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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살이/일상생활

호주에서 공부하기

by 반짝이는강 2017. 1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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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석사과정 (Masters degree)를 받았다니 아직도 그닥 실감이 나지는 않는다. 4월에 개인적인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던 졸업식을 12월에 참석하면 실감이 날까? 아무튼, 오늘은 호주에서 대학교/대학원 다니기에 대해 적어보려고 한다. 시작하기에 앞서 나는 University of Sydney에서 약 3년 간 (2014-16) 파트타임으로 공부한 후 2017년 초에 Masters of Public Health 학위를 받았다. 이 과정은 research 가 아니라 course work 임을 미리 밝혀둔다. 



호주에서 대학원을 다니게 된 이유
나는 한국에서  4년제 대학교를 4년 안에 약 3.0을 상회하는 평점을 받고 졸업한 그런 평범한 사람이다. 대학교 졸업 후에는 당시에는 나름 취업하기 어렵다고 좌절했던 기간도 있기는 했지만, 돌이켜보면 비교적 쉽게 첫 직장을 잡아서, 그럭저럭 직장생활을 하다가, 2000년대에 한창 MBA 바람이 불때 나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MBA 바람이 한창 불때는 나는 여전히 직장에서 신입에 가까웠고, MBA를 하려면 못해도 3-5년 정도 경력을 갖고 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있어서, 한동안은 시작할 생각을 하지 않았었다. 그러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고 난 후에는 결혼을 하게 되었고, 또 그 후에는 호주로 이민올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고, 그리고는 언제 호주로 갈지 모르니 대학원이든 MBA든 시작하기가 어려웠었다.  그렇게 머리가 팽팽 잘 돌아가는 20대를 보냈다. 

어떤 행운이 따랐는지, 호주에의 첫 직장도 여차저차하여 비교적 쉽게 구했다. 몇 개월이 지나니 한국에서는 바쁘던 삶이, 한국과 비교하여서는 시간이 남는 (?) 그런 여유로운 삶으로 변해있었다. 그래서 였는지 마음 한켠에 "호주에 올때까지" 접어두었던 공부에 대한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한편으로는, 한국에서는 나름 영어를 좀 한다고 생각하고 호주에 왔었지만, 막상 호주에 와보니, 영어는 평생 다듬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그렇게 생각하게 되면서 과연 나는 호주의 회사에서도 원하는 매력적인 인재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고, 또한 호주에서 앞으로 몇십년을 더 직장생활을 하려면 어떻게 경쟁력을 갖추어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보니, 나 스스로를 100% 영어로 된 새로운 환경에서 테스트 해보고 싶은 마음도 들었고 (물론 회사에서도 100% 영어지만 회사일은 이미 익숙한데가 있으므로 제꼈다.), 호주에서 계속 살꺼면 호주에서 공부한 이력이 있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대학교 동기들은 학교를 졸업한 후에 대학원을 다니면서 전공을 더 파고들어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기도 했고, 해외에서 MBA를 한 이도 있었고, 심지어 해외에서 유학하고 한국에 돌아가 교수님이 된 이들도 둘이나 있었다. 우리가 그리 차이나는 두뇌의 소유자는 아니니, 나도 하면 되겠지 하는 마음, 그리고 새로운 지식들이 나의 삶의 활력소가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호주 대학교에서 나도 공부를 좀 해봐야겠다고 마음 먹게 되었다. 또한, 전에 친분이 있던 직장 상사분께서, 빨리 승진하고 싶어하는 내게 "XX씨, 혹시 석사나 박사 학위 있어요?" 라고 물으신적이 있었는데, "아니요" 라고 답했던 나름 내게는 쓰라린 기억이 있었던 것이다. 그 분의 말을 곱씹어보면, 석사나 박사 학위가 있으면 승진에 유리하다는 말이다. 

즉 요약하자면 호주에서 학위를 받으면, 1. 자신감이 더 높아질꺼 같고  2. 향후에 호주에서든 한국에서든 직장생활을 할때 도움이 될테고, 3. 높은 자리로 올라가려면 석사  혹은 박사 학위가 있으면 이점이 있다고 판단해서다. 



뭘 공부할 것인가?
이미 직장 경력이 상당히 있고, 당시 일하고 있던 분야를 사랑하고 있었기때문에, 해당 분야에 대해서 좀 더 공부하고 싶었다. 물론 MBA (Masters of Business Administration)는 매니져 포지션이 되면 어느 정도 해당되는 부분이 항상 있으니까, MBA도 선택하려면 선택할 수 있었겠지만, 이제는 도처에 MBA 한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리고, 전세계 TOP 10 혹은 20 랭킹 안에 드는 MBA 하는게 아니면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별 볼일 없을 수 있다. 특히 호주 MBA는 "글쎄올씨다" 이다.  왜냐하면 MBA는 그 코스 커리큘럼 자체도 중요하겠지만, 학교의 이름값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학교를 다니면서 현업에 있는 사람들과 네트워킹을 하는 것이 중요한 목적 중의 하나인데, 호주에는 있는 MBA 들은 네트워킹 면에서 그 가치가 매우 떨어진다. 이유는, 세계적인 회사들의 본사는 대부분 미국이나 유럽에 있기 때문이다. 인재들은 MBA 졸업후 취업할 곳이 있는, 즉 좋은 회사들의 본사들이 많이 위치해 있는 곳에 있는 MBA, 즉 미국이나 유럽에 있는 MBA를 선호한다. 게다가, MBA 학비는 다른 석박사 과정과 비교하면 전체 드는 비용이 정말 높다. 그래서, MBA로는 일단 마음을 접고, 내가 일하는 분야에 대해 좀 더 심도있는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과정을 찾아보기로 했다. 

참고로 2017년 기준으로 Financial Times에서 발표한  Global MBA 랭킹은 다음과 같다. 출처로 가려면 여기를 클릭 하세요. 
 2017 랭킹
2016 랭킹
3 년 평균 랭킹
학교
국가
Weighted salary (US$)
급여 인상률
1
1
2
Insead
France / Singapore
167657
95
2
5
4
Stanford Graduate School of Business
US
195322
93
3
4
3
University of Pennsylvania: Wharton
US
181634
92
4
2
2
Harvard Business School
US
178113
97
5
10
9
University of Cambridge: Judge
UK
164462
107
6
3
4
London Business School
UK
154567
92
7
6
6
Columbia Business School
US
172624
103
8
12
11
IE Business School
Spain
168923
108
9
8
9
University of Chicago: Booth
US
168200
110
10
16
11
Iese Business School
Spain
147596
133
호주에 있는 MBA 중에서는 Macquarie Graduate School of Management (2017년 49위), AGSM at UNSW Business School (2017년 54위), Melbourne Business School (2017년 76위)가 포함되어 있다. 한국의 MBA는 성균관대 GSB가 54위에 있네? 참고로 시드니에 있는 Macquarie university는 경영 경제 등으로 잘 알려진 명망있는 대학교이다. 그나저나, MBA 후 급여인상률만 봤을때는 MBA 할만한데?



어디서 공부할 것인가?
당시 다니던 직장의 동료중에는 직장 생활과 파트타임으로 UNSW 에서 공부를 병행하는 사람이 꽤 있었다. 다 같은 업종에 일하다 보니, 다들 제약 의료 보건 쪽에선 잘 알려진 Drug Development course를 들고 있었던 것이다. 이 과정은 나도 한국에 있을때 찾아본 적이 있었다. 지금도 아마 비슷할 것으로 생각되는데, 최적의 시나리오대로 간다면, 한 학기에 두 과목씩 수강하면서 총 3년을 하면 졸업할 수 있다. 이 과정의 장점은 제약분야와 관련한 전반적인 것들에 대해 두루두루 살펴볼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나 이 과정을 듣는 사람들은 모두가 아니면 대부분이 직장생활과 학업을 병행하는, 현재 제약, 보건, 의료 분야에서 현재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는 추후에 인맥관리 차원에서 매우 매력적인 포인트일 뿐 아니라, 직장인 학생들을 위해 시간표가 주말이나 저녁에 수업이 있거나, 일부분은 온라인으로 수강이 가능하다는 크나큰 장점이 있다. 또한 마지막 해에는 elective course 중에서 원하는 것을 선택하여 수강할 수 있는데, 이때 위에서 언급한 AGSM의 일부 과목을 수강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다는 것도, 최소한 내눈에는, 장점이라 할 수 있겠다. 다만, 이 과정은 내가 느끼기에 이미 대학교때 배워 알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 다시 들어야 하는 부당함(?)이 존재했다. 뭐 물론, 내가 졸업하고 새로운 것들이 많이 나왔고, 내가 대학교때 들은걸 지금도 잘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말이다. 

그 외에 다른 과정은 없을까 하여 호주의 G8으로 알려진 학교들의 홈페이지에서 열려있는 학위과정들을 훑어보기도 했고, 그 외 다른 사람들은 어떤 학위를 가지고 있는지, 링크드인에 나열되어있는 다른 사람들의 이력을 훑어보기도 했다. 그리하여 발견한 것이 의료쪽으로 좀 알려져 있는 Newcastle university와 시드니에 있는 University of Sydney 이다. 마음 같아선 멜버른에 있는 명성있는 대학교 University of Melbourne 혹은 Monash University에도 마음이 있었지만, 나는 시드니에 사니깐 거기는 그냥 접었다. 

참고로 호주의 대학교들 중에 Group of eight (G8) 이라고 불리는 대학교들이 있는데, 이는 호주에 있는 8개의 연구중심 대학교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호주의 명망있는 대학교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순서에 상관없이 다음의 8개 대학교가 G8에 포함된다. 한국에서는 대부분의 학과는 서울대가 더 우월하다는 인식이 있는데, 호주는 그렇지 않다. 호주로 치자면 시드니가 수도니까 시드니대가 좋은거 아닌가 싶지만, 그렇지 않고 학과마다 틀리다. 가령 브리즈번에 있는 퀸즐랜드 공대는 academic racking of world university 2017에서 55위를 차지했고, 특히 생명공학, 광산 엔지니어링으로 유명하다.  멜버른에 있는 모나쉬 대학교의 경우 생명과학 및 바이오에 강한데, 2009년에는 Times 선정 Higher Education 부분에서 25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 The University of Adelaide.
  • The Australian National University.
  • The University of Melbourne.
  • Monash University.
  • The University of New South Wales.
  • The University of Queensland.
  • The University of Sydney.
  • The University of Western Australia.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University of Sydney에는 내가 하는 일과 관련 있는 학과가 2개로 간추려 졌는데, 하나는 Nursing faculty 안에 있는 Clinical Trials Research였고 다른 하나는 Medical faculty에 있는 Public Health 였다. 제목으로만 보면 Clinical Trials Research 가 더 직접적으로 하는 일과 관련이 있어보이지만, 간호대 안에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의과대에 속해있는 public health는 제목만 봐서는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1. 보건분야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것을 배울 기회가 있다는 긍정적인 면이 있다. 2. 다른 학교/과정과 비교시 필수과목으로 채워야 하는 학점이 상대적으로 작고, 선택과목으로 채울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3. 선택과목의 폭이 굉장히 넓었다. 4. 파트타임으로  2년 만에 끝낼 수 있다.  고로, 총 드는 비용도 3년이 필요한 과정에 비해 좀 더 싸다. 5. 집 근처 역에서 트레인 타면 한번에 갈 수 있다. 


그리하여, UNSW의 drug development 와 University of Sydney의 Public Health를 두고 고민을 하게 되었다. 최종 결정은 의외로 쉽게 내렸다. UNSW의 과정중 1-2 과목들은 대학교에서 이미 들은 과목들과 중복되는 면이 있으니, 굳이 돈을 내면서 그걸 다시 듣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학교에 대학교에서 들은 과정을 credit으로 인정해주고 waiver 해달라고 요청을 해서 받아들여지면 다니자고 마음을 먹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안된다 였다. 처음에는 이메일로 문의를 했었는데, 안된다고 했었고, 그리고 추가 설명을 듣고자 전화를 했더니 여긴 의사, 약사, 간호사 등등도 많이 오는데, 그런 사람들도 waiver 안해주고  다 들어야 하니깐 나보고도 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쉽게 시드니대의 Public health로 마음을 정할 수 있었다.


오늘은 여기까지 적고, 다음 포스팅에서는, 대학원에 지원하기, 대학원에 다니면서 좋았던 점, 힘들었던 점 등에 대해 적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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