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즈번의 맛집에 대한 정보는 여전히 백지상태다. 물론 외식을 한 적이 몇번 있기만 - 다시 갈 곳은 몇 곳 되지 않는다. 그 몇 안되는 곳 중 하나가 이곳 호소카와다.
호소카와를 알게 된건 남편 생일때문이었다. 당시 브리즈번으로 막 이주한 시점이었고, 거기에 더해 지인이 내준 임시거처에서 지내고 있었던 터라, 물론 실력이 없기도 하지만 평소 내 집에서 하는 것처럼 요리를 하는 것도 불가능했다. 선물도 미쳐 준비를 하지못했던 터라 저녁이라도 맛있는 것을 먹게 해주어야겠다 싶어서 일식 좋아하는 남편을 위해 부라부랴 음식점 검색을 했는데 - 평소 브리즈번의 음식점들에 대해서 낮은 기대치를 갖고 있었던지라 - 그리고 사진으로 봐서 마음에 들고 가격도 적당한 곳은 거의 없었다.
검색을 하다 지쳐서 브리즈번에 십년 넘게 살아온 일본인, Kyoko에 연락을 해서 추천을 부탁했다. 그녀는 Hosokawa (호소카와)가 맛도 괜찮고 가격도 적당하다고 알려주었다.
Hosokawa (호소카와)
(07) 3868 3762
Shop 3, 53 Racecourse Road, Hamilton, Brisbane
그렇게 해서 2018년에 있었던 남편의 생일 날도 - 그리고 내 생일 날도 우린 여기서 저녁을 먹었다.
브리즈번의 해밀턴 (Hamilton)은 바로 옆의 불림바 지역과 더불어서 부촌으로 알려져 있는데 - 시드니에서도 그랬지만 일본인이 운영하는 괜찮은 일식집은 사회경제적으로 조금은 잘 사는 동네에 위치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아마 호주의 일반인들은 마요네즈 듬뿍 얹혀진 호주화된 스시는 먹을 지언정 담백한 회나 스시를 먹는데는 아직도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기때문에, 이러한 지역 선정은 당연한 결과가 아닌가 싶다.
물론 - 브리즈번에 한국인이 운영하는 일식집 - 특히 스시집은 무척 많을 것 같은데 - 어디가 맛있는지 아직은 아는 바가 없다. 지금 사는 동네에는 체인형 회전초밥집인 Sushi Edo 가 있는데, 전에 가보니 한국분들과 일본분들이 같이 일하고 계셨다. 오너가 한국분인지 일본분인지는 모르겠지만... 한국어가 쏙쏙 들리는 내 귀에는 그 지점의 팀웍은 좋아보이지 않았고, 전체적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에, 위생상 약간의 염려가 되어 다시 가지는 않을 것 같다.
아무튼 - 우리가 몇 달 안되는 사이에 두 번이나 다녀온 이곳 - 혹시라도 회나 초밥을 먹고 싶은 분들은 참조하시라고 올려본다.
사케 1병 - 남편 생일에 주문했던, 가격은 기억나지 않지만 나름 저렴한 것 중 하나였던 사케 1병. 사케는 역시 차게 마셔야 섬세한 맛이 느껴지는데 - 남편은 왜 항상 따뜻하게 마시고 싶어할까...?
Sashimi Platter (소) $28
회를 먹을때는 지방이 적고 색이 가벼운 것을 먼저 먹는게 맞는 순서다. 그렇지 않고 연어나 참치 뱃살 혹은 킹피쉬 (물론 색깔이 가볍기는 하지만)를 먼저 먹으면- 지방함량이 높기때문에 그 이후 먹는 생선들은 제맛을 느낄수가 없고, 맛없게 느껴질 수 있다.
아래 사진에 있는 것들 중에서는 색이 짙기는 하지만 지방이 거의 없는 참치회부터 먹고, 조개류 - 그리고 연어회, 그 다음 킹피쉬 순서로 먹은 후 마지막은 식초에 절인 고등어를 먹었다. 아래 사진에서 이 순서가 맞는건지 아시는 분? 초절임한 고등어를 마지막에 먹는게 나은 순서인지, 연어랑 킹피쉬를 마지막에 먹는게 나은 순서인지 조금 헷갈린다.
한가지 더 덧붙이자면 회를 먹을때 와사비는 간장에 풀기보다는, 앞접시에 덜어두고, 회 한점을 먹을때마다 조금씩 회의 가운데 부분에 묻혀서 (혹은 얹어서), 와사비 뭍힌 면이 안쪽으로 가도록 회를 반으로 접어서 간장에 살짝 찍어 먹는게 맞는 방법이다.
그렇지만 내가 아무리 말해도 와사비를 간장바다에 풀어서 회든 시스든 모두 다 듬뿍 찍어 먹는 배우자의 습관은 12년째 바뀌지 않는다. 배우자는 일식집 갈때마다 기회가 되면 바에 앉는걸 좋아하는데, 간장바다를 만들어서 회든 스시든 간장을 듬뿍 찍어 먹을 때마다 앞에 계신 일식 요리사님께 죄송하고, 민망하다.
사시미를 일단락 하고 먹고 싶은 것들만 골라 주문한 스시들. 나는 두꺼운 계란이 얹혀진 타마고 (계란 스시)를 항상 먹는 편이다.
Shaw Smith Sauvignon Blanc 1병 $48.8 - 어떤 와인을 시켜볼까 하다가, 역시나 일식집이니 화이트 와인 - 그 중에 Shaw + Smith는 NSW주의 ORANGE (오렌지)에 위치하고 있는 Philip Shaw 랑 관련이 있나?? 하며 시켜본 것인데 전체적인 음식들과 잘 어울렸다.
우리가 주문한 이 와인은 댄머피에서 판매가가 약 $30이므로 - 음식점에서 1병을 $48.8에 파는건 일반적인 가격 수준이거나 조금 저렴한 것 같다.
이제야 찾아보니까 Shaw & Smith는 남호주의 Adelaide Hills 에 위치하고 있는 와이너리로 Balhannah (발하나?)와 Lenswood (렌즈우드)에 55 헥타르에 달하는 땅에서 피노누아, 소비뇽 블랑, 샤도네이, 쉬라즈 품종을 기른다고 한다. 참고로, 아들레이드 힐은 호주의 대표적인 와인 생산지역 중 하나다.
NSW의 오렌지에 위치하고 있는 필립쇼 (Philip Shaw)에서 나오는 와인들도 - 대게 맛있는 와인들인데 - 소매점에서는 잘 안보인다. 개인적으로 몇 해 전 오렌지에 놀러갔을때 필립쇼 와이너리에서 맛보고 사온 에딘버러 엔브이 스파클링 와인 (Edinburgh NV Sparkling wine)은 참 맛있었다.
Sashimi Platter large $42
어쩌다보니 회사에서 혼자 브리즈번에서 송년회 하라고 준 돈으로 내 생일 저녁을 내가 계산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와인도 위 사진처럼 병으로 주문하고, 사시미도 큰 사이즈로 주문!!
Maguro (Tuna) $23
사시미 다 먹은 후에 - 참치 좋아하는 배우자는 참치회만 따로 한접시 더 시켜주었다.
California roll $10
나는 캘리포니아 롤.... 언제 집에서 한 번 만들어봐야겠다.
Tempura Udon $23.5
일식집에 가서 빠지지 않고 마지막에 항상 나혼자 먹는게 있으니 - 바로 우동이다. 일본에서 먹는 그런 맛의 우동은 아니지만 - 가끔 이렇게 일식집에서 우동이나 라멘 전문집 라멘을 먹고 나면 - 어쩐지 모를 만족감이 밀려온다.
그 외에도 다른 여러 메뉴들을 시켜보았었는데 - 시드니에서 가던 일식집들 만큼은 아니지만 전체적으로는 만족스러웠다.
참고로 내가 가본 시드니의 맛있는 일식집들은:
Kisuke (윌로비, Willoughby) - 윌로비는 시드니에서 일본인이 많이 사는 동네이기도 하다. 일본인 쉐프가 운영하는데, 스시 및 사시미 뿐 아니라 다른 일본식 요리들도 다양하게 주문할 수 있다. 계절에 따라 메뉴가 조금씩 바뀌는건 보너스. 레스토랑 앞 길거리 주차가 가능하다.
Bondi's Best - 엄밀이 말하자면 일식집은 아니지만 스시는 진짜 맛있다. 쉐프가 어느 문화권 출신의 분인지는 모르겠지만, 스시뿐 아니라 피쉬앤칩스, 생선구이 등 외 모든 요리들이 아주 맛있다. 본다이 해변에 가면 꼭 들러볼만한 맛집으로, 다만 앉을 수 있는 자리가 몇개 없고, 근처 사시는 분들이 테이크 아웃 하러 많이 온다. 로맨틱한 식사보다는 가볍게 식사하는걸 목표로 가면 적합할꺼다. 몇 해 전 분점도 냈다.
Bushari - 포츠 포인트 (Potts Point)에 위치하고 있으며 한때 니콜키드만이 즐겨 가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위치가 위치인지라 주차하기 매우 어렵기 때문에 이왕이면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유료주차해야한다. 그리고 이 지역은 밤에 조금 위험하다.
Toko Sydney - 서리힐 (Surry Hill)에 위치하고 있으며 - 예약을 하고 가는게 좋다. 가격이 비싸지만, 그만큼 내부 인테리어나 식기류, 서비스나 음식 맛 등 흠잡을 곳이 거의 없다. 조금 일찍 간다면 근처에 길거리 주차가 가능하다.
Sushi e - 시드니 시티에 위치하고 있으며 - 시드니에서 손꼽히는 일본 음식점으로 예약 필수이고, 조금 높은 가격이다.
시드니에는 그 외에도 잘 알려진 Tetsuya (테츠야) Sake나 Sokyo 등이 있다.
곧 또 다른 브리즈번의 맛집을 발견해서 소개할 수 있기를 바라며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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