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드렸던가요? 저희 집 마당에 레몬나무도 있고, 라임 나무도 있습니다. 일년 내내 소비가 많은 식재료인 레몬과 라임인 만큼 나무를 심어서 직접 과실을 수확해보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 2019년도에 묘목을 사와서 화분에 심었죠! 오늘은 레몬 나무 이야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드디어 레몬이 달렸거든요!!
무슨 나무가 됐든간에 묘목을 살 때는 - 그래도 명망있는 (?) 화원에 가서 묘목을 사오는게 좋습니다. 그래야 병든 애를 골라오거나, 병균이 묻어오는 불상사가 생기거나 하는 확률이 낮거든요. 물론 가격도 중요합니다.
브리즈번에서는 모묙 살 때 (동쪽, 남쪽, 북쪽 동네는 모르겠지만) - 주말 시장, Rocklea Market에 항상 오시는 분 중에 스툴을 가장 크게 열먼서 종류도 많은 곳이 하나 있는데 (상호명이 기억이 안나요..), 거기가 가격도 아주 착하고, 묘목들이 대체로 튼튼한 것 같아요. 거기서 머라야 묘목을 한 50~60개쯤 사왔습니다. 하지만 요 레몬나무는 Oxley Nursery 에서 사왔습니다. Oxley Nursery도 종류 많고 가격이 괜찮기로 꽤 유명한 곳이에요.
레몬 나무 종류
Eureka, Meyer, Lisbon 요 세 종류가 흔히 보이는 레몬 나무 종류입니다. 사실 나무를 살 때만 해도 별 생각없이 가서 - 있는 것 중에서 보이는대로 골라와서, 저는 Lisbon을 골라왔습니다만, 아마 다시 고르라면 Eureka도 매력적일 것 같네요.
Eureka lemon은 호주에서는 멜버른의 추운 지역 일부를 제외한 - 호주 전역에서 볼 수 있는 대중적인 품종입니다. 뭐니뭐니해도 유레카 레몬이 대중적인 이유이자 가장 큰 장점은 일년 내내 레몬이 열린다는 것! 그리고 씨가 적다는 겁니다. 레몬 나무들 중에서는 크기가 가장 크게 자랄 수 있는데 약 4 m까지 클 수 있어요.
그 다음 Lisbon - 리스본 - 하면 포르투갈이랑 관련이 있나? 싶죠? 리스본에서 유래됐다는 것 같습니다. 리스본은 유레카보다 추위와 더위, 그리고 바람에 강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레몬이 열리는 시기가 짧다는 단점이 있답니다. 보통은 가을부터 시작해서 겨울에 가장 많이 레몬을 수확할 수 있고, 봄까지 레몬이 열립니다.
리스본은 레몬즙이 풍부하게 나서 요리하기에도, 청소(?) 할 때 쓰기에도 유용합니다.
리스본 레몬 나무는 어린 잎이 솟아올를 떄는 - 아래 사진처럼 붉은갈색 (?) 빛의 새싹이 돋는데, 은근히 매력이 있는 색이에요. 독특한 새순 색깔이 정원에 다양한 색을 더해주는 것 같아서 전 좋습니다. 가을에 접어들면 보랏빛을 띈 분홍색 꽃망울이 나와서는 하얀색 꽃이 피는데 - 그 향기가 자스민 꽃이나 머라야 꽃 향기랑 비슷하게 은은하고 좋아요.
리스본 레몬 나무는 3~4m 정도까지 자랍니다.
마지막으로 Meyer - 이 품종도 매우 대중적인 것 중 하나인데 엄밀히 말하자면 레몬과 만다린을 교배해서 탄생시킨 품종이라는군요. 만다린과의 교배(?) 덕분에 레몬즙이 상대적으로 달콤한 편이고, 레몬껍질은 얇은 편입니다. 혹시라도 베이킹용 zest를 얻는게 목적이다 하시면 - 성에 안찰지도 몰라요.
Meyer의 가장 큰 특징은 다른 레몬 나무들과 달리 최대 약 2m까지만 자라는 난쟁이 품종이라는 겁니다. 2m 면 아담하죠? 그래서 화분에 키우기에 적합한 종류 되겠습니다. 아래 사진처럼 된다고 생각하면... 화분에 심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습니다. 화분에 심으면 여름엔 밖에 내놨다가, 겨울이 오면 추위를 피해 실내로 옮겨줄 수도 있고요.
레몬 나무 - 어디에 어떻게 심을껀가?
마당은 넓지만 - 정작 어디가 좋을지 정하질 못해서 저희 집 리스본 레몬은 아직 화분에 심어둔 상태입니다. 1년동안 커봐야 얼마나 크겠어... 라고 생각했는데 제 예상과 달리 1년도 안되서 키가 벌써 1.5m가 넘어가고 있어서, 이번 수확기가 끝나면 가지치기해서 땅에 옮겨심어줘야 할 것 같아요.
그럼 어떤 곳에 심어줘야할까요?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은 1. 일조량, 2. 물주기의 용이함, 3. 물빠짐, 4. 거름주기의 용이함, 5. 반경 최소 2m 이내에 경쟁하는 다른 나무가 없을 것 되겠습니다.
- 일조량 - 레몬 나무는 하루에 8~10시간 이상의 햇빛을 받을 수 있는 곳에 심어야 합니다. 일조량이 6시간에 못미치는 경우에는 열매가 잘 안맺힐꺼에요. 주변에 큰 나무나 건물이 있어서 일조량에 영향을 미칠 것 같으면, 그것도 반드시 고려해주세요.
- 물주기 - 레몬은 처음 몇 년 동안은 물을 규치적으로 줘야합니다. 건조한 여름에는 매일매일 혹은 이틀에 한번꼴로 물을 줘야해요. 물을 떠다가 줘야한다면 그러기에 용이한지, 호스로 물을 줄 예정이라면, 호스랑 너무 멀지는 않은지, 그것도 고려해 보세요.
- 물빠짐 - 물주기 못지않게 중요한게 물빠짐인데 - 레몬 나무는 물이 안빠지는 곳에 두면 그거 매우 싫어합니다. 물이 적당히 빠져나갈 수 있게 약간 높은 곳에 심거나, 혹은 마운트를 만들어서 심거나, 혹은 물빠짐이 좋은 상태로 토양을 먼저 가꿔주거나 해야합니다.
- 거름주기 - 레몬 나무는 크게는 일년에 두 번쯤 거름을 주는게 좋은데요. 레몬나무에게 거름의 최고봉은 닭똥과 쉬 (urine) 되겠습니다. 이 사실만으로는 전혀 문제가 될게 없지만.... 만약 땅에 심는다면 집에서 좀 먼 곳에 심는게 좋을 것 같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물론.... 팔렛형 지속형 거름 혹은 액상형 거름 주면 냄새 격정 전혀 안해도 됩니다. but.. 레몬 나무에는 나비랑 벌이랑 각종 곤충도 자주 날아와요. 그래서 겸사겸사 집 건물에서 혹은 창문에서 좀 떨어져 있는게 좋을 것 같아요.
- 근처에 경쟁하는 나무가 없을 것 - 이거 매우 중요합니다. 레몬나무는 크는데 아주 많은 영양분을 필요로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 근처에 잔디나 잡초 혹은 다른 나무가 자라고 있으면 레몬나무랑 경쟁하게 되고, 결과적으로는 필요한 영양분을 충분히 흡수하지 못해서 성장이 저해되요. 레몬 나무의 특징 중 하나는 뿌리가 아래로 보다는 옆으로 퍼진다는 겁니다. 가령 레몬 나무 키가 2m 라면 레몬 나무 뿌리도 지름 2m 되는 공간에 퍼져있다고 생각하시면 되요. 잔디나 잡초가 무성한 땅에 레몬 나무를 심을 계획이라면 - 먼저 반경 2m 정도에 있는 땅을 갈아엎어서 잡초랑 잔디를 제거한 후, 닭똥을 섞어서 푹 4주간 묵힌 후 - 레몬나무를 심고, 잡초방지를 위해 멀칭도 해주셔야하겠습니다.
저도 내일은 - 레몬나무를 몇 달 후 옮겨줄 곳을 정해서 미리 땅 가꾸기를 시작해야겠네요. 레몬이 이렇게 2개가 달렸고, 요 몇 주 사이 꽃이 정말 많이 폈어요. 처음 1~2년은 레몬을 안맺는 경우가 많다길래 기대도 안하고 있었는데 - 이제 점점 기대만발입니다. 호호호~~~ 조만간 레몬 거름주기랑 가지치기도 정리해 볼꼐요! Happy Garde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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