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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살이/일상생활

2018년 새해 다짐

by 반짝이는강 2018.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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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의 크리스마스와 새해는 어쩌다 보니 모두 브리즈번에서 보내게 되었다. 크리스마스와 새해 모두 예상치 않게 인두루 필리에 사는  지인의 집에 초대 받아 가게 되었고, 지인의 집에서 내 평생 마셔볼 뵈브 클리코(Veuve Clicquot)를  양일에 걸쳐 다 마신 것 같다. 

Veuve Clicquot는 아래 사진과 같이 노란색과 황금색의 톡특한 포장으로 낯이 익은 그리고 눈에 띄는 샴페인이다. 1805년에 미망인이 된 Clicquot 부인이 남편으로부터 상속받은 샴페인 양조장에서 고급 샴페인 만들기에 성공하면서 브랜드로서 가치와 명성을 가지게 되고, 러시아를 비롯한 유럽 전체에 널리 알려졌다. 보다 최근에는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 2세로부터 royal warrant도 받았다고 한다. 샴페인중에 MOET가 대중화된 고급 샴페인이라면, Veuve Clicquot는 대중화 되기엔 좀 비싼 아이...라는게 내 생각이다. 그래봤자 $10-20 차이이기는 하지만, 비싼건 비싼거다. 

아무튼 크리스마스에 그리고 New Year's eve에 각각 30-40명 정도의 사람들을 집으로 초대해서 뵈블리코를 무한정 제공하는 파티를 연 Jackie와 Justin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정작 적으려던건 새해 다짐이었는데 서론이 길었다. 고교시절, 대학생 시절, 그리고 사회 초년생 시절엔 하고 싶은 것도 많았고, 그래서 되든 안되든 새해 계획도 항상 세웠었다. 어찌된 일인지 결혼을 하고 난 후에는 새해 계획을 세워본 기억이 없다. 아마 나와 배우자는 별 계획성이 없는 부부라 그런 탓일게다. 부부는 서로 닮는다던데, 우리는 나보다 훨씬 개성과 자아가 강한 나의 배우자 쪽으로 쏠린 것 같다. 꼭 계획을 살뜰히 세우지 않더라도 어떻게든 되겠지 혹은 어떻게든 잘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지 않았나 싶다. 

삼십도 중간을 지나고 보니, 새삼 시간이 짧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인생을 낭비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락가락 하는 마음가짐이기는 하나, 설사 지키지 못하는 다짐이더라도 앞으로 일년을, 오년을, 십년을 어떻게 살지, 무엇이 하고 싶은지 한 번 생각해 본다는데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 이번 해에는, 이렇게 글자로 적어보기로 마음 먹었다. 


내가 50살때 어떤 모습일까?
- 배우자와 자녀가 있는 가정을 가지고 있고, 모기지 없는 내 집에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고 있다. 지금 일하는 분야에서 활발하게 일하고 있으며, 인정받고 있고, 일이 아닌 다른 관심사도 있다. 직접 요리하고, 소규모의 하우스 파티는 능숙히 주최할 수 있다. 어머니와 형제들과 친한 친구들과 정기적으로 교류하며 마음을 터놓고 지낼 수 있는 사람이 두 명 이상 있다. 


이런 모습을 원하기는 혹은 상상해보기는 쉽지만, 이런 삶을 영위하기가 어렵다는걸 요즘 새삼 깨닫는 중이다. 가장 어려운건 "자녀가 있는 가정" 그리고 "모기지 없는 내 집에서 살고 있다"가 아닐까. 어떻게 보면 쉬운 일이 나의 인생에서는 왜 이리 어려운 일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마음만 먹으면 쉬운 일인데, 내 스스로가 어렵게 만들어 놓은건지도 모른다...



내가 40살때는 어떤 모습일까?
내가 50살 일때 원하는 모습과 같은 모습이다. 유일한 차이라면 아마 모기지를 갚아나가고 있을 것이라는 것. 


내가 생각하는 나의 은퇴 연령은?
내 경우에는 호주에서 계속 산다면 최소 60세까지는 연금에 손댈수 없고, 연금 수령 개시 연령은 67세부터다.  은퇴를 하려면 경제적인 준비가 큰 부분인데, 지금 속도로 연금을 붓는다면... 노령 연금(age pension)도 일정 금액 받게 되기는 하겠지만.... 음.....  현재 가치로 세후에 주당 $1000 는 있어야 할꺼 같은데, 그러려면 1. 67세까지 계속 일하고, 2. super를 좀 더 많이 낼 수 있도록 연봉도 좀 더 올라야 하고, 3. 현재처럼 personal contribution도 해야할꺼 같고, 4. 혹시 아프거나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니 별도로 현금도 있어야 하고 5. 무엇보다 내 집이 론 없이 있어야 하겠다. 
결론은 30 million은 바라지도 않고, 4 million 복권에 당첨되는게 아닌 이상, 최소 65세, 이왕이면 67세까지 계속 일해야 하겠구나. 그러려면 새로운 지식 습득 능력과 체력 관리가 필수겠다. 

수십억대 부자인 나의 보스도 집에서 노느니 65세 경인데도 계속 일하는걸 보면, 일하는건 긍정적인 효과가 많은 걸꺼다!! 


새해 다짐와 나의 은퇴가 무슨 상관이냐고...? 다 상관이 있다. 나는 가난하고 외롭게 늙고 싶지 않다. 여유롭고 즐겁게 나이들어서 노후를 보내고 싶다. 여태 해놓은게 별로 없기때문에 그러려면 지금부터 앞으로의 몇 년의 준비가 매우 중요하다.  


2018년에는 거주용이든 투자용이든 집을 산다. 아마 이민 계획이 없었다면 대출이 있었던 없었던, 지금은 집을 하나 가지고 있었을꺼 같다. 그런데 이민이라는걸 계획하고, 실제 오게 되면서, 그 사이 약간의 허망한 실수가 있기도 해서, 집을 사지 않았었다. 나이가 나이인지라 그리고 훌쩍 올라버린 집값과 앞으로 금리가 오른다는 뉴스를 들으면 마음이 조급해진다.  수영장이 딸린 멋진 집을 사면 얼마나 좋겠느냐마는, 그건 시드니에 사는 일반 월급쟁이의 감당 가능 범위랑은 조금 큰 거리가 있고, 감당 가능한 범위에서 집을 사야겠다. 가능하면 상반기에 사서 대출금은 고정 금리로 묶어두어야겠다. 집을 사면 좀 더 근검절약하게 되지 않을까. 
집은 여차저차하면 내가 들어가서도 살 수 있는, 살고 싶은 동네에, 감당가능한 범위에서 대출을 받아 사자.  
1월이랑 3/4/5월에 집중적으로 부동산을 보러다니자. 

영어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해야겠다. 나는 말주변이 없고 "말을 안하면"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지만, "말을 하면" 사람을 도망가게 하는 능력이 있는거 같다. 영어든 한국어든 똑같다. 사교성이 모자라면 말이라도 똑바로 해야하지 않겠나. 게다가 호주에서 67세까지 일하려면, 혹은 다른 나라에 가서라도 67세까지 일하려면, 말하기뿐 아니라 쓰기에서도 정확한 고급 영어를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고급 영어로 발전시키려면 뭘 해야하나? 언어에 있어서만큼은 읽고 쓰고 따라 말하는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일단은 습관처럼 할 수 있는 노래따라 부르기와 짧은 책과 기사를 읽기로 시작해야겠다. 하루에 노래 1개 5번 이상 따라부르기,  그리고 짧은 영어 기사 1개 이상 읽기. 그렇다... 평소에 나는 이정도 노력도 안하고 있었다... 그날의 노래는 블로그에 하나씩 기록으로 남겨두어야겠다.


자녀계획. 지난 해에 이루어지기를 바랐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해에도 시도는 해보겠지만, 이뤄지지 않는다면, 우리 부부에게 아마 영영 자녀 계획은 없을 것이다. 
예전에는 미쳐 생각해 보지 못했었는데, 자녀를 가지려면, 그 전에 건강점검도 필요하지만, 경제적인 계획도 필요하다. 본인 혹은 배우자가 출산을 하고, 출산휴가를 쓰게 될때 소득 감소분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자녀 출산시 필요한 비용, 양육에 필요한 비용 등등에 대한 사전 준비 및 계획이 필요하다. 이럴때 쓰려고 라도 약 6개월 정도의 급여가 비상금으로 준비되어있어야 하나보다. 


건강 챙기기. 건강은 건강할때 챙기는 것이 최선이다. 2018년에는 음주 횟수를 1주일에 3-4회 미만으로 줄이고, 산책 혹은 기타 운동 횟수를 3-4회 이상으로 늘리겠다. 2017년 11월부터 와인 소비량 및 횟수를 줄였기에 음주에 대한 결심은 이루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을까 한다.  원래 퇴근을 하고 와서, 혹은 근무를 끝낸 후 1시간씩 산책을 하곤 했는데, 꼭 산책이 아니더라도 자전거 타기나, 조깅, 집 혹은 짐에서의 요가 혹은 근력운동, 수영 등 어떤 운동이든, 주 3-4회 이상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가족과 친구들 생일 챙기기
어머니
ㅈㅇㅇ + 
ㄷㅇㅇ +
ㅅㅅㅁ
ㄱㅈㅎ
ㅇㅈㅅ
ㅇㅁㅎ
L. Gibbons 
W. Gibbons
Jeny



예전에는 학점을 얼마 받아야겠다거나, 책을 몇 권 이상 읽어야겠다거나, 저축을 얼마 하겠다거나, 어디로 여행을 다녀오겠다는 계획이 항상 있었는데, 근 십년만에 쓰는 이번 새해 계획은, 쓰고 보니 별거 없으면서도 어찌보면 어려운 계획들이다. 그 외에도 몇 가지 더 찾아보려고 생각하는 것들이 있지만, 위의 것들은 꼭 이루고 싶다. 오랫만에 어머니 말씀이 사람은 생각하고 원하는 대로 된다고...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 여유롭고 아름답게 늙고 싶다. 

아참! 블로그 활동도 자주는 아니더라도 꾸준히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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