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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윤택하게 하는 것들

오렌지 케익 만들기

by 반짝이는강 2018.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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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과일로 무언가를 만드는 일은 신나는 일이다. 첫번째로는 제철인 만큼 - 가장 맛있는 상태의 과일이나 채소를 이용하기때문이고, 두번째로는 제철이기때문에 값이 싸기때문이다. 디저트 만들기에 있어서도, 동일한 법칙은 적용된다. 호주의 사과철이 되면 사과로 만드는 디저트를 주구장창 만들어댔었고, 호주의 늦가을부터 겨울에는 오렌지 케익을 만들어댔다. 


참고로 호주의 겨울 (6-8월) 제철과일은  다음과 같다. 

June (6월)

Apples - 사과야 두말할 것도 없이 종류도 많고 사과 종류별로 제철이 되면 돌아가면서 값이 싸진다. 

Avocados - 호주산 아보카도가 궁금하다면 여기를: 

2017/11/12 - [요리 맛집 와인] - 아보카도 종류, 건강상 이점 및 고르기

Banana

Custard apples - 호주에서 와서 처음 본 것인데, 초록색 껍질에 싸져있는 전혀 사과로 안보이는 과일인데, 익으면 말랑해진다. 그러면 스푼으로 떠먹으면 된다고 들었다. 

Dates (대추야자) - 보통은 씨를 빼서 말린 채로 판다. 

Grapefruit (자몽)

Kiwifruit - 초록색 키위가 쌀 때는 $4에 8개씩 담아오고 했었으니, 1개에 50C도 안했나보다. 

Lemons - 1개에 1달러 하던 레몬이 겨울이 되면 값이 싸지는게 보인다. 

Mandarin - 귤들도 종류가 많다. 

Nashi (배)

Orange - Cara Cara Navel oranges, Navel oranges 

Passionfruit 

Pears - 서양배도 사실은 종류가 많다.

Pomelo - 초록색의 두꺼운 껍질에, 크기도 상당히 큰, 자몽과 비슷하지만 쓴 맛은 덜한, 그런 과일일이라고 해야하나? 

Quince -  노란색의 배와 모과의 중간모양쯤 되는 과일인데, 슈퍼마켓에서 보기만 했지 실제 사본적은 없다. 모과 비슷한 종류인데, 잼을 만드는데 쓴다고 한다. 참고로 모과는 Japanese Quince 라고 한다. 

Rhubarb - 루바브는 채소라고 생각해왔는데, 과일로 분류되나보다. 루바브의 줄기부분을 이용한 루바브 파이, 루바브 케익 등 디저트 만드는데 자주 쓰인다. 


July (7월)

6월에 언급된 대부분의 과일이 여전히 제철이고, 여기에 딸기와 Tangelos (탠젤로는 귤과 자몽을 합친거라고 하는데, honeybells 로 불리기도 한다. 신맛이 강한 귤을 생각하면 되겠다) 가 추가된다. 


August (8월) 에는 7월에 나던 과일들 중에서 배, 대추, 커스타드 애플이 들어가고 cumquat or kumquat (금귤) 이 추가 된다. 


발렌시아 오렌지 vs 네이블 오렌지

호주는 땅떵이가 넓고 기후도 다양한 나라다. 고로 지중해 과일인 오렌지도 호주에서 나는데, 좀 더 자세히 보면 종류에 따라 나는 시기도 조금 틀리다. 가령 여름 오렌지로 불리는 발렌시아 (Valencias)는 호주의 여름인 11월부터 2월 사이에 출하되며, 대부분 Riverina에서 난다. 발렌시아 오렌지는 씨가 있지다는 단점이 있지만, 과즙이 많아서 주스용으로 선호되는 오렌지이다. 스페인의 발렌시아에서 많이 생산하기때문인지(?) 발렌시아 오렌지로 불린다. 

반면 겨울 오렌지로 불리는 네이블 오렌지 (Navel orange) 는 호주의 겨울인 6월부터 10월까지 볼 수 있다. 씨가 없디는 장점이 있고 발렌시아 오렌지에 비해 껍질을 까기가 쉽다. 호주 안에서 네이블 오렌지의 주요 생산지역은 뉴사우스웨일즈의  Murray Valley와 Riverina, 남호주의 Riverland 이다. 참! 네이블 오렌지는 오렌지 밑둥이 배꼽처럼 보인다고 해서 네이블 오렌지라는 이름이 붙었단다. 이렇게 말이다. 

네이블 오렌지

사진의 출처: http://fruitguys.com/sites/default/files/styles/large/public/wp-content/uploads/2012/05/navel_trans1.png?itok=WV76YKJ0


출처: 

https://www.sydneymarkets.com.au/markets/produce-market/whats-in-season/winter.html

https://fruitguys.com/almanac/2012/05/21/navels-vs-valencias

https://www.citrusaustralia.com.au/consumer/season



시칠리아식 오렌지 케익

본론으로 돌아와서!! 오늘 소개할 레시피는 오렌지 케익이다. 전에도 몇 번 만들어본적이 있기는 했는데, 그 당시 읽어본 레시피들은 오렌지 껍질에 있는 쓴맛 제거를 위해 오렌지를 껍질 채 두 번 이상 삶은 후, 통째로 갈아서 사용하도록 한 것들이었는데, 두세번 만들어보았으나, 내가 들인 노력에 비해 케익에 대한  반응은 그저그랬었다. 그리하여, 결국은 그 후로 오렌지 케익을 몇년 간 만들지 않았었다. 

요즘 제철과일을 이용한 베이킹에 한창 열을 올리고 있었기에, 이번에는 새로운 레시피를 도전해 보기로 했다. 그리하여 꽤 많은 레시피를 읽어본 후 시칠리아식 오렌지 케익 레시피를 접하게 되었다. 이전에 봐왔던 레시피와는 달리 오렌지를 삶지 않고, 깨끗하게 씻은 후 그대로 통째로 갈아서 쓴다는 점에서 색달랐고,  이탈리아 안에서도 "시칠리아식" 이라고 자랑스럽게 지역이름을 붙여놓은 것도 마음에 들었다. 이 레시피를 포스팅한 블로거의 블로그도 굉장히 전문가다웠고 - 해서 나도 만들어보기로 했다. 


제가 참조한 원본 시칠리아식 오렌지 케익 레시피는 여기에 있습니다:

https://www.christinascucina.com/sicilian-orange-cake-using-entire-orange-peel-juice-pulp/


재료

케익 반죽 

계란 3개

설탕 100 g - 원래 레시피에선 250 g 넣으라고 했지만, 전 과감히 반 이하로 줄였습니다. 사용하는 요거트가 설탕 첨가 요거트라면 설탕을 100 g 미만으로 더 줄여도 됩니다. 순전히 단거 별로 안좋아하는 제 입맛 기준입니다. 

밀가루 275 g 

베이킹 파우더 - 2.5 티스푼

녹인 버터 100 g -  버터를 녹이려면, 4-5 등분으로 나눠서 전자렌지에 넣고 30초 정도 돌려주세요. 혹은 상태를 봐가며 녹을때까지 15초씩 끊어가면서 돌려도 됩니다. 

플레인 요거트 110 g - 혹은 그릭 요거트 

오렌지 1 개 - 과즙이랑 오렌지 껍질 및 과육 합해서 300 g 정도 혹은 조금 더 많아도 됩니다. 꼭 껍질을 깨끗하게 씻어주세요. 


오렌지 글레이즈

오렌지 1개 - 오렌지에서 쥬스만 짠다. 과즙을 짜내고 남은 과육과 껍질은 케익 반죽 만드는데 보태도 된다. 

설탕 50 g  


나의 재료샷 - 사실 베이킹 파우더가 똑떨어진걸 모르고 시작했다가 베이킹 소다로 베이킹 파우더를 대체하느라 조금 헤매었었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에 기회가 될 때 조금 더 자세히 적어보겠다. 어쨌던 - 이 레시피에서는, cream of tartar 역할을 할만한 산성 재료들 (오렌지, 요거트)이 충분히 있기때문에, 베이킹 파우더는 없고, 베이킹 소다만 있는 상황이라면, 베이킹 파우더를 7.5 티스푼 넣어주면 된다. 다른 레시피에서는 이대로 대체했다가는 실패할 수 있으므로 맹신 금물! 

오렌지 케익 재료

오렌지 케익 만들기

1. 오븐을 175'C (350 F)로 예열합니다.

2. 지름 20 cm 의 케익틀에 베이킹 페이퍼를 깔고, 스프레이 오일을 뿌려줍니다. 스프레이 오일이 없는 경우에는 올리브유를 붓이나 키친타올에 살짝 묻혀 케익틀에 발라준 후에, 베이킹 페이퍼를 깔아줘도 됩니다. 전 가끔 버터를 스틱째로 문질러주는 게으름을 구사하기도 합니다. 호호호. 

3. 오렌지를 껍질채로 작은 크기로 썰어서 (씨가 있으면 쓴맛이 날 수 있으니 꼭 씨를 제거하고) 믹서기나 핸드믹서기를 이용해서 윙윙 갈아서 준비해 주세요. 

네이블 오렌지


4. 큰 그릇 (믹싱볼)에 달걀과 설탕을 넣고 거품이 살짝 날때까지 휘저어줍니다. 전기믹서가 있으면 믹서기 사용하시면 편합니다. 없으면 팔로 5분 정도 저어주세요. 녹인 버터를 넣고 섞어줍니다. 플레인 요거트도 넣고 섞어줍니다. 

오렌지 케익 레시피


5. 밀가루와 베이킹 파우더를 잘 섞어서 체에 한번 내린 후, 4번에 섞어줍니다. 한번 다 다 섞지 말고, 총 3-5번에 걸쳐서 점차적으로 섞어주세요. 

6. 퓨레 상태로 갈아서 준비한 오렌지를 5번에 넣어서 섞어줍니다. 아래 사진이 각각의 상태를 보여드리기 위해 이때 찍은 사진이에요. 

오렌지 케익 만들기

7. 반죽을 케익틀에 부은 후, 오븐에 넣고 50-60분간 굽습니다. 꺼내서 이쑤시개나 젓가락으로 가운데를 찔러봤을때, 깨끗하게 나오면 다 익은 것입니다. 

8. 케익이 거의 다 구워질때쯤이 되면, 소스팬에 오렌지에서 찍접 짠 주스랑 설탕을 넣고 오렌지 시럽이 되도록 3-5분 정도 졸여줍니다. 

9. 케익이 다 구어지면 꺼내서 뜨거울때 오렌지 케익 윗면에 준비된 시럽을 베이킹용 붓으로 발라주거나, 숟가락으로 끼얹어줍니다.  

10. 케익이 완전히 식으면 잘라서 서빙하면 됩니다. 

끝!! 참 쉽죠잉? 

시칠리아식 오렌지케익


​이번 시즌에 처음 구운 오렌지 케익은 케익틀에 구웠는데, 두번째 구울 땐 몇 년 전에 사놓고 한번도 안써본 파이틀이 너무나 써보고 싶어서, 똑같은 반죽을 만들어서 요요 파이틀에 넣어서 구웠어요. 파이틀에 맞는 베이킹페이퍼를 깔아주지 못해서 꺼내기가 조금(?) 어렵기는 했지만, 나중에 하나씩 꺼내서 먹기엔 좋더라구요.  서빙할때는 케익을 오븐에 살짝 데워서, 바닐라 아이스크림 한덩이랑 내놨어요. 요거트가 들어가서인지 촉촉하고, 오렌지 향이 풍기는 케익 - 겨울에 딱 좋은 디저트 입니다. 

오렌지 케익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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