면 되는거죠.

​2. 타히니 (참깨 + 오일) + 레몬즙을 넣고 1분간 믹서기를 돌려주세요. 

3. 2번에다가 쿠민 가루 + 마늘 + 물 + 소금 약간 (0.5 티스푼 정도)을 넣고 믹서기를 1분 더 갈아주세요. 

4. 준비된 병아리콩을 2-3회에 나눠서 믹서기에 넣고 갈아줍니다.  

​5. 병아리 콩이 대체로 다 갈렸으면, 그 위에 준비된 오일을 흩뿌려준 후에 질감이 부드러질 때까지 믹서기를 더 돌려주세요. 

​완성!! 입니다. 진짜 쉽죠???

밥공기 크기의 볼 (bowl)에다가 후무스를 담고, 그 위에 엑스트라버진 올리브 오일 + 파프리카 가루 약간 + 고수 잎을 흩뿌려준 다음 납짝하게 썬 빵이나, 야채랑 함께 애피타이저로 내면 되겠습니다. 


후무스 딥을 수퍼마켓에서 살려면 고작 2~300 g이 담긴 후무스 딥 (dip) 한 개에 AUD 4-5 씩합니다. 그에 반해 병아리콩 400 g 통조림 1개는 AUD 0.8~1.5 정도 밖에 안합니다. 여러가지 다른 재료들이 필요하고, 시간이며 노력도 필요하긴 하지만, 그래도 집에서 만들만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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