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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윤택하게 하는 것들

호주에서 아침대용으로 먹는 바나나 브레드 = 바나나빵

by 반짝이는강 2018.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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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식사로 뭘 드시나요? 여태 아침식사에 대해서 진지한 고찰을 해본적은 없지만, 일찍 일어나서 아침을 챙겨먹고 느긋하게 출근을 하는거랑, 늦게 일어나서 아침은 거르고 허겁지겁 출근하는거랑은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중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 어머니가 차려주는 아침을 먹고 다녔었는데, 그땐 그게 그리 중요한건지 잘 몰랐었네요. 매일 아침 - 규칙적으로 아침식사를 하는건 그때까지였습니다. 그래서 키가 요만큼이라도 큰게 아닐까 싶네요. 부모님 곁을 떠나서 대학을 가고, 직장생활을 하고, 결혼을 하고, 그리고 쭈욱 지금까지는 주중에는 커피 한잔으로 때우거거나, 가끔 과일이나 토스트 한쪽을 챙겨먹는게 다입니다. 시간적 여유가 있는 주말에나, 배우자가 제 아침을 차려서 제가 일하는 방까지 가져다 주는 날은 아침겸 점심으로 브런치를 먹죠. 그러고보니 매일 아침 - 아침을 차려내는게 보통 사랑과 인내심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어머니 감사합니다. 여보야 고마워요. 


다들 댁에서 아침으로 뭘 드시나요? 호주의 각 가정에서 먹는 아침식사 메뉴는 어느 문화권에서 온 사람인지에 따라 다르리라 생각합니다. 다만 호텔에 머무를때 보면 항상 있는 메뉴는 토스트 + 달걀 (fry/ poach/ boil/ scramble/ omelet) + 소시지 + 감자 (potato hash) + 구운 버섯 혹은 토마토를 볼 수 있습니다. 영(국)연방국가 아니랄까봐 영국식 아침식사랑 같은 셈이죠. 그러나 - 저는 돈 주고 먹으라고 해도 호텔에서 이런 아침은 잘 안먹게 되더군요. 먹어봐야 커피 한두잔에 빵없이 오믈렛만 하나 정도가 끝입니다. 호텔 조식 먹는 때가 대부분 출장중이라 그런지 - 이것보다 더는 목으로 잘 안넘어 가더라구요. 

호주를 포함한 여러 나라의 호텔에 투숙해 봤는데 - 아침식사에 있어서 최고 호텔은 방콕에 있는 호텔이었습니다. 이름은 기억 안나지만 - 거기에는 일본식 아침식사 코너가 따로 있어서, 된장국, 생선구이, 간단한 짱아찌로 아침을 먹을 수 있었거든요. 아침마다 집에서는 먹을 수 없는 쌀밥에 된장국 + 생선구이 아침을 먹으러 기쁜 마음으로 내려가곤 했던 기억이 나네요. 내년에 또 갈꺼 같습니다. 오예~~ 


제가 오늘 쓰려던 내용은 banana bread 였는데 너무 샛길로 빠졌네요. 호주의 카페에 가면 자주 볼 수 있는 메뉴 중 하나가 Banana Bread 입니다. 바나나 브레드 (한국어로 직역하면 바나나 빵?)의 시작은 미국인거 같은데 - 미국엔 안살아봐서 모르겠고 - 호주에서는 아침대용 메뉴로 혹은 간식으로 바나나 브레드가 자주 보입니다. 카페에서도 팔고, 슈퍼마켓에서도 팝니다. 아침 시간에 콴타스나 버진 항공을 타면 가끔 바나나 브레드를 주기도 합니다. 

바나나 브레드를 몇 번 사먹어보고는 - 저도 만들 수 있을꺼 같아서 집에서 해봤는데 만들기 쉽고 결과물도 괜찮았습니다. 그래서 그 후로 종종 만들고는 합니다. 바나나 브레드는 만들어서 적당한 두께로 자른 후 낱개로 포장해 두었다가, 아침 출근길에 하나씩 가지고 출근해도 좋습니다. 그러면 사무실에 도착해서 커피 한잔이랑 같이 먹을 수 있는 간편한 아침이 되거든요. 





그럼 레시피 나갑니다.


참조한 레시피들:

Simplyrecipies.com

Taste.com

 

재료

잘 읽은 바나나 - 큰 바나나면 2~3개, 작은 바나나면 4-6개 넣어주세요. 

녹인 버터 50 ml (정확하지 않아도 괜찮음)

달걀 1개 

설탕 (혹은 꿀) - 1/4컵 

밀가루 - 1.5 (=1 1/2) 컵 

베이킹 소다 1 티스푼

소금 한꼬집

** 밀가루 + 베이킹 소다 + 소금한꼬집 = 셀프라이징 플라워 입니다. 집에 셀프라이징 플라워 있으면 그걸로 써도 됩니다. **


그 외 있으면 좋고 없어도 그만인 재료들

바닐라 에센스 - 1 티스푼

시나몬 파우더 (=계피가루) - 1 티스푼

포피씨드 (양귀비 씨앗) - 1 테이블 스푼 

다진 견과류 (호두, 피칸, 아몬드 슬라이드 등 좋아하는 것) - 넣고싶은 만큼 


재료샷입니다. 아래 사진에 바나나에 갈색 반점 보이나요?? 바나나가 푹 익으면 이렇게 갈색 반점이 생기는데 - 이렇게 많이 익은 바나나는 그냥 먹기에는 너무 무르른 감이 있지만 바나나 브레드 만들기에는 안성맞춤입니다. 

위에 재료는 바나나 4-6개라고 썼지만 전 푹 익은 바나나가 7개 있길래 7개 몽땅 썼습니다. 

바나나로 뭐 하지

1. 오븐을 175도로 예열합니다. 

2. 바나나는 껍질을 벗기고 포크나 매쉬어 (masher - 으깨는 도구)로 으깨주세요. 잘 익은 바나나는 별 힘을 들이지 않아도 쉽게 으깨집니다. 

바나나 브레드

3. 으깬 바나나에다가 녹인 버터 + 달걀 + 설탕 (혹은 꿀)을 넣고 잘 섞어주세요. 바닐라 에센스 넣을꺼면 이때 넣으세요. 

버터는 녹이려면 내열용기에 담고 전자렌지에 5-10초씩 끊어서 돌려주면 됩니다. 요즘 기능이 많은 전자렌지는 버터 녹이는 기능도 있더군요. 

설탕은 흑/백설탕 아무거나 써도 됩니다. 집에 꿀이 많다 - 하면 설탕 대신 꿀 넣어도 되구요. 단맛이 많이 나는건 싫다 - 하면 설탕을 조금 덜 넣어도 됩니다. 바나나에서 단맛이 나오기때문에 설탕 조금 덜 넣어도 괜찮아요. 

바나나빵 만들기

4. 가루재료들 (밀가루 + 베이킹 파우더 + 소금 한꼬집)을 잘 섞어서 여건이 허락하면 체에 한번 내려서 3번에 섞어주세요. 

저처럼 포피씨드나 견과류를 넣고싶다 하면 이때 같이 넣어서 섞어주세요. 그 외에도 블루베리나 초코칩 등을 넣어서 변형을 줄 수도 있습니다. 초코칩은 그냥 넣어주면 되고요. 블루베리를 넣는 경우에는 특히 냉동 블루베리라면 - 밀가루 위에 한번 굴린 다음 반죽에 넣어주세요. 그래야 나중에 구웠을때 블루베리 주변이 축축해지는걸 방지할 수 있습니다. 

시나몬 파우더도 넣을꺼면 이때 넣으세요. 

바나나 브레드 만들기

5. 집에 있는 적당한 틀에 유산지를 깔고 반죽을 부어주세요. 저는 파운드 케익 틀을 썼습니다. 머핀틀이 있다면 머핀틀도 괜찮고 - 번트케익틀도 괜찮을꺼 같습니다. 

반죽 윗면은 집에 남아있는 아몬드 슬라이드로 장식해줬는데 - 안해도 괜찮습니다. 혹은 남은 바나나가 있으면 바나나를 얇고 길쭉하게 썰어서 올려줘도 괜찮고 호두를 적당하게 다져서 위에 올려줘도 괜찮습니다. 

바나나빵 바나나 브레드

6. 예열한 오븐에 넣고 30분 구운 후 포크나 이쑤시개로 가운데를 찔러봤을때 깨끗하게 나오면 다 된겁니다. 그러면 오븐에서 꺼낸 후 그대로 10분 정도 식힌 후 - 틀에서 꺼내 완전히 식혀주면 됩니다. 

바나나 브레드 완성

이 날은 바나나 브레드를 다 굽자마자 치과에 가야해서 맛보지 못하고 - 돌아와서 다 늦은 저녁에 요거트랑 블루베리랑 같이 내어서 아침식사 같은 디저트를 먹었네요. 

바나나 브레드 블루베리 요거트

그럼~ 아침식사 아이디어가 필요하신 분들~ 주말에 이거 한번 만들어보세요.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랩으로 싸서 냉장고에 보관해 두었다가 아침식사 대용으로 하나씩 꺼내서 가지고 출근하기 딱이랍니다. 

차가운 빵이 싫다면 집에서 오븐에 넣고 (혹은 토스터 기능과 모양이 허락한다면 토스터로) 살짝 데워서 버터를 조금 발라먹어도 맛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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