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호주의 겨울에 뭘 심었더라... 아마 브로콜리니랑 뭔가를 심었던거 같은데... 아무튼 내가 심었던 식용채소 무언가(?)에 초록 벌레들이 참 많이도 꼬이길래, 이번 해에는 다른걸 심었더랬다.
내 평생 케일을 돈 주고 사먹어본 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잎이 뭔가 쎄(?)보여서 벌레가 안좋아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선택한 것이 케일.
그런데 벌레가 안좋아하기는.... !
케일을 심고나서 이삼주 지나니까 케일이 자람과 동시에 연두빛 초록색 벌레가 눈에 띄기 시작했다.
내가 바퀴벌레 거미 쥐 뱀 다 괜찮은데 - 감당하지 못하는 것이 있으니 꿈틀대는 벌레들 되겠다... 아놔......
케일 한 번 수확해보지 못하고, 초록색 벌레들이 내 케일을 못먹도록 제거(?)하는 극혐 작업을 몇 번 하다가 5주 동안 한국을 갔다왔다. 8월에 돌아왔더니 - 비가 주기적으로 계속 와서 그런지 정말 과장 하나 보태지 않고 케일이 쑥쑥 자라있었다. 그 옆에 곱슬곱슬 파슬리는 더 많이 자라있었고, 심지도 않은 곳에서 이탈리안 플랫 파슬리도 자연발아하여 마구 자라나고 있었다.
케일을 몇 번이고 수확한 뒤 어떻게 사진을 좀 잘 찍어보려했으나 - 뒤에 잡초만 무성하게 나온 케일 사진...
심지도 않은 토마토도 지난 해 가든베드에 떨어진 토마토(?)들 덕분에 몇 개가 자라고 있는데 - 지난 해에 여러 종류의 토마토를 심었었기때문에 - 얘가 무슨 토마토 종류인지는 아직 모르고, 아마도 계속 모를꺼 같다. 그냥 크기랑 색깔로 나중에 심작해봐야지...
아무튼 그리하여... 케일 수확을 시작했는데... 케일은 어떻게 먹는거더라?
말로만 듣던 케일칩도 만들어보고... (All recipe에서 가져온 사진)...이건 에어프라이어에 넣고 해본 것인데, 맛은 괜찮았지만 한끼 식사가 되지 않기때문에 다시 할 가능성은 좀 낮음.
케일 넣은 파스타도 만들어보고... (구글링해서 가져온 사진 - 원본 이미지는 왼쪽 텍스트 클릭)
토스팅한 아몬드 넣은 케일 샐러드도 만들어보고..(구글링해서 가져온 사진 - 원본 이미지 및 레시피는 왼쪽 텍스트 클릭)...
요 샐러드는 슬라이스 된 아몬드를 오븐에 살짝 토스팅해서 넣었더니 씹는 맛도 있고 고소한 맛도 생겨서, 전체적으로 맛있었다. 다시 만들 의향이 있음.
케일 넣고 볶음밥도 만들어보고.. (구글링해서 가져온 사진 - 원본 이미지 및 레시피는 왼쪽 텍스트 클릭)...
케일을 채썰듯이 얇게 총총 썰어서 - 밑둥 부분은 섬유질이 많고 두꺼우니까 양파 볶을 때 일찍 넣어서 같이 볶은 후, 나머지 상대적으로 덜 질긴 이파리 부분은 짧게 볶아내는 다른 채소들이랑 같이 볶았더니 얼추 시간도 맞고, 식감도 괜찮았다.
토텔리니+초리조 (매콤한 소세지의 일종)+케일 수프도 만들어보고...(구글링해서 가져온 사진 - 원본 이미지는 왼쪽 텍스트 클릭)
날씨가 쌀쌀하고 별 요리 안하고 싶지만 맛있는게 먹고 싶을 때 좋은 메뉴다. 비상시 (=저녁하기가 마땅찮을 떄)를 대비하여 시판 냉장 토텔리니를 가끔 하나씩 사두는 편인데, 마찬가지로 초리조나 소세지 + 그 외 집에있는 야채들을 넣고 만들면 굉장히 맛있다. 이왕이면 치킨 스톡이나 야채 스톡을 써서 국물을 더하면 더 맛있음.
겨울에 요런 수프를 만들 때는 셀러리나 파 (Leek)을 가늘게 썰거나 채썰어서 양파 대용으로 넣기도 하는데 - 그러면 야채를 볶을 때 나는 냄새가 너무나 좋다. 그리고 맛도 미묘하게 우아해짐.
이 외에도 호케인누들로 볶음면 만들때도 채썰어서 넣고, 이래저래 계속 쓴다고 썼는데도 - 케일이 아직 많다. 몇 일 전에도 한소쿠리 수확해다 씻어서 냉장고에 넣어두었다. 언제까지 자랄런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 한... 2~3주 정도는 더 자라지 않을까?
이 와중에 파슬리도 엄청 많다. 파슬리는... 타불리 샐러드 (Tabouli salad) 도 한번 만들고, 야채 육수 만들때도 세네주먹 넣고, 거의 모든 요리에 가니쉬로도 쓰고 있는데 - 그런데도 많다.
그래도... 잘 자라고 있으니 이런 행복한 고민을 하는 것이지. 얘네가 안자랐으면 언제 이런 풍년(?)의 호사를 누려보겠나. 요즘 야채값도 비싼데 케일로 섬유질 보충도 하고 ….. 감사한 일이다.
케일로 뭘 만들수 있는지, 어디에 쓸 수 있는지 더 알아봐야겠다. 어쩌면 케일 녹즙을 만들어볼지도....
겨울이라 (집에 없었기도 해서) 물도 안줬는데 비 맞고 알아서 잘 자라준 케일들. 모종 한 팩에 $5 안주고 산 것 같은데 내가 수확한 케일양을 떠올려보면 요즘같이 야채값 비싼 때에... 최소 5배 이상의 투자수익(?)을 거둔듯 하다.
아참! 그리고 케일이 이렇게 커지고 나니까 - 사이즈가 커서 자세히 못보니까 그런진 모르겠는데, 더이상 초록색 벌레들이 안보인다. 진짜... 다행이다.
참고로 파슬리에는 웬만해서는 벌레가 꼬이지 않는다.
그리고... 옆에 상추도.. 지난 해에 씨 떨어질때 그대로 뒀더니 자연발아되어서 자라고 있는데 - 상추도 벌레가 거의 꼬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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