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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윤택하게 하는 것들

텃밭 - 11월 마지막 주

by 반짝이는강 2018.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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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사진들을 찾아보니 제가 텃밭을 시작한건 10월 20일에 사온 모종들을 처음 일부 옮겨심은 10월 22일이었네요. 날씨가 따뜻한 브리즈번인지라, 좀 늦은 감이 있는 시작이었습니다. 잘은 모르지만 년중 날씨가 온화한 브리즈번에서는 7-8월부터 씨앗을 심기 시작해도 되는 것 같습니다. 

크기 1 x 1 m의 가든 베드를 2개 만들어서 시작을 했고 - 초보 농사꾼이라 위치 선정에 있어 약간의 시행착오도 있었습니다. 여전히 제 실수들을 조금씩 깨달아가는 중이기도 하구요. 


10월 22일에 시작한 제 텃밭 만드는 과정과 사진은 여기에 있습니다. 

2018/11/04 - [삶을 윤택하게 하는 것들/정원 그리고 텃밭] - 텃밭 만들기


한 달하고 몇일이 지난 지금 중간점검을 해볼까요? 처음의 듬성듬성 아무것도 없어보이던 거에 비하면 진짜 많이 변했죠? 내눈에만..


처음에는 멋도 모르고 옥수수를 가운데 턱 하니 심었다가 - 한동안은 쑥쑥 자라는걸 보고 좋아했더랬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옥수수 키가 너무 크면 (보통 2 m 정도 자란다니까) 토마토가 햇빛 받는걸 방해할꺼 같기도 하고, 어머니 말씀이 옥수수는 벌레가 많이 꼬인다기에 (실제로 이름 모를 곤충들이 자꾸 떼지어 나타나기도 해서)  옥수수는 정원 가장자리에 있는 햇빝 잘드는 빈자리로 귀양보냈습니다. 

옥수수도 그렇고 토마토도 그렇고 자랄때 영양분이 많이 필요한걸로 알려져 있는데 - 둘이 너무 가까워서 경쟁할꺼 같기도 하더라구요. 


<11월 22일 텃밭>텃밭

토마토 모종은 총 4개 입니다. 모두 나무막대기로 지지대를 세워줬습니다. 나중에 토마토가 달리기 시작하면 무게 때문에 줄기가 고꾸라 질 수 있으니 지지대를 세워주어야 한다더라구요. 그리고 토마토는 바람이 세게 불어도 고꾸라지니까 - 이왕이면 담장 옆에 심는게 좋고 - 저처럼 그게 불가능하면 지지대는 필수입니다. 

토마토 모종 4개 중에 가장 키가 큰 모종은 시험삼아 아래 사진에 보이는 초록색 플라스틱으로 된 지지대를 세워주었습니다. 

<11월 27일 텃밭>

텃밭

몇 일 전에 보니까 요렇게 노란 토마토 꽃이 폈더군요. Tommy toe (토미 토)라는 품종을 심었는데 여러 종류의 토마토 중에서 기르기가 쉽고 병충해에 강한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보통 씨를 심어서 토마토 따는데까지 10-11주 정도 걸립니다. 전 모종을 샀으니 아마 7-8주 정도 걸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Tommy toe 토마토는 지름 2.5 cm의 살구 크기의 토마토가 한번에 5-9개씩 송이처럼 달린다고 합니다. 체리토마토보다 조금 큰 토마토라고 하면 더 쉬우려나요? 

토미 토 품종은 체리 토마토처럼 그냥 먹어도 맛있고, 샐러드에 넣거나 피자 토핑으로 사용하기에 좋답니다. Succeed Heirlooms 에 나와있는 설명을 보니까 말리거나 토마토 소스를 만들기에도 좋은 품종이라네요. 기대됩니다~~ ​

토마토 꽃

​위에 토마토 뒤에 무성하게 보이는건 버터넛 펌프킨 (호박의 한 종류 butternut pumpkin)을 먹고 남온 씨앗을 심은건데 - 저렇게 무성하게 자라나고 있습니다. 그냥 놔두면 호박잎이 여기저리 퍼진다고 하던데 - 아직은 두고보고 있습니다. 

아! 호박잎이 무성하기 나오길래 호박잎 쌈을 먹어볼까 잠깐 생각했는데 - 어머니한테 여쭤보니 단호박을 비롯한 이런 호박들은 잎이 너무 거세서 호박잎 쌈 만들기에는 부적합 하답니다. 그냥 맨손으로 호박잎을 만져봐도 거칠다는게 느껴집니다. 내년에는 호박잎 쌈을 만들 수 있는 호박을 심는 것으로... 계획을 세워봅니다. 


요건 스노우 피 (Snow pea) 입니다. 이것도 원래는 가든 베드 안에 심어줬다가 - 몇 주가 지나서 쑥쑥 자라는걸 보고서야 - 타고 올라갈 지지대가 필요하다는걸 깨닫고는, 옆 집이랑 마주하고 있는 울타리 옆으로 부랴부랴 옮겨줬습니다. 보이시나요?? 어제까지는 꽃만 드문드문 보였는데 오늘 나가보니까 콩이 맺혀있더라구요. 으흐흐 ~ 얼른 콩을 수확해 보고 싶습니다. 

스노우피

수퍼에서 화분째로 파는 파슬리를 사다가 윗부분은 싹뚝 잘라서 식용으로  쓰고, 줄기 아랫부분이랑 뿌리는 가든 베드에 심어줬는데 - 이제 자리를 잡고 본격적으로 자라나고 있습니다.  한국에 살때는 파슬리는 음식 장식용으로 나오는 먹으면 안되는 이파리라고 생각해 왔었는데 - 호주에 살다보니 이탈리아 요리나 기타 요리를 할때 파슬리를 잘게 다져서 많이 넣게 됩니다. 파슬리는  음식의 맛이나 풍미를 좋게할 뿐만 아니라 비타민 K가 풍부하고 암, 당뇨를 예방하고 뼈가 약해지는걸 막는 효과가 있답니다. 다만 비타민 K는 혈액응고에 관여하는 만큼 쿠마딘이나 와파린을 복용하는 분이라면 파슬리를 갑자기 많이 먹는건 지양해야 하겠습니다. 

파슬리

​요건 - 레바니즈 오이입니다. 한국 오이가 길이 30 cm 정도의 가늘고 길쭉한 모양이라면 레바니즈 오이는 길이 20cm 정도의 짧고 뚱뚱한 모양의 오이인데요. 가든 베드가 아니라 척박한 맨땅에 심어준 탓인지 영 비실비실해 보이는게 - 노란색 꽃은 여러번 폈지만 - 과연 오이가 달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조금 더 두고 봐야겠습니다. 

레바니즈 오이

제 망고도 보여드릴까요? 쪼끄맣게 망고가 달렸다가, 영양분이 부족해서인지 햇빛이 없어서인지 자꾸 떨어지길래 가지치기를 좀 했습니다. 야채 다듬고 남은 아이들 + 커피 찌거기를 수시로 망고 나무 근처에 묻여주고 뿌려주고 하는 중입니다. 달려있는 망고 중에 가장 큰 아이가 이건데 - 아직 10 cm가 안되네요. 과연 성숙한 크기가 될 때까지 잘 붙어있을지 두고 볼 일입니다. 

망고

​​그 외에도 금잔화도 쑥쑥 자라서 꽃을 계속 피우고 있고, 바질은 가끔 피자를 만들때 잎을 따서 쓸 수 있을 만큼 잘 자라고, 옮겨다 심은 오레가노도 이제 자리를 잡았습니다. 토마토랑 같이 심으면 좋다는 타임 (thyme)도 토마토 근처에 옮겨심어 주었습니다. 매번 이름이 생각안나는 세이지 (sage)도 씨앗을 심었는데 - 이제 조금 키가 커서 자리 자리에 표시를 하고 있습니다. 

파랑 쪽파의 중간쯤 되는 스프링 언니언 (spring onion)은 슈퍼에서 사서 윗부분만 요리할때 쓰고 뿌리를 심어주었더니 초록색 잎이 쑥쑥 나오는 중입니다. 요건 아파트에 사는 분들께도 해보시라고 강력 추천드립니다. 

가지꺽어 심은 로즈마리도 뿌리가 잘 내려서 텃밭 언저리 여기저리 및 수영장 언저리에 옮겨심어주었습니다. 고추는 키는 컸는데 - 고추는 언제 달리려나 지켜보는 중입니다. 

씨앗으로 심은 고수 (coriander)는 매번 그랬지만 영 신통치가 않습니다. 슈퍼에서 뿌리째 파는 고수를 사다가 잎은 따서 쓰고 뿌리랑 줄기만 심어봐야겠어요. 그 외에도 몇 가지 더 있는데 - 다음 번에 또 보고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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