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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윤택하게 하는 것들/정원 그리고 텃밭

잔디 가꾸기 - 흙을 주문하다

by 반짝이는강 2019.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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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정원 좀 가꿔보겠다고 내가 흙을 톤 단위​로 주문하는 날이 올줄이야...맞다 Tonne!! 

1톤이면 무게로는 1000 kg에 해당하며  밀도에 따라 부피가 조금 달라지긴 하겠지만 대략 1 m^3이다. 


흙을 톤으로 주문하게 된 계기는, 아무리 진흙이라지만 건조하고 딱딱한 땅에 힘들게 뿌리내리고 있는 잔디에 세심한 관심을 주어야겠단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호주의 이번 여름은 특히나 건조했는데, 역시나 내 집 마당에 있던 잔디도 뜨거운 태양과 가뭄을 이기지 못하고 많이 죽은걸로 보이고, 잡초가 차지하는 면적이 점차 넓어지고 있었다. 이대로 두면 정원이 회생 불가능한 잡초 천국이 될꺼 같기도 하고 - 또 지난 주에 ABC에서 Gardening Australia를 보니까, 다음 시즌을 위해서는 지금 (=가을에) 정원 및 가든에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어야 한다고 했다. 특히나 초록초록한 잔디를 가꾸고 싶으면 지금 관리에 들어가야 한다는 내용도 있었다. 

더 자세한 팁이 궁금한 분은 아래 비디오 참조. 

그래서 주말에 잡초를 뿌리째 좀 뽑았다. 한시간 남짓이던가 두시간인가 잡초를 한 버켓 가득 뽑아냈는데, 어찌나 팔이 아프던지..  그렇지만 아직도 잡초가 많다. 잡초가 많은 곳은 내일 잡초 제거제의 일종인 Weed & Feed를 호스로 좀 뿌려야겠다. 


집에 잔디를 가꾸고 있다면 - 잡초를 제거한 휑한 땅이 그대로 드러나게 놔두면 안된다. 잡초를 제거하고 그대로 주면 거기에 또 다시 잡초 씨앗이 날아들어서 잡초가 또 난다. 잡초 1개는 향후에 잡초 7개로 돌아온다는 말도...

최근 6개월간 이래저래 잔디관리 방법에 대해 읽어본 바에 따르면 잡초를 없애려면 - 

1. 눈에 보이는대로 뿌리째 뽑는다.

2. 잡초가 아주 많으면 - 제초제를 뿌린다. 다만 어린 아이가 있거나 애완동물이 있다면, 아주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던가 혹은 제초제는 사용을 못하던가...

3. 잔디를 길게 깍아준다.  잔디를 짧게 깍으면 날씨가 뜨거울 때는 잔디가 탈 수 있고, 잔디가 짧으면 흙 바닥이 더 잘 노출되어서, 여기에 잡초 씨가 착륙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렇기 때문에 잔디를 길게 잘라줘서 잡초 씨가 내려앉지 못하게, 그리고 설사 내려앉더라도 잔디에 가려 잘 솟아오르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4. 잔디를 주기적으로 깍아준다. 그래야 혹시라도 눈에 안보이게 자라나는 잡초를 제거할 수 있다. 

5. 잔디 깍는 기계의 날은 항상 날카롭게 유지 할 것. 날이 무디면 잔디가 깍이기보다는, 손상을 입어서 잔디 잎이 타게 된다. 

6. 잔디에도 거름을 준다. 보통 가을이나 겨울에 주는게 좋다고 한다. 

7. Aerating - 흙을 그대로 쌓아두면 점차 빡빡하게 흙이 쌓이게 되고, 그래서 흙 안에 공기가 없고 딱딱해져서 결과적으로는 물이나 영양분 공급이 잘 안되고 잔디 뿌리가 내리기가 힘들어진다. 이것을 조금 보정해 주기 위해서 하는게 땅에다 인위적으로 구멍을 뚫어주는거다. 버닝스 같은 곳에 가면 aerating 기계를 시간 단위로 대여해주기도 한다. 전문 기계를 가지고 땅에 구멍을 뚫어줄 수도 있고, 거기에 좀 더 더해 구멍뚫은 자리에서 흙을 조금씩 꺼내는 작업도 같이 해주는 기계도 있다. 후자가 더 효과가 좋다고 한다.  이런 땅에 구멍내기 작업은 12개월에 한번씩 해주는게 좋다고 한다. 

8. 잔디가 죽은 곳이 있으면 씨를 뿌리고 흙으로 덮어서 새 잔디가 자라게 한다. 이때 위에 덮어주는 흙을 top soil 이라고 한다.

9. 정기적으로 물을 준다. 1주일에 강수량이 평균 4 mm 미만이면면 물을 주라고 어디서 그랬다. 스프링클러로 약 15 정도 주면 된다고 했다. 말이 15분이지... 대지가 마당이 오백평만 되도.... 물값 꽤나 나온다...


아무튼! 잔디가 곳곳에 죽은 것으로 보이고, 골프장급은 아니어도, 초록초록한 흉내라도 내는 잔디밭을 가져보려고... 잔디씨를 좀 뿌려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잔디씨를 뿌리려고 마음 먹은적은 전에도 있었고, 실제로 잔디씨를 1 kg 이나 뿌렸지만.... 역시나 잔디씨는 여름에 뿌리면 안되는거였다. 아마 싹이 조금 날랑말랑하다가 가뭄에 다 타죽은 것 같다. 새로 난 것같은 잔디는 안보인다.

가을이 성큼 다가왔고, 그래서 주말에 잔디씨를 고급형(?)으로 2 가지 브랜드에서 사왔고, 거름도 한 푸대 사오고, 요소(urea)도 한푸대 사왔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씨를 뿌리면 흙으로 덮어줘야 할꺼 같아서 오늘 부랴부랴 흙도 주문했다. 차일피일 하다가 3월이 다 지나갈꺼 같아서다. 

동네 주민분들께서 추천해준 브리즈번의 다라 (Darra) 언저리쯤에 있는  Centenary Landscaping 에 전화를 걸어서 주문을 했다. 

  • 잔디씨를 뿌리고 그 위에 덮어줄 요량으로 Special Blend Top Dressing - $89.97/T X 5 톤
  • 텃밭을 조금 더 확장하고, 흙도 더 보충할 요량으로 Black Label Garden Soil $149/T X 1톤

무려 총 6톤에 달하는 흙을 주문했다.


내 차로는 당연히 운반을 할 수 없어서, 배송주문을 했는데, 배달료가 $110다. 거기에 흙을 2가지 시켰기때문에, 둘이 섞이지 않도록 가운데 비닐을 댄다고 했는데, 그 비닐 값이 $9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전화로 신용카드 결제를 하기 직전에 "신규고객 첫 주문 할인 같은건 없어요?" 라고 물었더니, 10% 할인해주겠다고 했다. 그래서 흙 값 10% 할인을 받고 총 $657.96를 냈다. 

나란 사람 - 한번에 흙을 6톤씩 시키는 사람...하하하

오전에 주문을 했는데, 약속한 시간에 정말 이런 트럭이 도착했다. 

정원용 흙 구입

잔디가 촘촘해야 하는 마당이지만 - 이사왔을 때부터 맨땅이 드러나 있고, 이제는 잡초가 나기 시작한 부분이 있었는데, 거기에 내려달라고 했다. 저 큰 트럭은 갈색이 된 내 잔디들을 즈려밟고... 내가 지정한 곳에다가 2개의 흙더미를 만들어 주었다. ​

흙 톤으로 구입

6톤이라지만 생각보다 작은거 같기도 하고... 모르겠다. 

오늘 우선 텃밭만 조금 손을 봤다. 지난 5개월의 노력에 비해 가뭄때문인지, 너무나 강력한 햇빝 때문이었는지, 초라한 수확을 거두었던 내 텃밭. 기존에 있던 1m X 1m 인 조립식 상자 2개를 펼쳐서 연결한 후 1개의  3m x 1m 상자로 만들었다. 그리고 위치도 조금 옮겨주었다. 당연히 기 존에 있던 흙도 따라서 옮겨주었다. 그 위에다가 오늘 도착한 블랙 라벨 가든 쏘일을 얹어서 섞어 주었다. 내 휠 버로우로 흙을 3-4번 나른거 같은데... 해도 지고... 너무나 힘들었다. 아직 반도 못채웠는데... 

비가 오기 전에, 다음 주 뉴질랜드 출장 가기 전에, 얼른 텃밭용 흙도 옮기고, 땅에다 구멍도 내고, 거름도 뿌리고, 잔디씨도 뿌리고, 탑소일도 뿌려줘야지.... 그런 다음 영국 출장을 다녀오면 잔디가 싹을 내밀고 있으려나...?

Fingers cross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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