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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살이

결혼 기념일

by 반짝이는강 2024.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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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결혼한지 벌써 17년이 되었다. 

내 평생 결혼을 한다는 생각을 해본적도 없었고, 결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더더욱이 해본적이 없는데, 그때 무슨 바람이 불어서 결혼을.... 하게되었을까. 아마 내 배우자도 나랑 비슷비슷....

 

최근 몇 년 사이 정신건강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호주 회사들은 9월에 R U OK? 행사를 한다. 방금 검색을 해보니 원래는 자살방지를 위한 비영리단체라고. 그래서인지 타인에게 관심을 가지고 Are you OK? 라고 물어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지금 다니는 회사도 이걸 꽤나 진지하게 받아들여서 - 9월에 모든 직원에게 $100와 원하는 날짜에 쉴 수 있게 하루 휴가를 준다. 나는 그걸 오늘 결혼 기념일에 쓰기로 정함. 

 

오늘 하루 쉰다고, 나는 침대에서 밍기적 거리고 있는데 - 배우자는 어딘가 운전을 해서 다녀온 모양이다. 살금살금 다녀올려고 했는데 - 차고에 차를 넣을 때 RING 알람이 울려서 돌아오자마자 나에게 포착됨. 헤헤

이번 해에는 백합을 사왔네. 그리고 배우자가 내민 카드. 

결혼기념일 카드

요번 해 문구 상당히 마음에 드는걸...? 헤헤

그리고 라떼아트는 아니고 - 하트모양으로 종이를 잘라서, 그 위에 코코파우더를 뿌려 하트를 넣은 커피를 만들어서, 방금 사온 갓구운 크로아상이랑 건네준다. 오늘 노력 인정! 

결혼기념일 모닝커피

 

이렇게 아침을 먹고, 오늘 근사한데 예약해놨으니 멋져보였으면 좋겠다고 배우자를 설득해서, 내가 머리카락을 좀 짧게 잘라주었다. 배우자는 면도도 하고 - 어제 봐둔 오늘의 운세에 따라, 행운이 오도록, 배우자에게는 빨간색 악세서리, 나는 초록색 악세서리를 장착하고 점심 먹으로......... 외출! (이 레스토랑 리뷰는 조만간...)

결혼기념일 카드

나는 배우자에게 마르쿠르 아우렐리우스의 문구를 적어주었다.

Accept the things to which fate binds you, and love the people with whom fate brings you together, but do so with all your heart.

 

요즘 배우자가 골골하는데.... 별 일 없이 얼른 건강을 되찾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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