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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윤택하게 하는 것들/요리 와인

안작비스킷

by 반짝이는강 2020. 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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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안작 데이 (ANZAC Day)는 전쟁에서 죽은 군인들을 기리는 날이다. 한국식으로 하자면 6월 6일 현충일인 셈이다. 나와 배우자는 원래 호주 태생이 아닌데다가, 국경일이라고 의미를 곱씸어보며 특별히 뭔가를 한다거나... 그런 사람들이 못된다. 아마 아이가 있었더라면 - 학교에서 받아오는 숙제나 학교 활동들도 있고 해서 이것저것 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건 해당사항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 호주 생활도 곧 10년을 바라보는 이번 해에는, 안작 데이의 유래에 대해서도 조금 더 자세히 알아봤고, 안작데이가 몇일 지나서는 - 말로만 듣고 (한번 먹어본) 안작 비스킷을 구워봤다.

2020/04/21 - [호주살이/일상생활] - 2020년 4월 - 일상 & 갈리폴리전투 & 안작데이

 

안작 비스킷 (ANZAC Biscuit)의 유래는 - 세계 1차 대전에 참여하러 떠난 남편들 그리고 아들들 및 호주 사람들을 위해 호주에 있는 사람들이 구운 비스킷이다. 호주에서 터키까지 (세계 제 1차 대전때 많은 호주&뉴질랜드 연합군이 파견된 곳) 혹은 유럽 어디까지 상하지 않고 배송될 수 있도록 구운 비스킷으로 - 장기간 보관이 가능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언젠가 한번 콴타스 국내선을 탔는데, 그 때가 4월 언제였는지, 기내에서 다과로 진공 포장된 안작비스킷을 하나 받았었는데 - 의외로 맛있었다. 먹어본적이 없었다면 - 아마 직접 구워볼 생각을 안했을지도 모른다. 

요즘 COVID-19으로 집 밖으로 나가는게 제한되어있기도 하고, 집에서 만드는게 더 건강하기도 & (더러는) 맛있기도 해서, 마침 얼마전이 ANZAC Day 였기도 해서 겸사겸사 직접 만들어보게 되었다.

근데 이거....만들고 보니까 아무 도구도 필요없고, 웬만한 베이킹에 비해서 쉬워도 너무 쉽고, 맛도 괜찮다. 설탕도 넣기는 하지만 단맛은 꿀 (혹은 골든 시럽)에서 오는 것이라 믿으며, 영양학적으로도 웬만한 간식보다 건강에도 좋으리라 생각한다.

오후에 차 한 잔이랑 비스켓 2개랑 같이 먹으면 간식으로 딱이다. 그래서 요약 정리! 

 

<안작비스킷 재료>

  • 버터 150 g 
  • 골든시럽 4 테이블스푼 (= 약 60 ml) -> 없으면 꿀 혹은 꿀과 모라서스 (morasses) 시럽의 혼합 (약 3:1 비율) 혹은 메이플 시럽 으로 대체 
  • 오트 100 g (= 1 컵)--> 없으면 뮤슬리로 대체. 사실 오트가 없어서 오트 들어간 뮤슬리를 썼는데 대성공!! 
  • 건조된 코코넛 80 g (= 1컵) --> Desiccated coconut 이라고 써있는 것.  
  • 밀가루 150 g (=컵)
  • 베이킹 소다 1 티스푼 
  • 설탕 80~100 g  --> 흑설탕, 백설탕 혹은 혼합으로 사용해도 무방함. 

<재료샷은 RecipeTin 에서 있는 사진 img 태그로 링크해서 올려봤습니다>

 

<안작비스킷 만들기>

1. 오븐을 180도로 예열한다. 베이킹 트레이는 - 베이킹 페이퍼를 깔아서 준비한다. 

2. 우선 밀가루, 오트, 코코넛, 설탕을 계량해서 섞어둔다. 

3. 작은 소스팬에다가 버터랑 골든 시럽 (혹은 꿀이나 메이플 시럽)을 넣고, 버터가 완전히 녹을 때까지 약한 불로 가열한다. 집에 골든 시럽이 없어서 꿀을 사용했는데 - 꿀에 있는 좋은 성분 파괴되지 말라고, 버터가 다 녹자마자 보글보글 기포가 오르기 시작할 때 바로 불 껐다.

4. 3번에 베이킹 소다를 1 티스푼 넣고 저어준다. 베이킹 소다가 거품이 나는 원리는 물에 닿을 때랑 열이 가해질 때 이렇게 2 가지인데, 2가지가 겹치기때문에 베이킹 소다를 넣자마자 부글부글 기포가 생긴다. 그래도 다행히 냄비에서 넘칠정도는 아닐테니, 너무 놀라지 말자. 

5. 4번을 즉시 2번의 준비된 밀가루+오트+코코넛+설탕에 넣고 주걱으로 잘 섞어준다. 

6. 반죽을 1 숟가락씩 떠서 둥근 모양으로 만든 후, 가운데를 살짝 눌러서 납작하게 만들어서 (두께 1cm쯤?) 베이킹 트레이에 배열한다. 크기나 모양에 구애받을 필요는 없다. 어차피 오븐에 들어가면 버터가 녹으면서 적절히 옆으로 퍼지면서 자동으로 동그란 모양이 된다. 크기도 - 쿠키 몇 번 만들어 보면 아시겠지만 - 크기도 적당히 내 맘대로 하면 된다. 오븐에 들어가면 옆으로 조금씩 퍼질 예정이라 - 반죽사이의 간격을 1.5~2cm씩 띄워서 배열하는 것만 기억하면 된다. 

7. 오븐에서 12~15분 굽는다. 쫄깃한 식감을 원하면 12분쯤에...바삭한 식감을 원하면 15분쯤에...꺼내면 된다. 오븐 성능을 잘 모르겠으면 15분으로...  =) 

8. 오븐에서 꺼내서 5분 식히면 완성! 

 

안작 비스킷 (ANZAC Biscuits) 만들기

 

반죽하자마자 오븐에 재빨리 넣느라고 - 오븐에 들어가기 전 사진이 없는데 - 여기 (RecipeTin Eats)에 가면 전문가가 찍은 단계별 사진이 있다. 

 

안작 비스킷 (ANZAC Biscuits)

 

위에 내가 정리한 레시피는 - 참조한 레시피들보다 설탕이 40~50%쯤 덜들어간 것인데, 내 기준으로는 적당한 정도의 단맛이 났다. 체중조절에 신경쓴다거나 하는건 아니지만, 집에서 직접 만든 것이다 보니까 비스킷 한개에 설탕이 몇 그램이나 들어갔는지 알고 먹을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뮤슬리랑 코코넛이 들어가서 은근히 포만감도 있다. 

디저트류에 코코넛 넣는 것에 대해서 혹은 코코넛 들어간 디저트에 대해서 도통 이해를 못했었는데 - 은근한 코코넛 향과 코코넛의 은은한 단맛이 꽤나 매력적이다. 

내가 다시 만들까? 물어보기도 전에 배우자는 이거 너무 맛있다며 - 또 만들란다. 내가 생각해도 은근하게 맛있는 것 같다. 곧 다시 만들어봐야지! 

 
아차!! 만들고 하루 지나면 비스켓이 딱딱해지는데, 영국이나 미국 사람들처럼 차나 커피에 1-2초 담갔다 (혹은 찍어 먹으면??) 먹으면 조큼 촉촉하고 부드러워(?) 진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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