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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살이

레몬 드리즐 케익 + 고뇌

by 반짝이는강 2022.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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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늘 상태가 메롱하다.
어제는 AGSM 조별 과제하는 팀의 미팅이 목요일에서 수요일로 바뀐걸 깜빡하고 있다가 - 아무런 준비없이 들어갔다.
다음 주면 드디어 한국으로 가는데 - 날짜는 알고 있었지만 그게 다음 주인 것도 인지하고 못하고 있다가 부랴부랴 조별과제 모임은 다음 주는 참석을 못하겠다고 알려야했다...

심각한 운동부족과 노화(?)로 인하여 근력이 떨어지면서 나의 스트레스 역치도 점점 낮아지고 있는듯 하다. 추위도 더 많이 타는 것 같고, 가끔은 사소한 일에 열받아한다. 그리고 초저녁이면 매우 졸리다.

오늘도 약간 그런 날이었다. 이제 딱 일주일만 있으면 출국인데 - 그러면 한창 여름인 한국에 도착할텐데, 일주일이 너무나 마득하게 느껴진다. 브리즈번은 내일부터는 비가 올 예정이고... 날씨는 춥고... 할 일은 많고.... 나의 직속 팀원도 오늘 나를 열받게 하고... 배우자도 밉고.... 심신이 지쳤다.

몇 일 전부터 뭔가 달달구리 케익이 먹고 싶었는데 - 어제인가 그제인가 캐나다에 사는 네이버 블로거, 콜린님이 레몬드리즐 케익 레시피를 올렸길래... 나도 만들기로 했다.
https://blog.naver.com/rfiennes/222793445257

[레몬 케익] 폭신하고 달콤하고 산뜻한 맛을 원하는 분들을 위한 레몬 케익 레시피 나갑니다.

레몬 케익 레시피를 올리겠다고 노래를 부른지가 한참인데, 6월 지나가기 전에 올리겠다고 했으니 오늘은 ...

blog.naver.com


예나다름없이 콜린님 레시피 이외에도 레몬 케익 레시피로 검색을 해서 별점 높은 것들을 서너개 보고, 유튜브 비디오도 서너개 봤다. 처음 만들어보는건 이렇게 해야 성공확률이 높아진다.
마침 애플파이 만들꺼라고(?) 버터도 넉넉히 사다두었고, 요즘 종종 진액토닉을 마시는지라 집에 레몬도 많아서 - 재료가 다 있다. 핸드믹서 (혹은 스탠드 믹서)만 있으면 만들기 매우 간단한 케익 되겠다. 레시피엔 사워크림이 필요했는데 - 그릭 요거트로 대체했고 - 결과물에 대체로 만족.

레몬 번트 케익 만들기

보통 이런 종류의 케익을 만들때 설탕이 너무 많이 들어가는 것 같아서 아이싱은 생략하고는 했었는데 이번에는 특별히 레몬 아이싱을 만들어서 뿌려 보았다. 이렇게 해보고 알게된 것은, 이런 종류의 특유의 과일 맛 혹은 향은 아이싱에서 오는 것이었다. 레몬 아이싱에서 레몬의 신맛 + 상큼함이 뿜어져나온다. 아이싱이 없었다면 레몬 케익이라는 느낌이 덜 들었을듯.

레몬 드리즐 케익


화요일에 나의 직속 팀원에 대한 부정적인 피드백이 도착해서 - 그것도 장장 1시간에 걸친 미팅을 통해 전달이 되어서 조금 당황하고 놀랐었다. 아주 구체적인 케이스와 함꼐 부정적인 피드백이, 그것도 공식적으로 도착하면 나도 뭔가를 해야한다.

본인은 내가 어떻게 왜 특정사건에 대해서 알게된 것인지, 게다가 시시콜콜 캐묻는지 의아했겠지만... 나는 쌍방의 상황 설명을 듣기 위해 스스로 설명할 기회를 준 것이었다... 그런데 나의 수많은 질문에도 불구하고 팀원은... 내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았다. 대신에 모든 것이 under control이며 - 모든게 해결 되면 그때 내게 알려주겠노라 고 했다. 아니 니가 상사니 내가 상사니??? 그의 말은 그가 내게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거나, under control이 아니라는 것 인상만 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쁜 시간을 쪼개서 내 생각에는 나름 코칭도 했고, 스스로 수습할 기회를 주었다. 그런데 팀원은 내 기준에는 전혀 기대에 못미치는 수습활동을 아주 조금(?) 하고는 그걸로 자기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하는 듯 했다. 디테일도, 업무능력도, 상황판단능력도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어젯밤 - 한밤중에 나름 신경써서 여기저기 SOS도 쳐줬더니 오늘은 내 얼굴을 확 일그러지게 만드는 팀원... 자기가 매우 잘난줄 안다....

초기에 이 팀원에 대한 긍정적인 선입견을 장착했던 나는 - 최근 몇 달 사이 그 선입견에 대해 스스로 의구심을 갖던 중이었고, 이번 사건으로 나는 그에 대한 신뢰를 꽤나 많이 상실했다...

동시에 이번 사건을 계기로 깨달은 것은
1. 부정적인 피드백이 오지 않게 미리미리 관리할 것.
2. 원활한 의사소통 + 정기적인 상호간의 expectation check 의 필요성
3. 상사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 물론 그건 괜찮다. 그런데 그걸 어떻게 표현하는지에 따라 상사 (혹은 상사의 상사)에게 아주 깊은 미운털이 박힐 수 있으므로, 어떻게 반대의견을 내는지에 대해 각별히 신경을 쓸 것.
4. Manager 타이틀을 단다고 detail이 떨어져도 된다는건 아니다. 오히려 타의 모범이 될 수 있게, 혹은 팀원들을 적절하게 보필할 수 있도록, 필요할 때는 과도하게 detail 에 강해야한다.

피곤하다. 오늘은 일찍 자야겠음. 그런데 벌써 새벽 1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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