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에, 연말에, 새해에 - 스파클링 와인을 즐길 시기가 돌아왔다. 호주에서 회사의 year end party는 11월부터 시작을 했고 12월 중순인 이제는 거의 끝이 난 분위기다. 대부분의 관공서나 회사들이 12월 24일 즈음부터 새해가 될때까지 휴가에 돌입하기 때문이다. 내가 다는 회사는 12월 20일을 마지막 근무로 - 몇몇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전직원이 1월 6일까지 장장 2주의 휴가에 돌입할 예정이다.
대신 지금부터 일상으로 복귀하는 1월 초까지는 가족 및 친구들과 개인적인 파티를 즐길 시기다. 여전히 브리즈번 새내기인 우리 부부도 이런저런 파티에 초대를 받았다. 파티에 초대를 받으면 초대해준 집주인을 위해 선물을 사가거나, 무난한 와인, 특히 요즘같은 연말에는 스파클링 와인을 가져가는게 좋다.
선물로 스파클링 와인을 골라야 하고 - 또 앞으로 몇 주간 많이 마시게 될테니 좀 알고 마시자! 싶어서 스파클링 와인에 대해 좀 찾아봤다.
사진의 출처: 여기
탄산 (carbon dioxide)가 들어간 와인은 스파클링 와인이라고 한다. 그럼 그거 샴페인 아니냐고 하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는데 - 샴페인은 프랑스의 샴페인 지역 (Champagne region)에서 생산된 스파클링 와인을 지칭하는 말이다. EU (유럽연합)에서 정한 법에 따르면 샴페인이라고 부를 수 있는 샴페인 제조 지역은 명확하게 정해져 있고, 그 외 지역에서 생산된 스파클링 와인에는 샴페인이라는 단어를 절대로 쓸 수 없게 되어있다.
포도
스파클링 와인도 만드는 포도품종에 따라 화이트부터 레드까지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화이트나 로제 (rose)가 주를 이룬다. 참고로, 호주에는 쉬라즈 (Shiraz)를 넣어만드는 레드 스파클링 와인을 볼 수 있다.
스파클링 와인을 고르다보면 피노누아 (Pinot Noir)로 만든 것도 종종 볼 수 있는데 - 피노누아는 일반적으로 레드와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피노누아 포도는 어릴 때 수확하면, 아직 포도껍질이 붉은색을 띄기 전이라, 화이트 스파클링 와인을 만드는데 사용할 수 있다.
단맛의 정도 (sweetness)
2000년대 중반에 한국에서 한창 유행하던 단맛나는 스파클링 와인들이 있었는데 - 나도 이탈리아에서 온 그 와인을 맛있다고 맛이 마셨었는데 - 스파클링 와인은 꼭 단맛 와인은 아니다. 단맛이 거의 없는 드라이 (dry) 한 느낌의 Brut (브룻)부터 단맛이 많이 나는 doux (두우 ) 까지 다양하다. 참고로 brut은 1L에 설탕이 12g 미만 들어있는 것을 칭하는 말이다. 6g 미만이면 extra brut, 3g 미만이면 Brut zero 혹은 brut natural 이라고 한다.
와인을 좀 즐기게 되면 단맛나는 와인은 거의 안마시게 되거나 기피하게 되는데 - 스파클링 와인에서도 마찬가지다. 요즘은 Brut을 주로 마시고 단맛나는건 냄새 맡아보고 바로 제낀다. 굳이 조금 단맛이 나는걸 찾는다면 이탈리아식 프로세코 (prosecco)나 스페인의 카바 (Cava)정도가 괜찮다.
스파클링 와인의 품질
스파클링 와인의 퀄리티를 따질 때는 버블(bubbles) =기포, 즉 이산화 탄소를 따진다. 이산화 탄소가 병 속에서 자연발효를 통해 생산된 것인지, 인위적으로 주입한 이산화 탄소인지 말이다. 당연히 자연발효를 통해 이산화 탄소가 주입된 스파클링 와인이 높은 품질로 여겨지고, 고로 비싸다.
스파클링 와인 제조법
스파클링 와인을 만드는 방법은 전체적으로는 일반적인 와인만드는 방법과 비슷하다.
스파클링 와인은 일반 와인과 달리 단맛이 적은 어린 포도를 수확해서 만든다. 어린 포도는 단맛이 적은 대신 신맛이 강한데, 호주의 경우 포도즙 100 mg에 당분 (sucrose)이 17-20 g이 들어있을 때 (=17-20 brix) 스파클링 와인용 포도를 수확한다.
수확된 포도는 - 포도밭 근처의 양조장으로 옮겨져서 세척 및 압착을 거쳐 포도껍질과 분리과정을 거친다. 짜낸 포도즙은 1차 발효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런 다음 2차 발효 과정으로 넘어 가는데, 이 2차 발효는 각각 브랜드 고유의 스타일이 살아날 수 있도록 다양한 포도품종/ 지역/ 빈티지의 1차 발효액들을 혼합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2차 발효과정을 거치면서 와인에 브랜드 고유의 기포가 녹아들게 된다.
스파클링 와인을 제조할 때는 여러가지 품종/지역/빈티지의 포도를 섞게 된다. 스파클링 주문할 때 보면 blanc de blancs 라는 단어가 보이기도 하는데 이건 영어로 직역하자면 white of whites 라는 말로 화이트 와인 품종을 화이트 와인 품종이랑 혼합했다는 말고, 보통 샤도네이 (Chardonnay) 품종만 100% 들어간 스파클링 와인이라는 말이다.
스파클링 와인 제조 방법은 2차 발효방법에 따라 여러가지로 나누는데 크게는 다음과 같다.
- Traditional method- 프랑스의 샴페인 지역에서는 샴페인 방법 (champagne method)라고 불리는 Traditional method (전통제조방법)는 2차 발효를 할 혼합액을 병에 넣고 거기에 당분과 이스트를 넣어 병 안에서 2차 발효가 일어나게 하는 방법이다. 2차 발효가 끝나면, 병 밑에 가라앉은 이스트 침전물을 제거하고 (이 과정을 riddling 혹은 disgorgement 라함), 여기에 신선한 와인과 단맛을 더하여 (liqueur de dosage 라 함) - 소비자에게 판매될 병에 주입한다. 여러 방법 중에서 가장 고품질의 스파클링 와인 제조법임과 동시에 노동집약적이고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방법이다.
- Ancestral method - 엄밀히 말하자면 2차 발효과정이 없다. 1차 발효가 진행중인 포도액을 최종 판매될 병에 담아서 - 병 안에서 1차 발효가 완료되게 하는 방법이다. 그리하여 발효 침전물 등이 그대로 포함되기에 탁한 스파클링이 된다.
- Tank method (a.k.a Charmat method)- 이탈리아에서 개발되었다는 이 방법은, 큰 탱크에 와인과, 설탕, 이스트 (=효모)를 넣고 대용량으로 2차 발효한 후, 침전물을 거르고 병입하는 방법이다. 전통적인 방법에 비해 저렴한 방법으로, 이 방법으로 만들어지는 스파클링 와인은 complexity가 있다기 보다는 마시기 쉬운, 과일맛과 향이 살아있는 young sparkling wine 이 된다. 이 방법으로 만들어지는 대표적인 스파클링 와인은 prosecco 이다.
- Transfer method - 첫번째로 언급한 traditional method의 방법으로 2차 발효 과정을 거친 발효액들을 큰 탱크에 넣어 침전물을 거리고 liqueur de dosage 한 후 새로운 병에 넣는 방법이다. 이렇게 하면 전통적인 방법이 주는 고유한 특색있는 맛을 얻으면서도, riddling 등의 과정을 생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여러 다른 병에서 2차 발효된 발효액들을 큰 탱크에 모아서 섞어줌으로써 - 조금 더 균일하고 일관된 맛을 선사할 수 있다. 호주나 뉴질랜드에서 많이 채택되는 방법이다.
정보의 출처들:
스파클링을 알고 마시는데 조금이나 도움이 되었길 바라며 다들 Merry Christmas and Happy New Year!
연말에 시간이 조금 더 나면 내가 좋아하는 스파클링 와인도 공개해 보겠습니다.
2018/12/23 - [삶을 윤택하게 하는 것들/요리 와인] - 세계 최고의 샴페인 및 스파클링 와인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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